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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노래한다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평점 :
1932년 9월 용정에서 시작하여 1941년 8월 용정까지의 ‘나‘의 이야기 [밤은 노래한다] 입니다.
‘대련에 있는 만철 본사 영선과에서 내근 업무를 보던 내가 용정으로 파견 온 것은 만주국이 세워질 무렵이니, 1932년 봄이었다.‘
그리고 그해 9월 어느날 소년으로부터 전해 받은 편지로 인해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밤은 노래한다]는 1927년 용정에서 중학교를 다니던 네 명, 안세훈, 박도만, 최도식, 이정희 그리고 박길룡과 조선인이지만 측량을 배워 일본인 회사 만철 용정사무소에서 돈화와 도문 사이를 연결하는 돈도선 부설 철도 일을 하는 김해연의 이야기이며 연변 또는 간도, 동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옛땅에서의 항일운동 속에 같은 조선인 사이에서 서로에게 총을 겨눈 사건들의 저변에 잠자고 있던 진실에 관한 소설입니다.
역사에 관심이 많았고 세계사의 큰 흐름도 나름 읽었다고 자부 하지만 여전히 이해 되지 않는 시기가 있습니다. 1910년 나라를 잃고 독립을 위해 싸우며 광복을 맞이한 이후 1950년 동족을 향한 총칼의 전쟁 발발한 시기 입니다. 그리고 그 의문은 이제서야 조금씩 풀리기 시작합니다. 어찌보면 한국인(조선인)이기에 그리도 곧은 성품으로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자 했고 그것이 사방의 적들로부터 내부의 적을 먼저 선별하려는 일에서 발생한 비극이었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사랑한다고 믿었던 여인에게 받은 처음이자 마지막 편지로 인해 부서져 버린 세계, 해가 바뀌어 말을 잊은 사내가 다시 목도하게 되는 연인의 그림자가 짙은 밤과 새로이 시작 되는 삶이 인과율처럼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소용돌이로 끌어 당깁니다.
노래 ‘선구자‘의 일송정이 있고, 윤동주 시인이 태어난 곳 용정, 1919년 3.1운동의 영향을 받아 3.13 반일 애국역사가 태극기 물결을 펄럭이던 용정, 안중근 의사의 사격연습을 하던 선바위가 있는 용정에서 시작 된 소설이 다시 용정에서 마무리 됩니다.
조선인 민족주의자이며 민생단 단원, 중국 육군 패잔병들의 구국군, 일제의 동북정책을 위한 토벌대와 독립군들, 중국의 혁명이 곧 조선의 혁명으로 이끌 힘이라 믿는 중국공산당을 지지하는 조선공산당과 러시아공산당을 이용해 독립을 추진하고 조선인만의 나라를 꿈꾸는 조선인 소비에트 사이에서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서로를 배신자로 낙인찍는 사이, 사상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수 많은 조선인, 대한제국인, 피난민들이 희생되었음을 처음 알게 되었고 학교에서 배운적 없는 그 시절 간도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보들레르의 [파리의 우울]과 푸쉬킨의 [대위의 딸]을 기회가 되면 읽어보고 싶습니다. 곧 3.1절이 다가 옵니다. 잊혀진 아픔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역사적 산 증인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사죄하라 말하는데도 날조 된 역사관으로 앞날을 가로막는 저들을 언제까지 올려다보며 우리를 자책해야하는지 생각해 볼 시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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