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오기 너 오늘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 글쎄. 오기는 잠시 생각하다가, 깨끗한 바람이 불어서 그런가. 아닌 게 아니라, 아래로 쭉 뻗은 도로를 거슬러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나와 오기는 바람을 거슬러 도로를 따라 내려갔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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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도를 닦는 마음으로 지내면 된다던 교감 선생님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내가 입은 옷은 새 옷이 아니었다. 남의 옷을 어색하게 걸치고 있는 것뿐이라는 사실이 명확해진 순간이었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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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저 달 좀 봐. 그러나 어디에도 달은 보이지 않았다. 어디. 내가 묻자, 어디든 있겠지. 달이 없겠어. 달은 있어. 보이지 않아도 예쁜 달일 거야. 오기가 그랬다. -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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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출입구 문이 덜커덩 소리를 낼 때마다 내 심장은 바짝 쪼그라들었다. 쥐 죽은 듯 고요한 도서관.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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