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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0년 11월
평점 :
[어린이라는 세계]를 만나기 전까지 ‘어린이‘를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어린이는 미래의 어른이라고 믿고 있었다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미래의 주역이고 그래서 어른은 어린이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어린이는 어린이의 세계가 있습니다. 어른의 기준으로 보면 느리고 답답할 때도 있고 배워가는 과정이 대견하다고 생각 할 때도 있습니다. 어른은 신체적 성장은 멈추고 지식과 사회 적응 능력이 자라납니다. 자신이 지나온 유년시절을 기준으로 어린이에게, 자식들에게 충고를 하고 옳은 길이라며 선택의 폭을 좁혀 갑니다. 그길만이 유일한 정답이라는 듯이.
어린이책 편집자였던 독서교실 운영자이며 선생님인 김소영 저자의 에세이에는 자신의 세계를 가진 많은 어린이들이 등장합니다. 첫장에서 만난 현성이는 축구화가 아닌 ‘풋살화‘를 신고와 으쓱한 기분이지만 끈으로 묶은 풋살화를 벗었다가 다시 신기 위해선 시간이 걸립니다. 어젯밤에 연습을 했다지만. 마침 그날 현성이와 읽은 책은 [시간이 흐르면](이자벨 미뇨스 마르틴스 글, 마달레나 마토소 그림)이었고 독서교실 수업이 끝나고 신발 끈을 묶기에 도전하고 있는 현성이에게
˝그러니까 어른이 되면서 신발 끈 묶는 일도 차차 쉬워질거야.˝ 라고 하자 현성이가 담담하게 대답합니다.
˝그것도 맞는데, 지금도 묶을 수 있어요. 어른은 빨리 할 수 있고, 어린이는 시간이 걸리는 것만 달라요.˝ 라고요. (p.18)
시간이 걸릴 뿐 어린이들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단지 어른의 속도에 어린이를 억지로 태우려 말고 잠시 기다려주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보살피고 도와 줘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방치 된 아이들, 외로운 어린이들, 보호 받아야 하는 기본적인 권리마저 빼앗긴 어린이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어린이는 어른이 되는 과정이 아닙니다. 어린이는 어린이라는 시간을 겪는 한 사람입니다. 키가 작고 나이가 어리다고 미성숙하다는 생각은 접고, 어린이는 자신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라는 한 사람으로 봐야 합니다.
˝학교에서는 왜 ‘통일의 좋은 점‘만 가르쳐 줘요?˝ 라고 질문하는 6학년 은규처럼 질문하는 어른은 몇 명이나 될까요. 통일의 시대를 살아갈 어린이들에게 통일로 인한 문제점을 생각하고 대비 할 수 있는 대책을 알려주거나 고민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점을 꼬집는 질문들을 어른들은 한 적이 있었을까 싶습니다. 다변화의 세상, 4차 산업혁명과 같은 급변화의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어린이들의 지금도 열린 시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배우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흐믓해 하고 안쓰러워 하기도 하고 자기 반성도 하며 조금은 [어린이의 세계]를 이해하기 시작 합니다. 돌돌 말린 양말 속에 숨겨진 상상의 세계를 본 듯 즐겁고 파릇파릇한 경험을 합니다. 모든 어른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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