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 라틴아메리카
장재준 지음 / 의미와재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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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지대엔 지금도 수많은 경계인들이 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추방 된 멕시코계 이주노동자들은 목숨을 걸고 다시 국경넘어 세상을 꿈꾸고, 장벽을 넘지못한 이들은 살아있으면 노숙을 하고, 죽은이들은 이름이 새겨진 관으로 그흔적만 남겨질 뿐입니다. [대체불가 라틴아메리카]를 펼쳐 만나는 세상은 그렇게 처절하게 다가왔습니다.

쿠바의 사탕수수밭은 자본주의 식민지의 검은 손들을 불러왔고 백 년전 우리조상들 역시 농장에 팔려가는 신세가 되어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통한의 역사를 살아가야했습니다. 김선영의 장편소설 [애니깽]으로, 문영숙의 [에네껜 아이들]과 김영하 작가님의 [검은 꽃] 속의 슬프고 고단한 그들의 삶이 우리를 그시절로 데려가 주고 잊지 않도록 만들어 줍니다. 식민지가 된 라틴아메리카 곳곳에 유럽으로 오가는 항구과 항로에는 해적들의 소굴이 즐비했으며 영화 [카리비안의 해적들]의 실제 모델들이 바로 바베이도스를 포함한 카리브해의 섬들은 은신처 삼아 ‘통치‘를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열정의 음악이 흘러넘치고 흥에 겨운 골반춤이 지배하는 호모 뮤지쿠스의 땅이며, 체 게바라의 길 위에 새겨진 혁명의 도시들이 즐비한 라틴아메리카는 고대에도 여전히 문명과 자연숭배의 세계였습니다. 즐비한 산악을 두발로 넘나들던 차스키가 소식을 이곳에서 저곳으로 나르며, 안데스산맥 곳곳에 칭기스칸의 역참과 같은 탐보를 설치해 객사로 사용하거나 인신공양을 위한 희생자들이 머물 장소로 이용했습니다.

달콤한 쌉싸름한 초콜릿의 유혹과 반가운 이름 세사르 바예호의 시집을 읽던 체 게바라의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알게 해 준 책입니다. 프리다 칼로의 고통 속에 자리잡은 여성 혁명군 아델리타들을 만나고, 때론 천년 고도 경주에서 발견 된 웃는 얼굴이 새겨진 수막새와 너무도 어울리는 페루 모체 문명의 사람얼굴모양의 토기를 통해 옛선조들의 해학을 발견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지금의 전염병 시대가 물러나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 라틴아메리카의 대체할 수 없는 매력과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 꿈을 꾸게 하는 책입니다. 기대보다 더 풍부한 매력이 넘치는 책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개인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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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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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세계]를 만나기 전까지 ‘어린이‘를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어린이는 미래의 어른이라고 믿고 있었다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미래의 주역이고 그래서 어른은 어린이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어린이는 어린이의 세계가 있습니다. 어른의 기준으로 보면 느리고 답답할 때도 있고 배워가는 과정이 대견하다고 생각 할 때도 있습니다. 어른은 신체적 성장은 멈추고 지식과 사회 적응 능력이 자라납니다. 자신이 지나온 유년시절을 기준으로 어린이에게, 자식들에게 충고를 하고 옳은 길이라며 선택의 폭을 좁혀 갑니다. 그길만이 유일한 정답이라는 듯이.

어린이책 편집자였던 독서교실 운영자이며 선생님인 김소영 저자의 에세이에는 자신의 세계를 가진 많은 어린이들이 등장합니다. 첫장에서 만난 현성이는 축구화가 아닌 ‘풋살화‘를 신고와 으쓱한 기분이지만 끈으로 묶은 풋살화를 벗었다가 다시 신기 위해선 시간이 걸립니다. 어젯밤에 연습을 했다지만. 마침 그날 현성이와 읽은 책은 [시간이 흐르면](이자벨 미뇨스 마르틴스 글, 마달레나 마토소 그림)이었고 독서교실 수업이 끝나고 신발 끈을 묶기에 도전하고 있는 현성이에게
˝그러니까 어른이 되면서 신발 끈 묶는 일도 차차 쉬워질거야.˝ 라고 하자 현성이가 담담하게 대답합니다.
˝그것도 맞는데, 지금도 묶을 수 있어요. 어른은 빨리 할 수 있고, 어린이는 시간이 걸리는 것만 달라요.˝ 라고요. (p.18)

시간이 걸릴 뿐 어린이들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단지 어른의 속도에 어린이를 억지로 태우려 말고 잠시 기다려주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보살피고 도와 줘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방치 된 아이들, 외로운 어린이들, 보호 받아야 하는 기본적인 권리마저 빼앗긴 어린이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어린이는 어른이 되는 과정이 아닙니다. 어린이는 어린이라는 시간을 겪는 한 사람입니다. 키가 작고 나이가 어리다고 미성숙하다는 생각은 접고, 어린이는 자신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라는 한 사람으로 봐야 합니다.

˝학교에서는 왜 ‘통일의 좋은 점‘만 가르쳐 줘요?˝ 라고 질문하는 6학년 은규처럼 질문하는 어른은 몇 명이나 될까요. 통일의 시대를 살아갈 어린이들에게 통일로 인한 문제점을 생각하고 대비 할 수 있는 대책을 알려주거나 고민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점을 꼬집는 질문들을 어른들은 한 적이 있었을까 싶습니다. 다변화의 세상, 4차 산업혁명과 같은 급변화의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어린이들의 지금도 열린 시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배우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흐믓해 하고 안쓰러워 하기도 하고 자기 반성도 하며 조금은 [어린이의 세계]를 이해하기 시작 합니다. 돌돌 말린 양말 속에 숨겨진 상상의 세계를 본 듯 즐겁고 파릇파릇한 경험을 합니다. 모든 어른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어린이라는세계 #김소영 #에세이 #사계절출판사
#김영하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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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man 2021-05-18 1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호기심이 마구 생깁니다.고정관념울 걷어내는 좋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