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꿈이 아니라 기억이다. 덮쳐오던 검은 새.암흑에 잠겨 있던 계단.그 끝에 번져 있던 손전등의 불빛.다가오던 그 여자의 희끗한 얼굴. - P176
세찬 빗소리에 그는 눈을 뜬다. 어둡다. 창문이 열려 있다. 비가 더 들이치기 전에 창문을 닫아야 한다. - P172
행복 - 유치환사랑하는 것은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 P124
선물을 고르고 포장을 하고 엽서를 쓰고 포장 위에 리본을 묶고 풀고를 거듭하는 동선. 쓰고 싶은 시에 가까워지려는 애씀과 닮아 있다. 그래서 내게 선물은 시쓰기다. 자신도 어쩌지 못할 정도로 어두워지는 날에 반짝임으로 나타났으면 좋겠다, 바라면서 선물을 한다. 그래서 내게 선물은 그의 미래 풍경이다. - P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