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새벽, 용산에서 망루가 불타는 영상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불쑥 중얼거렸던 것을 기억한다. 저건 광주잖아. 그러니까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었다. 피폭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광주가 수없이 되태어나 살해되었다. 덧나고 폭발하며 피투성이로 재건되었다. - P20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상자 선정 직업은 시상 해의 전년도 9월부터 시작한다. 수상후보를 추천해달라는 서한을 전 세계 전문가 수백 명에게 발송한다. 후보자 추천자의 자격은 한림원 소속 회원과 그외 비슷한 목적의 학술기관과 협회의 회원, 대학교의 문학과 언어학 교수들에게 주어진다. - P1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군대가 총을 쐈어, 넋 나간 듯 중얼거리는 너를 행렬의 앞으로, 더 앞으로 잡아끌었는데. 우리 군대가 총을 쐈어, 금방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너를 힘껏 끌고 나아가며 난 노래했는데. 목이 터져라고 애국가를 따라 불렀는데. 그들이 내 옆구리에 뜨거운 불덩이 같은 탄환을 박아넣기 전에. 저 얼굴들을 하얀 페인트로 지워 버리기 전에. - P5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코와 입을 소맷자락으로 막은 왼팔의 팔꿈치, 쓰라린 배만으로 기었다. 불길이 뒤쪽에서 뜨겁게 몰라쳐왔다.
살고 싶다.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할 때마다 가슴과 배가 벌레처럼 필사적으로 꿈틀거렸다. 한 뼘, 또 한 뼘. 폭발하는 소리를 내며 책상이 부서져 내렸다.
살고 싶다.
살고 싶다.
불길은 이제 발뒤꿈치를 태울 듯 뜨거웠다. 굉음을 내며 다른 무언가가 터져나갔다. 눈을 뜨지 못한 채 몸부림치며 더 기었다. - P38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