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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 - 진실이 때론 거짓보다 위험하다 ㅣ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
천위안 지음, 이정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2월
평점 :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1권은 소설 [삼국지]를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름은 들어봤을 인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흥미로웠다면 2권은 보다 깊이 읽은 사람만이 찾아낼 수 있는 보물들이 실려 있어 새롭고 재밌습니다. 주로 ‘조조‘를 중심으로 한 심리학 관점의 이야기이다보니 소설만을 읽었을 때 유비의 대척점에 있는 적으로만 생각했던 조조라는 인물이 생각보다 인간적이고 보통 사람만큼이나 실수가 많은 사람이었음을 발견할 때면 무릎을 탁! 치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유비의 책사가인 제갈량에 버금가는 영리함과 시대의 흐름을 읽는 간웅이면서 어떤 시대에 태어나도 조조는 살아남아 리더가 되었으리라 추측이 가능한 인물입니다.
하지만, 조조에겐 사람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갈량을 얻기 위해 유비가 삼고초려의 정성을 쏟은 것과는 다르게 자기 사람과 자신을 배신할 사람을 늘 곁에 두고 필요에 따라 쓰고 쉽게 적에게 보내는 조조의 사람관리 능력 때문인지 몰라도 딱 ‘조조‘와 비교할 수도 없는 처지의 예영 같은 인물이 연회장에서 자신의 자리를 마련해 주지 않는 조조를 향해 ˝나는 천문지리에 통달하여 모르는 것이 없고 천하의 학문이라면 모두 꿰뚫고 있습니다. 위로 임금을 섬기면 요나 순이 적합하고 아래로 사귀자면 공자, 안회와 벗할 만하지요. 백성들을 편안하게 할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 이 몸을 어찌 속된 무리와 함부로 비교하십니까?˝(20쪽)라는 말로 비아냥거리고 결국 분노한 조조에게 사지로 몰리는 처지에 다다르는데 그런 예형을 전형적인 ‘인격 장애Personality Disorder‘로 진단하고 특히나 ‘히스테리성 인격 장애‘로 언제 어디서나 중심인물이 되거 싶어 하다 관심을 끌기 위해 과도하게 자신을 내세우는 우를 범하게 되고 감정적 발작을 일으켜 자신 이외의 사람들을 모두 아래로 내려다보는 잘못을 저지르게 됨으로써 죽음에 내몰리는 상황이 한편으로는 안되 보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그럴 줄 알았다라고 말하게 됩니다. 조조는 이미 만인지상의 신분으로 황제조차 조조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었는데 예형은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다보니 결국 자기가 판 무덤에 스스로 걸어들어가는 우를 범했을 뿐만 아니라 그런 예형을 천거한 이들까지도 신뢰를 잃게 만들었습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권모술수도 많지만 사실 현대인의 눈으로 [삼국지]를 읽다보면 왜 이런 것에 속지? 어떻게 하면 어제는 적이었는데 오늘 내편으로 믿을 수 있나? 수많은 병사들의 목숨이 오가는 상황에 대의명분을 내세워 스스로를 사지로 몰아넣는 장군이라면 과연 리더로서 자격이 있을까? 몇년을 싸우고 세력이 비등비등했던 전쟁의 승패가 한순간 장난처럼 결정이 되는 것은 과연 실제했던 역사일까, 그저 재미를 위한 이야기일까? 고민하며 읽다보면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를 다 읽고나면 꼭 [삼국지]를 다시 읽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듭니다. 오만방자한 조조, 환관인 동시에 황제를 볼모로 잡고 결국 위왕에 오른 인물, 유비와 도원결의를 통해 같은 날 죽을 것을 맹세한 관우를 제사람으로 만들지 못해 늘 아쉬워했던 인물 조조를 심리학의 관점에서 바라보니 새롭고 흥미로웠습니다. 옛날 이야기 듣듯 읽어가다보면 이천 년 전의 혼란스럽던 중국의 사회와 오늘날의 우리사회가 겹쳐 보이기도 합니다. ‘조조의 리더십‘의 발견 만큼이나 흥미롭고 재밌는 심리학적 분석 덕분에 조조가 더이상 단순한 간웅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으니 보람도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고 조금더 세상을 보는 눈이 생기니 앞에 나서는 것도 아니고 뒤에 남아 방관하는 것도 아닌 중도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비로소 깨닫습니다. 성공한 군주인 ‘조조‘에 대해서도 다시 살펴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조금만 달리보면 우리 사회에도 영웅 만큼이나 간웅도 필요하고 우직한 장수와 샘이 빠른 영리한 책사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1권에 이어 2권도 추천합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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