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우르르 꿀꿀 문학과지성 시인선 502
장수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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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진 시집, 사랑은 우르르 꿀꿀, 문학과지성사


연극을 전공한 시인이 쓴 시들에 극적인 요소가 짙다. 화자는 어딘가 억눌려 있고 욕망을 분출하고 싶어한다. 독백처럼 중얼거리고, 스스로 감정을 쌓아올리다가 한순간에 무너뜨리기도 한다. 남들이 뭐라 하든 자신만의 세계를 지키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비슷한 음가를 사용한 말놀이 요소도 보이지만 화자가 능청스럽게 한 편의 드라마를 구축한다.




* 메모



- 친애하는 비애 11쪽

숲은 뒤집혀/ 불타고// 불은 부리가 되어/ 탄 숲을 새의 눈 속에 넣고// 날아갔지// 돌아오기 위해// 다만 무언가 죽여야 했어// 심부름을 했지// 불은 내 거야





- 예술가들 216-221쪽 부분

오른쪽 어깨가 벽에 쓸렸다/ 외투 깃을 조였다/ 내 왼쪽 어깨를 부수고 달려가는/ 차의 전조등과/ 핸들에 식칼을 꼽듯 경적을 울리는/ 운전자들// 나를 죽이지 못하네// 미친년 터널을/ 걷네/ 걷네// 걷는다 물컹한 고기 한 근의 자존심 입에 물고/ 동물의 피를 떨구며 간다// 삵// 고양이가 쥐를 물었는가/ 쥐의 안부를 물었는가//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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