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구의 모든 동생 민음의 시 221
서윤후 지음 / 민음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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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후 시집, 어느 누구의 모든 동생, 민음사



1. 파스칼 키냐르는 “과거(passè)는 바꿀 수 있지만 옛날(Jadis)은 바꾸지 못한다.”고 했다(『옛날에 대하여』) 고통스러웠던 과거의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윤색되고 변형되다가 어두운 바닥에 침전된다. 잊고만 싶은데 자꾸만 기억해야만 잊혀질 수 있다는 역설. 지금의 나가 그때의 나로 되돌아가는 과정은 아프지만 시원하다.



서윤후 시인의 첫 시집에 자주 등장한 가족(아버지, 동생)이라는 그물은 성기지만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옛날’의 다른 이름이다.


* 메모


- 퀘백 16-17쪽 부분

나와 동생, 차례를 기다리며 이곳에서 귀한 검은 눈알을 꺼내 두었다// 중략// 불 꺼진 벽난로 앞에서 그날 밤 한 개의 그림자를 나눠 덮고 잠에 들었다



- 나의 연못 18-21쪽 부분

1.
우리는 아직 아무도 데리러 오지 않은 동생

3.
내가 자주 가는 연못엔/ 아무도 오지 않았다/ 물방개 튀어 오르고 발을 담가도 혼나지 않을 깊이, 연못을 잊은 사람들은 오랜 잠수 시합을 하고 있거나 저수지에 갔을까 바다가 되기엔 담가야 할 발목들이 부족한 이곳은

6.
나는 어느 누구의 모든 동생처럼/ 책상 밑에 숨는, 아직은 작고 연약해서/ 이불이 너무 커 밤새 이불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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