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문학과지성 시인선 442
나희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희덕 시집,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문학과지성사

 

 

1. 기존 시집의 경향인 뿌리로 대표되는 식물성과 대립적인 이미지(흑백, 빛과 어둠, 삶과 죽음, 허공과 뿌리, 바다와 뭍)는 여전하다. 여기에다가 모호성과 경계성(런던, 아일랜드 등 국경, ‘말’ ‘조롱’ 등의 동음이의어의 사용), 원죄의식, 드물게 현실참여적인 시도 있어서 분명 이전의 시집과는 다른 면도 있다.

 

-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18-19쪽

 

말들이 돌아오고 있다/ 물방울을 흩뿌리며 모래알을 일으키며/ 바다 저편에서 세계 저편에서// 흰 갈기와 검은 발굽이/ 시간의 등을 후려치는 채찍처럼/ 밀려오고 부서지고 밀려오고 부서지고 밀려오고// 나는 물거품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이 해변에 이르러서야/ 히히히히힝, 내 안에서 말 한 마리 풀려나온다// 말의 눈동자,/ 나를 잠시 바라보더니 파도 속으로 사라진다// 중략// 지금은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수만의 말들이 돌아와 한 마리 말이 되어 사라지는 시간/ 흰 물거품으로 허공에 흩어지는 시간

 

- 어둠이 아직, 26-27쪽 부분

 

별은 어둠의 문을 여는 손잡이/ 별은 어둠의 망토에 달린 단추/ 별은 어둠의 거미줄에 맺힌 밤이슬/ 별은 어둠의 상자에 새겨진 문양/ 별은 어둠의 웅덩이에 떠 있는 이파리/ 별은 어둠의 노래를 들려주는 입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