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의 미학 - 20주년 개정판
승효상 지음 / 느린걸음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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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효상, 빈자의 미학(Beauty Of Poverty, 20주년 개정판), 느린걸음, 2016

 

 

1. 비 오는 날 걷는다 따박따박 규칙적으로 왼발 오른발을 내딛는다 잠의 심장을 두드린다 나는 지금 눈을 뜨고 잠을 자고 있다 우산은 비를 자장가로 바꿔주는 막이요, 잠의 눈꺼풀. 몸은 부끄러움을 완전히 가리지 못하고 조금 젖는다

 

 

“가난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나는 가난이 부끄럽다. 물질적 풍요보다 정신적 가난이 더 부끄럽다.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에 몸을 뉘고 어디론가 흘러가다가 잠을 깨는 순간, 양팔이 저린 고통보다 얼굴에 묻은 얼룩이 부끄럽다

 

2. 건축가 승효상의 책. 1996년 영국의 한 건축학교 강연을 준비하면서 만든 강의록에 기초한 책. 스무 살 성인이 되어 성인식을 맞았다. 가난이 부끄럽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괜찮다. 괜찮다.’고 어깨를 다독이고 손을 어루만져 주는 책.

 

 


 

* 메모

 

 

- 즉 건축적 요건은 무엇일까. 나는 이를 위해 세 가지를 들고 싶다. 하나는 그 건축이 수행해야 하는 합목적성이며, 또 하나는 그 건축이 놓이는 땅에 대한 장소성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 건축이 배경으로 하는 시대성이다. 11쪽

 

- 빈자의 미학. 여기에선 가짐보다 쓰임이 더 중요하고, 더함보다는 나눔이 더 중요하며, 채움보다는 비움이 더욱 중요하다. 59쪽

 

- 투시도의 방식이 전근대적이고 전체주의적이며 독선적이라면, 조감도의 방식은 민주적이며 타협적이다. 투시도는 구호적이고 선동적이나, 조감도는 설명적이고 연역적이다. 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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