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에 있는 사람
이병률 지음 / 달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병률 여행산문집, 내 옆에 있는 사람, 달, 

#이병률




1. 이병률 시인이나 김소연 시인의  시집보다 여행산문집을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읽었을 것이다. 산문집을 읽고 글쓴이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고 그의 글을 찾아 읽게 되는 과정은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과  참 닮았다. 나는 작년에 헌 책방에서 고 신영복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사서 읽고, '담론'을 읽고, 선생님의 저작들을 거의 다 읽고, 팟캐스트를 찾아 들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말이다.




2. 이 책의 내용보다 책의 질감이 좋았다. 빤딱빤딱한 재질의 종이가 아닌 문고본 재질에 가까운 종이에 파스텔 톤의 그림(실은 사진). 형체를 알아 볼 수 있지만 손에 잡히거나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 희안한 매력의 글과 사진을 보면서 이 책 편집자 대단하구나, 생각했다.

 이 책은 페이지가 없다. 여행하며 바로 그 때 만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와 상념들이 담겨 있다. '시간의 몽타주'처럼 그때를 기억하고 망각하며 하나씩 찍어낸 도트(dot)의 집합이다.




3. 이병률 시인은 미혼으로 알고 있다. 글을 읽으면 적어도 사랑에 관해서는 해피앤딩이 거의 없다. 본인은 물론, 그가 만난 사람들도 하나같이 사랑에 실패하고 사랑이 엇갈린다. '사람'의 받침이 닳고 닳아 '사랑'으로 변하기를 꿈꾸지만 머피의 법칙처럼 '사탕'이 되고, '사탄'이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1) 사고를 당해 시력을 잃고 사랑하는 그녀를 떠나 안마사가 되었는데, 뒤늦게 안마 받는 도중 뛰어나간 한 손님을 떠올린 이야기

2) 부산의 모 대학교 사인회에서 우연히 두 학생과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몇 개월전 헤어진 커플 이야기



MSG를 듬뿍 뿌린 가공된 소설같은 이야기, 소설은 있음직한 허구이고 현실은 때론 엉성한 소설같다. 텔레비전 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끝나기를 바라지만 슬픈 사랑이야기를 읽어 나가면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챙기고 생각하게 된다. 그가 바로 나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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