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 신영복의 언약, 개정신판
신영복 글.그림 / 돌베개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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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신영복의 언약), 2016년 개정신판, 돌베개
#처음처럼 #신영복



1. 처음처럼(故 신영복 선생님께)



처음처럼(故 신영복 선생님께)





처음처럼
한 줌 흙이 되셨네
빛은 흘러 바다가 되고 구름이 되어
다시 흙을 적시네
빛이 빚은 나무와 나무는 어깨동무하고
더불어 숲을 꿈꾸네





처음처럼
겨울은 가고 봄이 오겠지
밤은 가고 새벽이 오겠지
사람빛이 비추는 삶이 오겠지




처음처럼
한 알의 씨앗을
한 그루의 나무를
한 송이의 꽃을
한 사람의 삶을
땅에 심어




처음처럼
같이 걷자
같이 건너자
같이 웃자
하시네




2. 깊이 가슴 속에 새길 구절이 무수히 많지만 몇 가지만 메모해 보았다. 조금씩 필사해봐야겠다.


옥뜰에 서 있는 눈사람
연탄 조각으로 가슴에 박은 글귀가 섬뜩합니다.
‘나는 걷고 싶다.’
있으면서도 걷지 못하는 우리의 다리를 깨닫게 하는 그 글귀는 단단한 눈뭉치가 되어 이마를 때립니다. 223쪽



입장의 동일함 233쪽

머리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고, 마음 좋은 것이 손 좋은 것만 못하고, 손 좋은 것이 발 좋은 것만 못합니다. 관찰보다는 애정이, 애정보다는 실천이, 실천보다는 입장이 더욱 중요합니다. 입장의 동일함, 그것은 관계의 최고형태입니다.

여럿이 함께 239쪽

‘여럿이 함께’는 목표에 이르는 방법이면서 동시에 목표 그 자체입니다. 여럿이 함께 가면 길은 뒤에 생겨나는 법입니다.




신호등 282쪽

신호등을 안 본 분은 없을 겁니다. 보통 신호등인데, 빨간불, 노란불, 화살표, 파란불에서 다 갈 수 있는 방향이 우회전입니다. 우회전은 언제든지 해요. 좌회전은 반드시 화살표를 받아서 가야 됩니다. 우리 사회의 개혁과 진보의 위상이 이와 같지 않은가? 저는 버스를 타고 가다가 신호등을 볼 때마다 그 생각을 합니다. 이거구나. 이거구나. 이게 우리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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