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
#도장 #인영



십년 째 쓰는 필통 속 도장 두 개
나와 엄마를 쏙 빼닮은 막도장 두개
엄마가 열 달 배불러 낳은 쌍둥이
나는 쌍둥이를 업고 집을 나선다



나는 매일 직사각형 도장을 판다





전봇대 옆에서 아침잠을 자는 통근버스에 출근도장
끌어안은 연인의 살구색 입술도장
시원섭섭하다며 돌아서는 이혼도장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오선지에 퇴근도장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마에 얼굴도장





나는 매일 유언장을 쓰고 이름을 각인(刻印)한다
이름 옆에 누운 인영(印影)은 낯을 가린다
잠든 인영의 얼굴에 가만히 입을 맟추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