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 2
#화해 #돌
철조망 사이로 돌이 떨어졌다
내가 돌을 피한 것이 아니라 돌이 나를 피했다
돌이 멈춰 선 자리로 걸어가 발바닥으로 밟았다
이리저리 굴려도 성한 곳 하나 없는 몸
이리저리 채였을 그것을 손바닥으로 쥐었다
바닷가에서 태어나 바람과 파도를 만났다면 매끈했을 몸
산에서 태어나 여기까지 굴러 온 몸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갈고 닦고 품고 깎았던
나
삼키고 씹고 숨겼던
너
불에 달궈진 돌 위에서 익어가는 고기를 보며
웃었다
같은 곳에 묻히기로 했다
던졌다
몇 발자국 못가고 멈췄다
걸었다
멈춘 그 지점을 향해 너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