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 읽기 공부법 - 책 한 권이 머릿속에 통째로 복사되는
야마구찌 마유 지음, 류두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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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읽은 공부법, ‘7번 읽기 공부법’(야마구치 마유)를 읽고






‘야마구치 마유’라는 일본 변호사의 책입니다. 동경대 입학에 일본 사법시험 합격, 일본 재무성 근무 등 그야말로 잘나가는 엘리트가 쓴 책이죠. 공부법, 독서법, 돈 버는 법과 관련된 책은 기본적으로 잘 팔립니다. 그만큼 사람들의 지식 욕구와 부에 대한 욕망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이 책을 살 마음은 없었고, 몇 번 서점 갈 때마다 술술 넘겨가며 보게 되었는데 어느새 다 읽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사지 않은 것이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도움이 될 만한 내용도 있었지만 소장가치에 관한 제 나름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저자는 읽기를 통해 대부분의 지식을 빠른 시간 내에 흡수할 수 있었다고 밝힙니다. 자신이 출력형 인간이 아니라 입력형 인간에 가깝다며 7번 읽기를 통해 텍스트를 완벽하게 이해하게 되었다는 내용을 책 전체에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해하지 말고 통독, 즉 훑어 읽기를 하라는 것입니다. 총 7번을 읽는 동안 1회독의 속도는 빠를수록 좋고 궁극적으로 하루에 7회독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합니다. 그럼 도대체 7번을 어떻게 읽어야 한다는 것인지 대강을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책의 표제 위주로 제목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훑어 읽기, 두 번째는 목차 외에 세밀한 항목까지 읽는데 이 단계서 줄거리가 들어옴, 세 번째 읽으면서 줄거리를 더욱 자세히 알게 됨, 네 번째는 책 속 키워드를 의식하며 읽기, 다섯 번째는 키워드 사이 설명문도 의식하면서 요지를 읽기, 여섯 번째는 아주 디테일한 것까지 읽기, 일곱 번째는 책이 머릿속에 정착되어 있으므로 골라 읽어도 무방하고 일곱 번째 이후로는 능동적, 비판적 읽으면 좋다고 합니다. 5회독 이후에는 핵심개념이나 문장을 써 나가면 읽으면 머릿속에 각인효과가 있어 병행을 추천합니다.







7번 읽는 방법에 대한 글을 읽은 후 제 나름의 실습을 해 보았습니다. 당시 읽고 있었던 발터 벤야민의 공부법(권용섭)을 훑어 읽기로 한번 내용파악을 위해 한 번 읽었습니다. 느낀 점은 이 방법이 절대 모든 독서에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대학입시와 고시공부처럼 많은 텍스트를 단기간에 암기, 이해하고 문제를 풀이하는 과정에서 7번 읽기법을 체득하고 단련했습니다. 사법시험 민사소송법 과목의 경우 교수 또는 강사의 두툼한 한 권의 기본서(이론, 기본사례포함)와 한 권의 사례집을 정리해서 학원의 커리큘럼을 따라가다 보면 약 7, 8회독을 하게 됩니다. 합격권에 있는 수험생이라면 갖추는 기본적인 공부량이 과목당 7회독 정도입니다. 





그러나 ‘엘런 튜링의 이미테이션 게임’이나 토마피게티의 ‘21세기 자본’ 저자가 쓴 ‘7번 읽기 공부법’ 같은 책을 꼭 7회독 할 필요가 있을까요? 오히려 단기간 7회독은 비효율적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학, 경제학, 문학, 철학에는 대학입시나 사법시험처럼 정답과 계량화된 점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처음에 정독하고 시간이 지나 독자의 지식과 경험이 쌓이고 가치관이 정립된 후 똑같은 텍스트를 읽는 것이 훨씬 깊은 독서의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중고등학교때 읽은 삼국지와 30대에 읽은 삼국지의 한 줄 한줄이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처럼요.







그래도 유용한 팁은 있어 모아보았습니다. 주로 입시에 관한 방법론입니다.


현대문학은 교과서 보다 수업시간 강의필기노트 반복읽기가 더 효과적이다

영어수험준비(토플, 토익)은 한 권 다독보다 은 다양한 문제 풀이가 효과적이다.

입시영어 단어공부는 100개에서 150개 영단어로 구성된 지문 읽으면서 중요 단어를 띄엄띄엄 적어가는 7번 쓰기가 효과적이다.

영어문법은 문제집 7회독을 추천한다. 문법시험은 디테일을 요구하는데 문제집을 풀면 정교해진다.

문제집풀이의 경우 다섯 번째까진 오답 표시하지말고 해설의 옳은 부분만 읽어라. 오답표시는 5회독 이후해도 늦지 않다.

수학도 7번 풀기를 권한다. 틀려도 옳은 풀이만 계속 읽어라.








이 책을 읽다가 얻은 소득도 있습니다. 

서점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누가 아는 척을 했습니다. 알고 보니 예전 학교에서 같이 공부하던 후배였습니다. 얼마 전 제가 근무하는 법원 앞의 한 법무법인 분사무소에서 근무하게 되어 인천에서 부천으로 이사를 했다고 합니다. 몇 년 만에 만났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이 책이 아니었다면 다시 만나지 못했을 인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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