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가방




‪#‎책가방‬


가방은 무거웠다 다음날 준비물은 색종이와 가위 그리고 풀이었다

엄마가 싸준 책보따리를 메고 버스를 타면 사람들이 쳐다 보았다 

보온 도시락과 실내화 가방을 낑낑거리며 자리에 앉았다





선생님은 점심시간에 교실에 남았다 

누가 무슨 반찬을 싸 왔나 둘러 보았다

선생님 얼굴을 보지 않았다 멸치와 김치와 콩이었다 열어 보지 않고도 

알았다

선생님은 내 얼굴을 보지 않았다 성적표가 나온 날 처음 선생님 얼굴을

알았다

"내일은 덥다니까 꼭 시원한 옷을 입고 오세요."

엄마에게 졸랐다 선생님이 꼭 새 옷입고 오랬다고 시장에 갔다

천원 짜리 로봇 장난감을 사달라고 졸랐다 다음에 사준다는 말은

다음에 그 다음에 다음다음에도






오천원 짜리 반팔 티를 입고 학교에 갔다

"빨간 옷이 시원해 보인다."는 말이 왜 그렇게 무거웠을까

나는 낙타처럼 가방을 메고 집에 와서 말했다

"빨간 옷이 시원해 보인단다."

나는 요즘도 책가방을 메고 다닌다 

가방은 여전히 무겁고 버스를 타면 사람들이 쳐다본다

옷을 사러 가자는 아내의 말에 

"난 됐어, 당신 옷이나 사."






선생님을 만났다 "키가 많이 안컸네"

"선생님 그때 가방이 너무 무거워서 안컸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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