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은 밥이다
똥은 입으로 싼다
침을 발라 돌돌 말아 뱉어내고 손으로 적으면 거름이 된다
똥으로 키운 유기농 상추를 똥에 찍어 삼킨다
아버지는 아침을 든든하게 먹어야 한다며 문을 열고 똥을 쌌다
엄마는 방가지똥이 단백질이 많고 소화에도 좋다며 밥숟갈에 올려준다
천천히 꼭꼭 씹으면 몸에 해로우니 짧고 굵게
어제는 꼬두밥이었는데 오늘은 질다
물똥 된똥 굵은 똥 가는 똥 밥짓는 법도 다르다
똥 밟은 날은 웃는 날이다
똥지게는 문에 기대어 코를 막고 입으로 숨쉰다
똥기저귀 가는 엄마 얼굴 보고
아기는 웃는다
사람들이 킁킁거린다 뱃속에서 소리가 났다
비가 오려나 바람이 분다 방귀는 지하철 선로에 달라 붙었다
환승역에는 화장실이 없다
일기를 썼다 오늘은 외식을 했다고
쇠똥구리는 엎드러 뻗쳐 뒷다리로 세 시간째 밥을 짓고 있다
개들은 밥차를 끌고 담벼락에 세운다 밥을 나누어 준다
똥을 말아 들이킨다
국물이 시원하다며 배를 만진다
#똥 #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