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력

‪#‎부력‬ ‪#‎무릉계곡‬
고개를 들었다
등이 굽은 할머니는 팔지 못한 나물이 담긴 대야를 머리에 이었다



고개를 숙였다
뱃 속에 넣었을 땐 분명 가벼웠는데
양 어깨에 맨 가방 속 맥주 캔은 왜이리 무거운가
사람 실은 엘리베이터는 가뿐한데
짐 실은 사다리 차는 힘겹다



사부작대는 아이 업은 어미의 발걸음은 조심스럽고
출근 길 사람들이 이고 가는 빈 가마는 덜커덩거린다



교실 뒤로 책상 물리고 했던 햄버거놀이처럼
너는 양파가
나는 고깃덩이가 되어
조여오는 빵 틈에서 기어나와
토마토 한 조각 붙잡았다




목구멍에 걸렸다
뱉은 침은 말이 되고
삼킨 울음은 글이 되었다
고개가 들렸다
빨갛게 크렌베리가 물을 먹고 떠오른다





손목은 떨리지만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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