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6 - 정조실록, 개정판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6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신세계와 정조실록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6권, 정조실록을 읽고)



1. 케이블에서 영화 '신세계'를 방영하길래 중간부분부터 시청했다. 골드문 그룹의 2인자인 정청(황정민)은 보스가 죽은 뒤 후계를 둘러싼 암투를 벌이는 와중에 오랜 기간 조직에서 동고동락했던 오른팔 이자성(이정재)가 경찰의 끄나풀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럼에도 죽는 순간까지 보복대신 비밀을 안고 죽음을 택한다.

"브라더, 이제 고만 선택을 해라"

정청은 왜 이자성을 살려두었을까?
1) 오랜 기간 함께 한 정 때문에?
2) 보스가 죽은 마당에 든든한 오른팔 이자성을 내치기는 무리였고, 이자성이 그룹을 접수하는 것이 조직을 위해서도 좋다?

반대파의 습격을 받아 치명상을 입기 이전에 이자성의 존재를 알았다는 점에서 2)는 설득력이 낮아 보였고, 굳이 따지자면 1)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피비린내 나는 권력암투속에도 꽃은 핀다. 그리고 진다.



2. 할아버지 영조가 펼쳤던 탕평을 제대로 구현하고 싶었던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의 목표는 탕평과 사도세자의 신원, 문풍의 부활이었다. 시파와 벽파로 나뉘기도 했지만 중기까지는 인사는 대체로 공명정대 했고, 학문의 정진에 힘써 신하들을 압도했다. 그러나 이슬을 한껏 머금은 꽃잎은 초심을 유지하기 어렵고,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서서히 떨어졌다. 207쪽

정조는 왕위를 물려주고 상왕이 되어 내려가기 위해 화성행궁과 성곽을 세웠고, 자신과 어린 왕을 보위하고 자신의 서울 행차와 아들의 화성 행차를 경호하기 위해 장용영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상이 현실화되기 이전에 몸이 쇠약해지면서 김조순(조선 최고의 명문가인 안동 김씨 사람, 김상헌-김수항-김창집---김조순)을 세자의 후견인으로 끌어들였다.

정에 이끌려 판단력을 흐려지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정청은 조직과 자신의 안위를 위해 이자성을 제거해야 했고, 정조는 사도세자의 신원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벗어나야 했다, 고 말해야겠지만 정청과 정조는 또다시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아마 똑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운명은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다. 맞다. 그런데 우물 속에서 태어난 생명이 간신히 우물을 기어올라와 쐬는 한 움큼의 햇볕에는 짠맛이 난다. 

‪#‎정조‬ ‪#‎조선왕조실록‬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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