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분
파도의 눈두덩이가 부었다
포말 속에 떠다니는 방울은
빗물인가 바닷물인가
맛이 없다
바다가 앙상한 뼈를 드러낼때까지
볏짚으로 억새로 갈대로
이엉을 엮는다
넘설거리는 청보리 베개 베고
유채꽃 한 송이 누워 있다
바위에 서서 손 흔들던 아이는
옹이 진 솔나무 가지 꺾어
수런대는 파도에 꽂았다
파도의 토악질은 멈추지 않고
바람은 바위에 부딪혀
산산이 부서진다
#초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