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쫓던 개, 개 쫓던 닭
닭 쫓던 개, 개 쫓던 닭이
콘크리트 담벽에 기대며 터얼썩
주저 않는다
모퉁이를 돌아나가는 자동차는
반품되는 택배처럼
이중 삼중 주름 잡힌
바람을 실어나른다
언젠가는 하늘에서 두레박이 내려오겠지
두레박 타고 하늘 가면은
밑은 쳐다보지마
누가 먼저 올라가든 서로
울어주는 거야
닭 쫓던 개, 개 쫓던 닭은
하늘을 보며
등을 맞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