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그림을 더럽게 못 그린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그림을 제대로 그려본 적이 없다. 실기숙제는 여동생이 해주거나 같은 반 친구를 구슬려서 나는 영어나 사회과목을 해주고 그 친구는 그림을 그려주는 식으로 근근히 살아왔다. 얼마 전 읽은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조르바를 묘사하는 부분이 있어서 메모지에 그렸다. 약간 마른 체형에 곱슬머리 두 눈은 작지만 빛이나고, 왼쪽 새끼손가락이 잘린 모습 등등. 아내가 책상에서 조르바를 읽고 있는 나를 보다가 빵 터진다.


"오빠, 이거 뭐야?"

"응, 조르바"

"사람이야?"

"응 소설 주인공인데, 어때?"

"정말 이렇게 못 그릴수가. 학교 때 뭐했길래...."



무안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도 없고, 내 딴엔 열심히 그린건데 말이다.

아, 그림 잘그리고 싶다. 일단 뭐라도 그려야겠지? 일단 기본 드로잉책을 추천받고 열심히 

그려보리라. 그리고 우길거다. 이런걸 개념미술이라고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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