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 실크로드편 1~3 세트 - 전3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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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틈틈이 세 권을 차례로 읽어 나갔다.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마치 서안에서 카슈가르까지 펼쳐진 실크로드 초반 중간 지점을 횡단하는 것처럼 힘이 들었다. 정보는 많고, 사진, 도판도 풍부해 '실크로드를 가지 않고 실크로드를 여행하는 것' 같은 기분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낙타의 등에 올라 모래바람을 맞으며 고도의 붉은 산과 일몰을 바라보는 것 같은 직접 경험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 직장과 가족과 일상을 접어 두고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누구나 하지만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에는 큰 결심이 필요하다. 심장 한 켠에 바람을 묻어두고 피가 순환할 때마다 그 바람을 파도처럼 상키시켜 주길. 최근 JTBC에서 방송된 유홍준 교수의 "차이나는 클라스" 김탁환의 소설 "혜초" 책에서 언급된 관련 다큐멘터리를 유투브로 같이 보면서 즐긴다면 조금 더 입체적으로 책을 즐길 수 있다. 



○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1(돈황과 하서주랑), 창비, 2019

 

- 하·상·서주 뒤이어/ 동주에 춘추전국/ 진나라 때 통일되고/ 양한·삼국 지나면/ 오호십육국이라/ 서진·동진·남북조에/ 수·당·오대십국 거쳐서/ 송·원·명·청 끝이라오 19쪽

 

- 이에 비해 두보의 시적 이미지는 서서히 고양되고 그 분위기가 쓸쓸하고 왠지 슬퍼서 무릎을 칠 일이 없다. 명랑하게 살면서 신나게 노는 것을 좋아하는 내 성격에 그런 고독의 분위기는 잘 맞지 않는다. 그렇다고 두보 시의 절묘함을 내가 모르는 바는 아니다. 시의 기승전결을 두고 말하자면 이백은 처음의 ‘기’가 웅장하고, 소동파의 시는 마지막의 ‘결’이 절묘함에 반하며 두보는 세 번째 ‘전’에 이르러 시적 이미지가 한껏 고양된다. 86쪽

 

 

- 한나라 이후 오호십육국시대가 되면 유목민족이 북중국을 지배하(233쪽)면서 만리장성은 국방의 의미를 상실하여 방치되었다. 수나라·당나라가 이를 일부 수축했지만 몽골족의 원나라 시대로 들어오면 장성이 아예 의미조차 없게 되어 사실상 폐허가 되었다. 그래서 원나라 때 중국에 온 마르코 폴로가 쓴 『동방견문록』에는 만리장성에 대한 언급이 한마디도 없다. 234쪽

○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2(막고굴과 실크로드의 관문), 창비, 2020

 

- 최연식 교수는 이어서 질문을 받아 대승경전을 대표하는 경전인 『반야경』에 나오는 공(空)에 대하여 설명했다.

“대승불교의 근본 사상을 이루는 것은 공(空)입니다. 인도 불교에서 수냐타라고 하는 것은 실체가 없다는 뜻으로 무(無)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쿠마라지바는 이를 ‘공’이라고 번역했습니다. 이미 중국의 노장사상에 ‘무’라는 개념이 있는바, 이와는 의미가 다르기 때문이었습니다. 공은 유도 아니고 무도 아닙니다. 공은 작용이나 기능은 있지만 존재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 68쪽

 

- 제국주의자들은 식민지 침탈을 위해 총칼을 들이대기 전에 상인을 앞장세웠고, 다음에 종교를 퍼뜨렸고, 그다음엔 학자들이 들어가 그 땅의 역사와 지리와 민속을 연구하면서 정보와 지식을 넓혔다. 이는 식민지 지배를 위해서도 전쟁을 하기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그 나름의 기초조사이기도 했다. 117쪽

○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3(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 창비, 2020

 


- 쿠마라지바의 번역 중 가장 많이 인구에 회자되는 명구는 ‘공(空)’에 관한 것이다. (···) 색(色)이란 형태가 있는 것을 말하고 공이란 실체가 없고 변해가는 것을 말하지만 결국은 둘이 같(229쪽)다고 말한다. 이를 쿠마라지바는 개념화시켜 이렇게 번역했다.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 2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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