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비록 - 지옥의 전쟁, 그리고 반성의 기록, 개정증보판 서해문집 오래된책방 2
유성룡 지음, 김흥식 옮김 / 서해문집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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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룡 지음·김흥식 옮김, 징비록, 서해문집, 2003





430여 년 전의 국제정세를 오늘날과 비교해 보아도 전혀 낯설지 않다. 자주 국방력을 없는 조선은 종주국 '명'에 도움의 손길을 구했고, 명은 명분상 이를 거절할 수 없어 참전했으나 언제든 발을 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더불어 조선이 일본과 모의하여 자신들에게 등을 돌릴까 의심했다.



360여 년이 지나 한반도에서 6.25.전쟁이 일어났을 떄 역시 남한은 미국에 도움을 받았고, 미국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한반도에 상륙했다. 한반도 남쪽까지 물러났다가 서울을 수복하고 적을 추격하는 상황은 두 전쟁이 꼭 닮았다.



임진왜란 직전 일본의 야욕을 정탐하기 위해 조정에서 보낸 서인 황윤길과 동인 김성일이 상반된 견해를 말한 것, 북한은 핵무장과 침략의 야욕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이른바 우파와 끝까지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법을 주장하는 좌파의 대립



임진왜란 당시 가난과 질병에 아버지의 인육을 먹고, 자식을 죽이는 반인륜적인 상황까지 내몬 전쟁의 짐을 고스란히 백성들이 짊어져야 했듯, 평화와 통일을 말하면 한쪽에서는 빨갱이라고 손가락질을 하고, 불안을 계절마다 옷처럼 바꿔 입어야 하는 국민들의 보이지 않는 그림자들



코로나19가 이념과 진영을 가리지 않고 전염되듯, 전쟁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전쟁의 적은 전쟁이다.









-- 메모


- ‘징비(懲毖)’란 『시경』「소비(小毖)」편에 나오는 문장, “子基懲而毖後患(내가 징계해서 후환을 경계한다)”로부터 유래한다.


- 김성일을 만난 나는 물었다. “그대 의견이 상사(황윤길)와 전혀 다르니, 만일 전쟁이 일어나면 어쩌려고 그러오?” 그러자 김성일은 이렇게 답했다. “저 역시 일본이 절대 쳐들어오지 않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윤길의 말이 너무도 강경해 잘못하면 나라 안 인심이 동요될까 봐 일부러 그렇게 말한 것입니다.” 33쪽


- 힘이 있는 자들은 모두 도적이 되었으며 전염병이 창궐하여 살아남은 사람도 별로 없었다. 심지어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잡아(180쪽) 먹고 남편과 아내가 서로 죽이는 지경에 이르러 길기에는 죽은 사람들의 뼈가 잡초처럼 흩어져 있었다. 1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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