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름이 있었다 아침달 시집 3
오은 지음 / 아침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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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 대한 자각은 무게중심을 내가 아닌 타인에게 놓는 일이다.

이름이란 것 자체가 내가 태어나 나 스스로 명명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누군가에 의해 창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 내 이름을 호명하는 것, 예를 들어 진영이가

"진영이는 배가 고파" "진영이는 거기 갈 거야"라는 문장들은

어린 아이의 화법일 뿐 성인의 대부분은 이름이라는 고유명사 대신

대명사를 사용한다. 그러므로 이름에 대한 지분의 과반수 이상은

타인에게 있다.

이 시집에 등장하는 군상의 이름들, 그들의 상태와 행동과 욕망과

좌절과 죽음과 울음 속에 잠시 숨을 참고 잠겨 있었다.

숨을 쉬지 않고도 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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