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푸가 - 철학자 김진영의 이별 일기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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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와 프루스트, 바르트와 벤야민과 아도르노.

단상의 지휘자는 각 파트의 연주자들을 밀고 당기고 달래고 소리치며

베토벤의 대푸가를 연주해 나간다.



가사가 없는 노래, 침묵의 멜로디, 부재의 앙상블



당신이 앉았던 빈 조주석을 들여다보며 "추방하는 건 내가 아니다. 그건 옆 자석이다. 그 빈자리는 나의 마음을 알고 있다." 23쪽



후회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과거에 대한 후회" 다른 하나는 " 헤어진 뒤의 후회다."고 말한다.



헤어진 뒤의 후회라. 헤어지기 전에는 헤어진 후회를 겪을 수 없다. 헤어진 다음에라야

'헤어진 일은 정말 잘한 일일까. 그때 붙잡아야 했나. 헤어지고 나만 아픈가. 다시 연락을 하지 않으면 또 후회할까.' 같은 과거에 대한 후회와는 또다른 감각이 물밀듯이 밀려오는 것이다.



이런 튼튼하지만 넘나들 수 있는 울타리를 접었다 펼치며 나는 행복한 이별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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