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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동화전집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11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한스 테그너 그림, 윤후남 옮김 / 현대지성 / 2016년 12월
평점 :
'인어공주', '성냥팔이 소녀', '벌거벗은 임금님'만 읽었다.
사실 인어공주를 읽기 위해 빌렸는데, 전집이라 휴대하기는 부담스러운 무게
인어공주와 벌거벗은 임금님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벌거벗음'
인어공주는 인간이 되기 위해 마녀를 찾아가 혀를 잘리고 목소리를 잃은 뒤 마법을 물약을 마시고 드디어 인간의 다리를 가진다.
반면, 벌거벗은 임금은 행진 도중에 어린 아이가 벌거벗었음을 보이는 그대로 외치기 전까지 자신의 벌거벗음을 깨닫지 못했다.
성경에서 모티브를 따왔음에 분명한 벌거벗음에 대한 부끄러움.
공주는 그것을 알기에 불멸의 영혼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인어공주에서 또 주목할 만한 테마는 '목소리'와 '눈물'이다.
세이렌처럼 세상 사람들을 홀리게 만드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잃고 대신 인간의 다리를 얻은 인어공주,
지척에서 자신을 사랑의 눈길로 바라보는 왕자에게 그 어떤 고백이나 설명도 할 수 없는 존재가 된다.
내가 먼저 당신을 호명할 수 없는 에코의 운명보다 더 가혹한 현실.
목소리를 잃었다는 것은 곧 이 사랑의 결말이 비극임을 암시하는 확실한 징표다.
인어공주가 눈물을 흘릴 수 없는 존재라는 것도 마찬가지.
인간다운 사람이라면 타인의 슬픔과 아픔에 공감하고,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존재여야 한다.
인어공주는 아침 노을을 마주하고 물거품이 되어버린 이후에야 비로소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불멸의 영혼이 될 수 있는 공기의 정령이 되어 삼백 년을 살아야 한다.
눈물은 내가 당신의 가슴으로 걸어가고 있음을 미리 알려주는 전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