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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로렌의 시간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518
기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11월
평점 :
나의 해마에 포착되어 장기 기억으로 대뇌피질에 저장될 것만 같은 작품은
읽고 나면 씌어진 상황/정황을 나름대로 짐작해 볼 수 있는 것들이다
'물의 오파츠'에서는 한 컵의 물을 앞에 두고 작은 종이 봉투안에 든 알약을 삼키기 직전의 상황,
'내간'에서는 얹힌 속을 달래기 위해 아내가 등을 쓸어주면 바늘로 열 손가락을 따는 장면,
'생일'은 감자탕 집에서 감자탕을 시켜 먹다가 가족의 의미가 이미지로 그려졌다.
물론 이것들은 시인의 사유를 펼치기 위한 '객관적 상관물'의 역할을 하는 '상황 설정'이겠다. 하나의 사물이나 문장이 아닌 하나의 '상황'이 상관물의 역할을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