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순수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5
유계영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다락방 붙박이장의 미닫이를 열었다.

몸 없는 옷들이 다닥다닥 일렬로 서서
한 몸을 이루려고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그 아래,
오래된 나무 서랍장을 열었다.

텅 빈 가운데,

삽십 센티미터 눈금 자 여럿이
엇갈려 몸을 포개고 있다.

본래 하나였지만
눈금이 점점 자라 둘이 되고,
새끼를 쳤다.

삽십 센티미터 만큼 자라면
돌림노래처럼
다시 원점부터 시작하는

직각의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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