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가는 먼 집 문학과지성 시인선 118
허수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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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3일 위암 투병 끝에 별세한 허수경 시인의 시집을 다시 읽는다.



진주에 가고 싶다.

진주에 가면 그가 공부했던 경상대학교에 가고 싶다.

경상대학교에 가면 그가 강의를 들었을 국문학과 강의실 의자에 앉고 싶다.

그리고 시집을 읽고 싶다.



진주에 가고 있다.

뮌스터로 가고 있다.









"내 마음아 이제 갈 때까 되었다네/ 마음끼리 살 섞는 방법은 없을까"

('마치 꿈꾸는 것처럼, 20쪽)



"저기도 세월이 있다네 일테면 마음의 기름 같은 거"

"그때도 그랬죠 뿔이 있으니 소라는 걸 알았죠 갈기가 있으니 말이란 걸 알았죠/ 그렇다면 몸이 있으니 마음이라는 걸 알았나" ('무심한 구름', 32쪽)



"마음끼리 헤어지기 싫어할 때 견딜 수 없는 몸은 마음으로 들어온다"('사랑의 불선', 33쪽)



"살아내려는 비통과 어쨌든 잘 살아 남겠다는 욕망이 뒤엉킨 말, 먹고 싶다"('먹고 싶다' 44쪽)



"동심원들 안에서 사람의 마을은 천천히 돌아가네"

"멈춘 나무 사이에서 멈추지 않는 자전거가 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한 그루와 자전거가 똑같이 멈추는 건 얼마나 어려운가/ 천천히 멈추면서 한 그루가 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한 그루와 자전거', 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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