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어떻게 인간을 바꾸는가 - 뇌를 설계하고 사고를 확장하는 다중언어의 놀라운 힘
비오리카 마리안 지음, 신견식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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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본질적으로 언어는 사람들을 다르게 만든다. 언어가 달라지면 자신 안에 잠재된 또 다른 측면이 전면에 드러나고 꺼졌던 다른 정체성이 켜진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외국어를 쓰면 모국어 안에 잠자던 또 다른 자신이 깨어날 수 있다.

또 다른 언어를 배우면 정체성, 기억, 인간관계를 넘어 우주를 구성하는 새로운 방법이 생긴다.

p.30

다중언어 사용의 특징은 그 효과가 더 광범위하고, 위에 나열한 다른 활동들의 장점을 모두 결합한다는 데 있다. 다중언어 사용은 음악 훈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청각적 풍부함,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단어-의미 연결, 게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인지 통제력, 자극적인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뇌 건강, 교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학습 능력 향상, 운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치매 발병 지연을 모두 포함한다.

p.84

다중언어 화자의 뇌는 언어 경험의 영향이 언어 지식 증가의 누적효과보다는 단일언어와 다중언어 처리 간의 질적 차이를 반영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동일한 신경 기제가 언어와 비언어적 과제 모두에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언어 영역에서의 경험으로 얻은 이점은 일반적 인지 변화로 확장되어 지각이나 주의를 비롯한 다른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p.98

이중언어 교육이 효과적인 까닭은 모국어로 새로운 자료를 계속 학습하는 동시에 제2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도 교과 과정에서 심화된 지식과 정보를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p.167

일관되게 나타나는 연구 결과는 언어를 하나보다는 둘 이상 아는 사람이 새로운 언어와 기호 체계를 더 쉽게 익힐 수 있기에 새 언어를 더 빠르게 잘 배운다는 점이다.

또한 언어를 많이 알수록 새 언어를 배우기가 더 쉬워진다. 언어를 하나 더 배울 때마다 습득할 새로운 정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p.188

언어 자체와 이중언어 사용 중 무엇에 초점을 맞추든 언어적 다양성 고려는 연구의 재현성과 인간 조건의 이해를 향상시킬 것이다. 우리 모두가 가진 타고난 언어 능력은 뇌의 최적화, 인간 능력 확장, 발견과 진보 속도의 가속화에 활용될 수 있고, 또한 그래야 한다. 언어적 다양성은 부착적인 고려 사항이나 탐구를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가 아니라 탐구의 필수적인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p.225

  • 언어 학습을 위한 제안

강좌 수강 / 언어 학습 앱 활용 / 여행 / 다른 언어 사용자와 관계 맺기 / 습관 만들기 / 연상 기억법 활용 / 스스로에게 맞는 패턴 찾기

pp.235~236

비오리카 마리안, <언어는 어떻게 인간을 바꾸는가> 中

+) 이 책은 다중언어의 사용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양한 사례와 연구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모국어 외에 우리가 배우고 습득하는 다른 언어가 우리의 사고나 감정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 보여준다.

이 책에서는 언어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물론 사회적 맥락에서 활용되는 언어의 특성에 대해 논의한다.

저자에 따르면 언어만 우리의 뇌, 신체, 정신, 감정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고 한다. 언어의 다양성과 다중언어의 사용이 사회의 구조와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언어가 개인의 창의성과 표현력을 키우듯 다중언어의 사용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변화하게 만든다는 의미이다.

이 책은 언어의 힘을 주장하면서, 특히 다중언어가 다양한 분야에서 발휘하는 힘을 강조한다. 다중언어 사용자가 단일언어 사용자와 달리 뇌, 기억, 의사결정, 창의성 면에서 더 활발한 활동을 보임을 증명한다.

그리고 주장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실험과 사례, 많은 연구 논문들을 근거로 제시한다. 과학적인고 논리적인 분석은 물론 방대한 연구 자료로 읽는 이에게 신뢰감을 준다.

더불어 책의 마지막에는 모국어 외의 다른 언어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중언어가 개인과 사회에 일으키는 변화에 공감하며 언어가 간직한 놀라운 힘을 확인했다.

언어가 인간의 인지적, 정서적 기능은 물론 신체적 기능에도 관여하고, 무엇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적 구조와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이 그것이다.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이 언어적 능력만 뛰어난 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활발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언어학적 연구, 심리언어학적 분석, 사회심리학적 탐구까지 방대한 분량의 내용을 담았고, 앞으로 다중언어 연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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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책방 숨쉬는책공장 청소년 문학 6
곽영미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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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그건 꿈이 아니다."

"내 분명히 보았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그때 명인이 나섰다.

"지금 조선을 보십시오. 누가 그런 말을 믿겠습니까?"

아이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너희가 믿지 않으면 누가 믿는단 말이냐. 대한 사람인 너희가 믿어야지."

pp.8~9

어느 날 명인은 최 선생에게 일본어를 가르쳐 달라고 청했다.

"무엇에 쓰려고 그러느냐?"

최 선생이 명인을 쏘아보며 물었다.

"너도 소위 황국민이 되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그러는 거냐?"

"아닙니다."

새로운 과학 기술에 대한 지식은 모두 일본어로 쓰여 있었다. 명인은 더 넓은 세상의 지식을 배우고 싶었다.

"먼저 한글로 매일 글을 써 보거라."

"네 생각을 적어 보거라. 주변 사람들과 이 세상을 바라보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글로 옮겨 보거라.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글자를 많이 배워도 진정한 배움으로 이어질 수 없는 법이다."

pp.77~78

"세상에!"

명인은 연달아 감탄사를 내뱉었다. 태극기! 주위에 수많은 태극기가 걸려 있었다. 태극기는 커다란 나무에 둘러싸여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도록 철저히 감춰져 있었다.

'태극기야,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어!'

명인은 벅찬 마음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태어나서 제대로 태극기를 본 게 처음이었다.

p.87

"그곳에 있는 동안, 스승님의 꿈 이야기가 자꾸 떠올랐어. 우리가 비웃으며 말도 안 된다고 했던 그 꿈 말이야. 그런데 그 사람들을 보니까, 그건 헛된 꿈이 아니었어. 정말 그런 세상이 올거라고 믿게 됐어."

명인은 이제 자신도 스승님처럼 그런 꿈을 꾼다고 말했다.

"우리가 그런 날을 만들어야 해."

p.117

곽영미, <백년책방> 中

+) 액자식 구조를 취하는 이 소설은 요즘 현대의 시점에서 지인을 찾아다니며 만나길 원하는 아흔 살 '병진' 할아버지의 시선으로 외부 이야기가 시작된다.

1943년 제주 부러리 마을에서 부모를 잃고 떠돌아다니는 거지 아이들이 '백년책방'을 운영하는 최 선생님을 만나며 내부 이야기도 진행된다.

일제의 탄압으로 조선 사람들은 억울한 사연을 갖고 어렵게 살아간다. 그런 이들 중에서 이 작품은 아이들의 입장에 주목하고 있다.

부모를 잃고 제주의 친척 집에서 살던 병진은 눈칫밥을 먹으며 지내다가 쫓겨난다. 그리고 평소 용감한 아이로 보아온 '명진'이 있는 거지 무리에 끼어 생활하게 된다.

거지 아이들의 리더 격인 명진은 마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지 말자고 말하지만, 한 아이의 잘못으로 일본 경찰에게 끌려갈 상황이 된다.

그때 망설이지 않고 도와준 이가 백년책방을 운영하는 '최 선생님'이다. 최 선생님 밑에서 병진과 명인은 양자로서 글을 배우고 서점 일을 조금씩 돕는다.

그러나 결국 일본 경찰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명인을 붙잡으려 하고 그 과정에서 최 선생님을 볼모처럼 잡아 모진 고문을 한다.

결국 체력이 약해진 최 선생님이 세상을 떠나고 남은 아이들은 선생님이 지키고 싶어 하던 용기와 믿음을 잇고자 각자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기로 다짐한다.

그리고 헤어진 이들은 자기 몫을 해내며 최 선생님의 뜻을 잇고, 세월이 흘러 연락이 끊겼지만 서로를 그리워하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이 작품은 제주를 배경으로 일제 강점 하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알려주고 있다. 또 그 과정에서 삶의 방향을 잡지 못했던 아이들이 역사의식을 가지며 방향성을 잡는 과정도 잘 표현한다.

나라에 대한 관심보다, 지금 현재 먹고사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 아이들이,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무어라도 하고 싶다는 마음을 결심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감동적으로 제시한다.

최 선생님이라는 스승의 가르침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깨닫고 선택한 것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청소년 문학인 이 작품은 아이들의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모습을 잘 그리고 있다는 것에서 어린 독자들에게 감동과 교훈을 줄 수 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명인이 스스로 깨닫는 과정의 길을 함께 걸은 기분이 들었다. 수많은 태극기가 휘날릴 때 같이 울컥했고, 우리나라와 우리나라 사람들을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겠다고 다짐할 때 같이 걷고 싶었다.

병진이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스승의 뜻을 잇기 위해 백년책방을 운영하는 모습에서 그가 살아온 험난한 여정을 짐작할 수 있었기에, 그 책방에서 몇 권의 책을 구입해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싶었다.

아이들이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에서도 우리는 느낄 점이 많다. 친구라는 존재가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담아낸 소설이다.

친구 사이의 우정, 능동적으로 사는 삶,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자세, 책임감과 용기 그리고 믿음 등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청소년 독자들이 이런 부분을 느끼고 생각하길 원한다면, 청소년 문학에서 은은하게 밀려드는 감동을 만나고 싶은 어른들에게도 이 소설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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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을 위한 이기적인 용기 - 결핍을 성장으로 바꾸는 나만의 자기경영
신다미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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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관계는 멀어진다. 그런데 나는 나와도 통하지 않고 있었다. 나를 알 수 없으니 나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것도 당연했다.

관계는 끈으로 이어져 있고, 그 끈이 끊어지면 마음은 흔들린다. 처음으로 나와 연결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p.25

말을 멈추자 비로소 말 습관이 보이기 시작했다. 불평은 편한 사람 앞에서 더 쉽게 흘러나왔고,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을 만나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그것은 불평이라기보다 나 좀 알아달라는 마음이었다. 말이 마음을 가볍게 해줄 거라 믿었지만, 오히려 더 무겁게 만들 때가 많았다.

겸손하면서도 당당하게,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먼저 내 마음이 뭘 원하는지 알아야 했다. 말을 멈추고 나서야 해야 할 말과 하지 않아도 될 말들이 보였다. 그 경계를 아는 것, 그것이 어른의 언어였다. 옛 어른들이 말한 불언은 입을 닫으라는 말이 아니라 마음을 먼저 알라는 말이었다.

pp.40~41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그때 할 수 있는 일은 나를 키우는 것뿐이었다. 불안을 안은 채 공부하고 글을 썼다. 불안은 멈추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움직이게 했다.

엄마를 보내며 배웠다. 불안을 무시하면 기회를 놓친다는 것을. 해고를 겪으며 또 배웠다. 불안을 힘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미래는 여전히 불안하다. 하지만 불안은 나쁜 예감이 아니라 잘 살고 싶다는 신호다. 지금 이 순간을 더 사랑하라는 삶의 부름이다.

p.68

어제의 나와 경쟁하라는 말도 듣지 않기로 했다. 어제의 나 역시 충분히 애썼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조차 반드시 필요했던 시간이었다. 조급한 마음은 늘 빠른 변화를 원했지만, 흘려보낸 날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도 필요했고, 감정이 제어되지 않은 날, 실패하고 돌아와야 했던 날들까지 의미가 있었다. 부족해도 괜찮다. 채워지지 않아도 괜찮다.

내 가치는 남이 정한 목표가 아니라 내가 걸어온 길에서 만들어진다.

pp.86~87

걱정은 미래를 본다. '잘할 수 있을까?', '실패하면 어떡하지?' 아직 오지 않은 시간 속에서 불안은 자란다. 반대로 고민은 현재를 본다.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오늘 누구를 만날까?' 답은 늘 지금 이 자리에서 발견된다.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의무가 되기도 하고,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미래를 바꾸는 것은 언제나 지금이다. 그래서 나는 걱정보다는 고민을, 두려움보다 방향을 선택하며 오늘을 산다.

pp.154~155

생각의 결이 다르다는 건 다른 문을 연다는 뜻이다. 다름은 결핍이 아니라 가능성이다. 틀린 것이 아니라 나답게 걷는 길의 시작이다.

p.172

신다미, <마흔을 위한 이기적인 용기> 中

+) 이 책의 저자는 마흔의 어느 날, 말을 멈춤으로써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현실에 대한 압박과 불안, 지나온 길에서 받은 많은 상처 앞에서 저자는 묵언을 수행하며 자신을 들여다본다.

갑작스러운 해고와 경제적 불안감, 시댁과 가정에서 비롯되는 인간관계의 고됨, 스스로를 알지 못해 흔들리는 마음 등으로 저자는 혼란스러운 시간을 겪는다.

그러다가 100일간의 침묵을 시도하면서 자기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타인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된다. 너무 겸손한 말들보다 당당하고 예의 바른 표현을 선택하고, 과거의 기억보다 과거의 말들을 재해석하기로 한다.

짜증 뒤에 숨은 감정과 고민을 헤아리고 불안과 걱정이 주는 긍정적 신호를 포착한다. 그러면서 상처받은 자신을 감싸고 상대방 입장을 떠올려 공감하는 태도를 갖는다.

저자는 상처받은 자신을 돌보며 자기만의 방향을 정해 자기만의 속도로 걷는 이들을 응원한다. 휘어지고 흔들려도 그게 한 걸음 나아가는 지지대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 책에서 언급한 이기적이라는 말은 과거의 상처를 통해 현재를 배우고 나를 위하는 마음을 일컫는다. 나를 위하는 마음은 나만 위하는 마음과는 다르다. 나를 위하면서 상대방의 마음도 헤아리게 되는 것이다.

단상 형식의 에세이를 모아 엮은 저자의 글에는 솔직한 고백과 아픈 기억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나아가려는 용기와 긍정의 힘이 배어 있다.

사람이 살면서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을 수용하며, 수없이 흔들리는 인생길을 인정하며, 저자는 오늘도 바로 앞의 길을 걷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이들이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일상의 흔들림이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걸 공유하고 싶은 이들, 마흔의 나이에 자기 삶을 돌아보는 게 어떤 의미인지 느끼고 싶은 이들이 읽으면 공감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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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아저씨의 커피 가게 미래그림책 199
가메오카 아키코 지음, 황진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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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나도 그 맛을 낼래!'

늑대는 생각했어요.

그런데 몇 번을 해 봐도

마음처럼 되지 않았어요.

p.10

늑대는 큰마음을 먹고 말했어요.

"저를 제자로 받아주세요!"

그런데

"......"

"그건 안 돼."

"나도 아직 배우고 있거든."

"이렇게 저렇게 해 보면서 스스로 방법을 찾아야 해. 안 그러면 소용이 없지."

pp.13~14

"왜 그렇게 해야 해요?"

"그건 네가 한번 생각해 봐."

"아, 네."

"물 온도는요?"

"네 온도를 찾아."

"하다 보면 알게 돼."

p.18

이제야 알았어요.

곰 아저씨가 알려 준 비밀이

정말 많았다는 것을요.

p.38

가메오카 아키코, <곰 아저씨의 커피 가게> 中

+) 이 그림책에는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늑대와 곰 아저씨가 등장한다. 늑대는 숲속 헌책방에서 도토리 커피를 만들며 어떻게 하면 도토리를 잘 구울 수 있는지 고민하다가 어느 날 고소한 향기를 맡게 된다.

간판 없는 가게에서 풍기던 맛있는 도토리 향기를 따라 늑대는 그곳에 들어가고, 거기서 곰 아저씨가 주는 커피를 마시며 깜짝 놀란다. 너무 맛있어서.

커피에 진심인 늑대는 그때부터 곰 아저씨의 커피처럼 맛있는 커피를 만들고자 계속 노력한다. 하지만 그게 마음처럼 잘되지 않고 늑대는 곰 아저씨에게 커피 만드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곰 아저씨의 대답은 한결같다. "나도 아직 배우고 있거든.", "네가 한번 생각해 봐.", "하다 보면 알게 돼."

그때부터 늑대는 혼자서 더 자주 고민하고 연구한다. 도토리를 선별하고 색깔 별로 구워보며 가루의 굵기를 다르게 해 커피를 만들어 본다.

맛있는 커피를 만들고 싶어서 끝없이 연구하고 생각하고 시도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게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매일 곰 아저씨의 커피를 마시러 간다.

곰 아저씨는 여전히 특별한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늑대가 고민하는 것들에 질문형으로 대화를 나누고 늑대 스스로 그 답을 찾도록 인도한다.

이 그림책은 정성스러운 마음이란 무엇인지 생생하게 담고 있다. 맛있는 커피를 만들고 싶은 마음, 손님들이 원하는 커피를 만들고 싶은 마음, 각각의 손님에게 적합한 커피를 대접하고 싶은 마음 등.

그런 정성과 노력이 늑대를 얼마나 성장하게 하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우리가 무언가에 진심인 마음을 정성과 성의, 두 단어로 알려주고 있다.

그림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진심 어린 마음과 집중하는 힘이 사람을 발전하게 한다는 걸 늑대를 통해 가르쳐준다. 또 늑대와 곰 아저씨의 우정으로,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잔잔한 촛불과 같다는 걸 말해준다.

뜨겁게 타오르는 마음도 좋지만, 잔잔하고 오래 그리고 조심스럽게 대하는 마음이 사람 사이에 필요하다는 걸 은은하게 전달한다.

어떤 하나에 진심인 사람들에게 자기주도적인 삶, 스스로 고민하고 답을 찾아내는 힘, 집중력과 끈기 등이 중요하다는 걸 배울 수 있는 그림책이었다.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길 원하는 이들, 아이들에게 진심과 정성스러운 마음을 보여주고 싶은 이들, 무언가에 진심인 마음을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커피 한 잔의 정성이 상당하다는 것, 커피 한 잔으로도 우리는 사람의 진심을 느낄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커피를 만든 이와 마시는 이 모두에게 그 순간이 행복하고 따뜻한 선물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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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홈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6
진저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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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한동안 억지로 희망을 불어넣으며 필사적으로 헤준을 찾았다.

그때 내가 5분만 더 유치원 차를 기다려 줬다면. 아니, 3분만, 1분만 더. 그랬다면 헤준이 지금 나랑 함께 있을지 모르는...... 아니지, 따지고 보면 내 잘못이 아냐. 누가 알았겠어. 하필 그때 그게 폭발할 줄. 세상에 종말이 올 줄!

때론 작심하고 비뚤게 굴었다. 그런다고 동생을 버린 죄책감은 가벼워지지 않았다. 솜털만큼도.

pp.53~54

"병들었다고 바로 죽이진 않는군요. 저 할아버지 병원서 대충 처리해도 아무도 모를 건데. 적어도 알아서 죽을 시간을 주네요."

헤이가 빈정대는 어조로 중얼거렸다.

"말이 심하구나. 사람은 물건이 아냐."

양 샘은 불신에 찬 제자를 애처로이 응시하였다. 체념한 듯한 숨을 연거푸 쉬었다.

"나도 사람답게 죽고 싶구나. 제발이지."

pp.90~91

"아무리. 그건 나빠. 살인이야. 살인!"

헤이가 절망감에 압도당해 눈물을 글썽였다. 13홈에 유일하게 남은 희망이 죽음뿐이구나, 분명히 깨닫는 순간이었다.

"나빠? 그 할아버지가 원한 거야. 이왕 죽을 거 편히 죽겠다는 게 뭐가 나빠? 내가 이걸 주면 다들 도와줘서 고맙다며 좋아했어. 한 사람도 빠짐없이!"

p.103

"이런...... 살아 있잖아. 저렇게나 많은 사람이."

조금이라도, 뭐라도. 빅 홈의 바깥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고 싶었다. 알아야만 했다.

어쨌거나 이제 하나는 확실해졌다. 세상은 죽지 않았다는 것. 죽은 초록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 여전히 사람이 살고, 다채로운 색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

p.172

진저, <빅 홈> 中

+) 이 책은 갑자기 폭발한 원전의 충격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빅 홈'에 갇혀 살면서 바깥세상, 즉 원래의 집으로 돌아가길 꿈꾸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빅 홈에서 사는 사람들은 방사능 수치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는데 그 정도가 심한 사람은 여기서 죽고 화장된다. 이곳은 열악한 환경이고 사람들은 빅 홈의 규칙에 따라 살고 있다.

국민들을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운영되는 빅 홈은 사실 자유와 안전보다 감시와 규칙이 더 엄격하게 지켜지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어른들을 비롯한 아이들조차 안전한 세상이 어디인가 혼란스러워하면서도 두려움 때문에 바깥으로 나가려는 시도를 하지 못한다.

하지만 몇몇 아이들은 빅 홈이라는 공간에서 벗어나 본인들의 집으로 돌아가길 꿈꾼다. 그리고 같은 희망을 갖은 아이들이 하나 둘 모이며 빅 홈을 탈출하고자 계획을 세운다.

원전이 폭발하던 날 동생을 잃어버린 '헤이'는 친구들과 함께 빅 홈을 떠날 것인지, 아니면 빅 홈에서 기다리며 동생과 가족을 찾고자 노력할 것인지 고민한다.

'경민', '보영', '진영' 등의 아이들은 자기들의 집으로 가기 위해 빅 홈을 벗어나고자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려는 용기를 보인다.

헤이를 비롯한 '필광'은 산전수전을 다 겪은 노인처럼 일상에서도 삶에 지친 모습을 드러내고 타인을 믿지 못하며 경계하는 태도를 보인다.

이렇게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 아이들을 보면 원전 폭발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다. 아이들이 순수하게 살기 보다 영악하게 계산적으로 살아가게 되는 세상이 여실히 드러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갖고 순수한 마음을 지켜내는 아이들도 있다. 그들의 모습에서 사람이 갖는 희망의 불씨가 모였을 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도 느낄 수 있다.

무섭다는 생각이 들 만큼 현실적인 이야기라 읽는 내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다. 또 이 용기 있는 아이들의 선택을 응원하며 이들이 걷는 길이 희망의 불꽃을 쏘아 올리는 길이길 소망했다.

아이들에게 집의 의미와 가족의 역할 그리고 삶과 죽음의 의미, 사람의 존재 가치 등을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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