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의 결 - 뷰티 다큐
고현정 지음, 조애경 감수 / 중앙M&B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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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눈보다 내 중심으로 시선을 돌리는 방법을 알려주신 분이 윤여정 선생님이에요.

 

"여배우는 눈을 밖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안으로 안으로 묶어야 그 쓰임을 다하는 것" 이라고 힘주어 말씀하신 분도 그분이에요.

p.29

 

변할 수밖에 없다면 나는 변하면서 변화도 하려구요. 처음에 숨어 다니기만 했던 고현정이 지금 이렇게라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변화한 것처럼. 실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나는 변하면서, 동시에 변화하고 싶어요. 발효 같은 거죠.

p.226

 

그래서 슬픔은 내가 화살인지 과녁인지 따질 때 오는 게 아니더라구요. 진짜 슬픔은 먼지가 쌓여가는 과녁일 때, 화살집에 갇혀 쓰이지 않는 화살일 때 찾아오는 것이더군요. 가끔은 내가 화살의 역할을 다하고 있을까, 과녁의 용기를 갖추고 있나 스스로 물어봐요.

234

 

고현정, <결> 中

 

 

+) 이 책은 피부 미인의 대명사로 불리는 고현정의 뷰티 정보 서적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피부 관리 정보 책인줄 알았는데, 읽고 보니 인간 고현정에 대한 인터뷰처럼 보인다. 그래서 뷰티 다큐라고 했을까. 어울리는 제목이다. 나이들수록 발효되는 것처럼 변하고, 변화하고 싶다는 고현정의 의견에 공감한다. 나는 나이들어간다는 것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람인데, 이왕이면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내 자신을 넉넉하고 여유롭게 지켜보고 싶다.

 

한때 고현정 세안법이 유행한 적이 있다. 그만큼 여배우들은 피부 관리가 중요하다는 말인데, 사실 이 책에 실린 고현정의 세안법을 따라하기란 쉽지 않다. 말그대로 여유가 있지 않다면 어려운 일이다. 세안만 15분을 하고, 화장품 하나를 발라도 꼼꼼하게 몇 분씩 바르기가 어디 쉽겠는가. 직업상 관리해야만 하는 연예인이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건강한 피부와, 그로 인해 생기는 자신감을 위해 이 책에 실린 노하우를 좀 시도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나는 물 세안법과 가끔적 얼굴에 손대지 않기에 매우 동의한다. 나도 무의식적으로 얼굴에 손을 대는데, 이건 세균 때문에 매우 좋지 않다. 이 책에는 물리적 피부 관리 외에, 피부에 좋은 음식이나 운동 등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피부 관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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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정봉주 - 나는꼼수다 2라운드 쌩토크: 더 가벼운 정치로 공중부양
정봉주 지음 / 왕의서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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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의 주제는 분명하다. 숨겨진 정권의 의도를 찾아내는 것이다. 보수 언론이 왜곡하는 것, 감추고자 하는 것을 집요하게 찾아내 들춰내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과 함께 소통하는 것이다.

p.34

 

언론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권력으로부터도 독립해야 하지만  또 자본권력으로부터의 독립도 중요하다.

 

하버마스는 언론이 자본의 논리에 좌우되면서 본래의 의미를 잃었다고 분석했다. 언론이 만드는 공론의 장에서 시민은 배제되고 언론 스스로 권력이 된 것은 바로 자본권력의 힘 때문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자본권력의 논리에 좌우되는 언론은 더 이상 시민이 요구하는 언론이 아니라는 것이다.

p.57

 

민주주의를 지켜왔던 사람들이 공통으로 착각하는 것이 '민주주의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믿음이다. 하지만 역사상 탄압에 가장 취약하고 쉽게 무너지는 제도가 민주주의였다. 독재 권력의 강력한 탄압을 받게 되면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닌 사람들은 침묵하거나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독재자를 지지하는 쪽으로 선회한다. 무관심과 외면 속에 민주주의는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p.150

 

자신들만 깨어있다는 알량한 생각을 깨고 갇혀 있는 진보의 도그마도 깨고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 진보가 살아야 국민 다수가 편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

p.170

 

 

정봉주, <달려라 정봉주> 中

 

 

+) 처음 '나는 꼼수다'라는 프로그램을 들었을 때, 나는 그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비속어를 남발하며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그건 첫느낌일 뿐이었다. 오래도록 나꼼수를 들으면서 생각이 좀 바뀌었다. 적어도 이 사람들이 이런 무거운 것들을 다루기까지 얼마나 많은 자료 조사를 했을 것이며, 얼마나 많은 위협과 질투를 받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정봉주 전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극단적인 느낌이었다. 굉장히 싫었다가 굉장히 좋았다가. 혹은 일부분은 굉장히 좋고 일부분은 굉장히 싫은. 어쨌든 이 책은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감옥에 들어가기 전에 발간되었다. 책에도 실려 있는 BBk 관련 논의때문에 그는 감옥에 가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의 캐릭터를 충분히 살리고 있다. 저자 본인의 정치 입문기를 비롯하여, 현 정권의 숨겨진 이면을 파헤친다. 비슷한 내용의 반복 같기도 하지만, 그거야 어차피 모든 책이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치뤄야 하는 대가이니 너그럽게 넘어가주자. 그리 무겁게만 볼 책은 아니다. 정치, 사회 분야의 현재 시점을 돌아보며, 한 사람의 정치인의 삶을 엿보는 책이라고 이해하자.

 

중요한 것은 언론의 역할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언급했듯이 언론은 그 어떤 힘에도 굴복해서는 안된다. 자기만의 시선으로 책임감을 갖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를 해야 하는 것이 언론인데, 언젠가부터 언론은 수많은 권력이 좌지우지되고 있다. 무조건 언론 보도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문제가 있다. 비판적인 시선은 우리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태도이고, 객관적인 보도는 언론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태도이다. 언론이 대중을 우롱하는 시대를 언제쯤이면 벗어날 수 있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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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직업 문학과지성 시인선 392
박정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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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혹은 여행의 삶, 희미한 공기처럼 세계의 골목을 떠돌다 끝내 집으로 돌아가지 않은 채 죽으려 했던 나의 꿈이. 이렇게 상처입은 짐승처럼 내면의 푸른 기억을 찍어나가는 새벽이면 가장 먼 곳에서 반짝이며 나를 부르는 골수분자 같은 삶. 질기고도 비린 유전자의 집. 나는 유령이었고 사는 동안 나는 끝내 유령일 테지만

 

새벽 네 시 나는 드디어 나아게 갇힌다. 봉쇄 수도원. 그러니까 이건 실제적인 것이다. 

 

p.16  -[봉쇄 수도원] 부분

 

눈 쌓인 길 위에 난 바퀴 바퀴 자국이 티베트 독립운동사처럼 외롭다

 

가끔은 격렬해도 좋을 텐데 자기 머리통에다 확 불꽃을 그어버리는 저 한 마리의 성냥처럼 꿈꾸는 것들은 그들만의 꿈꾸는 속도로 그렇게 화악 달려가도 좋을 텐데. 모터사이클은 이십 킬로미터 속도로 툴툴거리며 상원사에서 월정사까지의 길을 그렇게 내려온다

 

p.139  -[선禪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부분

 

 

박정대, <삶이라는 직업> 中

 

 

+) 몇 년 전이었더라. 박정대의 시집만을 따로 모아서 몇 번을 다시 읽었던 기억이 난다. 박정대의 시를 읽을 때마다 나는 왜 겨울이라는 계절이 떠오르는 것일까. 그의 시집은 어쩐지 쓸쓸하고 고독하다. 그런데 또 그 이면에는 체 게바라가 간직했던 열정 같은 것이 숨어 있다. 내가 감히 체 게바라를 언급하는 것은 이번 시집에서도 역시 작가는 체에 대한 맹목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정대의 이번 시집에 실린 시들은 대부분 단상이라고 오해할 여지가 충분하다. 물론 시인이 시상의 끈을 놓지 않고 적어 내려갔겠으나, 독자로서 일관성을 갖고 한 편의 시를 읽기에는 인내심을 요구한다. 그의 시를 읽을 때 수도없이 튀어나오는 '고유명사들'에 대한 이해와 인내가 필요하다. 그것들을 무시하고 읽으면 시는 철저히 이기적일 수 밖에 없다. 작가 위주의 이기적인 시거나, 독자 위주의 이기적인 시거나.

 

이번 시집을 읽으면서 나는 그가 좀 더 방황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아니 여전히 그는 눈송이같은 사람이구나 싶었다. 박정대의 시에서는 어디에도 안주하지 않고 떠도는 사람의 자유와 그에 버금가는 고독이 느껴진다. 공중에서 부유하고 있다가 땅에 내려앉으면 순식간에 사라지는 눈송이처럼 말이다.

 

가슴에 와 닿는 구절이 많은 만큼, 사족들도 제법 있지 않나 싶다. 작가들에게 감히 독자와의 소통을 강요할 순 없겠지만, 독자에 대한 배려를 부탁할 수는 있지 않을까. 나는 그가 더 많은 독자들을 위해 그가 명명하고 가르키는 것들에 대한 사소한 설명 정도를 덧붙여주길 바란다. 그런데 그것이 시인에게 너무 큰 부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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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탕달의 연애론 - 새롭게 쓰는
스탕달 지음, 권지현 옮김 / 삼성출판사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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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언제나 자신의 장점은 과소 평가하고 상대방의 친절을 과대 평가하게 만든다.

p.79 

 

현재의 불행 속에서 행복했던 과거를 돌아보는 것보다 더 큰 슬픔은 없다.

p.90  - 단테, <프란체스카>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을 보고 즐기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 착각의 장막은 스스로 걷힌다. 대답 없는 사랑은 오래지 않아 지칠 수 밖에 없다.

p.116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게 하던 사람을 잊는 것이 그토록 어려운 것은 지치지 않는 상상력 때문이다. 끊임없이 상대를 떠올리고 미화하는 것이 열정의 노예가 된 상상력의 주술이다.

p.236

 

 

스탕달, <스탕달의 연애론> 中

 

 

+) 이 책은 스탕달이 1822년에 발표한 글이다. 책을 읽으면서 요즘 젊은 사람들의 사랑에도 매우 잘 적용이 되기에, 언제적 글인가 궁금했는데. 자료를 찾아보고 깜짝 놀랐다. 정말 19세기의 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실적으로 사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추상적인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냉철하게 판단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또한 남녀의 생각이 차이, 시각의 차이, 사랑에 대한 태도의 차이까지 저자는 훤히 꿰뚫고 있다. 당시에는 굉장이 파격적인 책이 아니었을까 싶다.  보인이 직접 연애를 하면서 겪은 것들, 그리고 타인을 관찰한 것들을 열거하며 사랑과 연애에 대해 정리하고 있다. 사랑에 대한 조언이자 새로운 사랑을 찾기 전에 읽으면 도움이 될 만한 글이다.

 

아, 물론 현재 사랑하고 있는 연인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어찌 몇 백년이 지나도 남녀의 차이는 이렇게 두드러지나 모르겠다. 남자라는 동물과 여자라는 동물이 다르듯, 사랑에 대한 그들의 태도도 다르다. 사랑을 하며 괴로움보다 더 많은 행복을 느끼고 싶다면, 사랑의 방식을 알려주는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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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서재 - 그리고 그들은 누군가의 책이 되었다
한정원 지음, 전영건 사진 / 행성B(행성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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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능력, 다시 말해 수학 능력을 키우기 위해 제일 좋은 건 책을 읽는 겁니다. 그게 제일 확실하고 쉬운 방법이에요. 독서가 취미라고 하는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독서는 취미라고 할 수 없습니다. 독서는 일입니다. 독서는 전략이고 독서는 치열한 삶의 현장입니다."

p.56  - 최재천 

 

"글을 쓰는 것이 사람을 스스로 귀하게 만드나요?"


"그렇지. 글을 쓰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글쓰기를 통해서 이 세상의 모든 사물들이 귀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거야. 왜냐하면 세상을 자세히 보아야 글을 쓸 수 있거든. 자세히 본 것을 쓰다 보면 더운 자세히 보여. 그러면 급속도로 발전이 되지. 정신적으로 풍요해지는 거야. 글쓰기가 중요한 이유는 세상 사람들에게 드러나는 모든 것이 글이기 때문이야. 자기 분야에서 앞서가는 사람들은 모두 글을 써. 글을 쓰기 때문에 앞서가는 거야. 글쓰기란 세상을 보는 눈을 갖게 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힘을 주지."

p.115  - 김용택

 

"분노를 가지고 살아야 해요. 자기가 다스릴 수 있는 분노가 있지 않으면 부패하게 되니까 부패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기가 다스릴 수 있는 나름대로의 분노를 품고 있는 게 중요해요. 요즘 젊은이들은 분노가 없는 것 같아요. 모든 걸 쉽게 해결할 수 있어서 그런지 욕망을 배출하는 게 너무 쉬운 세대로 보여요. 분노라는 것은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이 억압되고 배출이 되지 않을 때 나타나는 현상인데, 그게 없으니 스스로 부패하고 나아가 타락하기도 해요. 어떠한 분노든 분노를 가지고 사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p.309  - 승효상

 

"사라지는 건 운명이에요. 그 생각의 유효기간이 거기까지인거죠. 사라지지 않고 제 머리에 남아 있으면 작품이 되는 거고 아니면 아닌 거죠. 그걸 부여잡으려고 하는 순간 글 쓰는게 고통스러워져요.

 

가는 건 가게 내버려둬야 해요. 그래야 사는게 즐겁죠."

p.369  -장진

 

 

한정원, <지식인의 서재> 中

 

 

+) 이 책은 이 시대 지식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서재를 방문하고 그들이 책을 좋아하게 된 과정과 그들이 책에 대해 지닌 생각들을 정리한 것이다. 분야별 지식인들이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책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또한 그들이 권하는 책 목록도 접할 수 있어서 앞으로 책읽기에 도움이 된다.

 

책을 너무 우위에 두어서도 안되고 너무 멀리 두어서도 안된다. 책은 가까이 곁에 두되, 벗처럼 정다울 땐 정답게, 잘못을 지적할 땐 무섭게 해야 한다. 한때 책에 대한 맹목적 믿음을 가지고 살았으나, 나는 이제 그렇지 않다. 책은 누군가의 생각에서 나온 것이므로 지식은 지식으로 받아들이고 비판해야 할 부분은 비판해야 한다.

 

이 책은 책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자신의 전공 분야와 다른 분야의 책을 좋아하는 지식인을 보면서, 나는 책이 얼마나 흥미롭고 매력적인 것인지 더 이해하게 되었다. 책읽기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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