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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정봉주 - 나는꼼수다 2라운드 쌩토크: 더 가벼운 정치로 공중부양
정봉주 지음 / 왕의서재 / 2011년 11월
평점 :
[나꼼수]의 주제는 분명하다. 숨겨진 정권의 의도를 찾아내는 것이다. 보수 언론이 왜곡하는 것, 감추고자 하는 것을 집요하게 찾아내 들춰내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과 함께 소통하는 것이다.
p.34
언론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권력으로부터도 독립해야 하지만 또 자본권력으로부터의 독립도 중요하다.
하버마스는 언론이 자본의 논리에 좌우되면서 본래의 의미를 잃었다고 분석했다. 언론이 만드는 공론의 장에서 시민은 배제되고 언론 스스로 권력이 된 것은 바로 자본권력의 힘 때문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자본권력의 논리에 좌우되는 언론은 더 이상 시민이 요구하는 언론이 아니라는 것이다.
p.57
민주주의를 지켜왔던 사람들이 공통으로 착각하는 것이 '민주주의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믿음이다. 하지만 역사상 탄압에 가장 취약하고 쉽게 무너지는 제도가 민주주의였다. 독재 권력의 강력한 탄압을 받게 되면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닌 사람들은 침묵하거나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독재자를 지지하는 쪽으로 선회한다. 무관심과 외면 속에 민주주의는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p.150
자신들만 깨어있다는 알량한 생각을 깨고 갇혀 있는 진보의 도그마도 깨고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 진보가 살아야 국민 다수가 편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
p.170
정봉주, <달려라 정봉주> 中
+) 처음 '나는 꼼수다'라는 프로그램을 들었을 때, 나는 그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비속어를 남발하며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그건 첫느낌일 뿐이었다. 오래도록 나꼼수를 들으면서 생각이 좀 바뀌었다. 적어도 이 사람들이 이런 무거운 것들을 다루기까지 얼마나 많은 자료 조사를 했을 것이며, 얼마나 많은 위협과 질투를 받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정봉주 전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극단적인 느낌이었다. 굉장히 싫었다가 굉장히 좋았다가. 혹은 일부분은 굉장히 좋고 일부분은 굉장히 싫은. 어쨌든 이 책은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감옥에 들어가기 전에 발간되었다. 책에도 실려 있는 BBk 관련 논의때문에 그는 감옥에 가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의 캐릭터를 충분히 살리고 있다. 저자 본인의 정치 입문기를 비롯하여, 현 정권의 숨겨진 이면을 파헤친다. 비슷한 내용의 반복 같기도 하지만, 그거야 어차피 모든 책이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치뤄야 하는 대가이니 너그럽게 넘어가주자. 그리 무겁게만 볼 책은 아니다. 정치, 사회 분야의 현재 시점을 돌아보며, 한 사람의 정치인의 삶을 엿보는 책이라고 이해하자.
중요한 것은 언론의 역할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언급했듯이 언론은 그 어떤 힘에도 굴복해서는 안된다. 자기만의 시선으로 책임감을 갖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를 해야 하는 것이 언론인데, 언젠가부터 언론은 수많은 권력이 좌지우지되고 있다. 무조건 언론 보도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문제가 있다. 비판적인 시선은 우리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태도이고, 객관적인 보도는 언론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태도이다. 언론이 대중을 우롱하는 시대를 언제쯤이면 벗어날 수 있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