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삶의 언어가 될 때 - 고요히 나를 회복하는 필사의 시간
김종원 지음 / 큰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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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햇빛에 비치면 먼지도 빛난다.

그대, 아름다운 시선을 유지하라.

신도 절망하는 곳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p.40 -괴테

일상이 가장 위대한 자산이다.

이 세상 어떤 것도 내가 누리는 오늘 이 시간보다

더 비싸거나 귀중하지 않다.

내가 반복하는 것이 나를 증명한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매일 자기 자신이 반복하는 것을 기쁜 마음으로 즐기는 사람이다.

p.44 -괴테

(오늘의 필사)

아무리 최악의 상황이라고 해도

내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믿는 동안에는

여전히 그걸 해낼 가능성이 존재한다.

p.68

바보와 현명한 자들은 우리 삶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

가장 위험한 사람들은 바로

어중간한 바보와 어중간하게 현명한 사람들이다.

-괴테

(오늘의 질문) 나는 물음표가 있는 하루를 살고 있는가?

pp.88~89

(오늘의 필사)

작가라는 명사를 가지려면

글쓰기라는 동사를 실천해야 한다.

동사를 품에 안으면,

명사는 저절로 따라온다.

p.98

한낮의 빛이 어둠의 깊이를 어찌 알 수 있겠는가.

악인에게는 자신을 증오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pp.116~118 -니체

나를 파괴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나를 강하게 만들 뿐이다.

네 운명을 사랑하라.

p.124 -니체

(오늘의 필사)

세상은 해석하는 자의 몫이다.

해석한 만큼 더 큰 세상을 볼 수 있다.

모두가 같은 것을 바라보지만

모두가 같은 것을 발견하는 건 아니다.

p.176

(오늘의 필사)

삶은 두려움의 연속이다.

수많은 날을 살았어도

오늘은 누구에게나 처음이기 때문이다.

p.180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늘 침묵해야 한다.

진짜 어른에게 나이가 든다는 건

자신의 언어를 정밀하고 세련되게 다듬는 과정이다.

pp.216~218 -비트겐슈타인

김종원, <철학이 삶의 언어가 될 때> 中

+) 이 책은 삶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인생의 이치와 지혜를 철학자 괴테, 니체, 비트겐슈타인의 말을 바탕으로 전하고 있다.

인생의 방황기와 고통 속에서도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는 괴테의 신념,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의 운명을 사랑하고 용기 있게 수용하라는 니체의 마인드, 자기만의 언어가 자기의 생을 만들고 이끌어간다는 비트겐슈타인의 생각을 담은 책이다.

'고요히 나를 회복하는 필사의 시간'이라는 부제에서도 드러나듯 책은 '철학자의 말, 오늘의 필사, 오늘의 질문' 3단 구성으로 구조화되어 있다.

저자는 철학자의 말로 하루의 시작을 열고, 그와 더불어 우리가 사유할 수 있는 문장을 필사의 시간으로 이어간다. 그리고 한 문장의 질문으로 우리가 우리의 현실에 다가가도록 돕는다.

철학자의 말에서 저자의 인문학적 접근으로 이어져 우리 스스로의 내면과 삶을 돌아보는 순간을 마련해 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철학자의 말과 저자의 조언이 책의 왼쪽에 있다면, 독자가 필사하는 공간은 오른쪽에 마련되어 있다. 또 필사하기 편하도록 책을 잘 펼쳐지게 엮고 있어서 독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따뜻하게 와닿는다.

하루 한 쪽씩, 혹은 일주일에 한두 쪽씩 필사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괴테, 니체, 비트겐슈타인 순으로 구성되었으나 독자가 읽고 싶은 순서로 필사를 해도 괜찮다고 느낀다.

이 책에 수록된 세 철학자의 말을 읽으며 그들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 이런 말을 어떤 상황에서 했을지, 어떤 책에 기록되어 있는지, 그들의 인생은 어땠는지 등 호기심이 생긴다.

또한 저자의 인문학적이고 철학적인 조언이 지난 삶을 돌아보며 삶을 재정비하고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필사하며 철학자의 말과 저자의 조언이 어우러져 내면에 깊이 새길 수 있다.

그러면서 오늘의 질문을 통해 자기 자신과 스스로의 생, 그 삶을 대하는 태도 등도 성찰할 수 있다. 필사하는 시간만큼 자신에게 던진 질문에 답을 찾는 시간도 소중하다는 걸 알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손으로 필사하기 편하도록 독자를 배려해 책을 편집한 이들의 정성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그 따뜻한 마음에서도 철학이 삶으로 녹아들고 있다는 걸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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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김치 김백치 웅진 우리그림책 146
심보영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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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다 왔다!"

"차례차례 내리 생강!"

드디어 배추들이 김치 공장에 도착했어요.

♪ 소금산의 소금으로 ♬

"어디 가는 거야?"

"몰라."

♩ 백김치가 될 거야 ♬

"뭐라고?"

"이제 백김치 끝!"

고추들의 분주한 발소리가 가득한 이곳은 김치 공장.

싱싱하고 튼튼한 배추를 골라 김치로 만드는 곳이에요.

김백치도 이제 훌륭한 매콤 김치가 될 거예요.

"아....... 앗!"

엇, 김백치는 또 어딜 가는 걸까요?

쿨......

폴짝

뾰로롱!

너의 우주를 응원해!

심보영 그림책, <백김치 김백치> 中

+) 이 책은 유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그림책이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큼 예쁘고 화사한 색감의 그림들이 가득해서 우선 손이 가는 책이다.

소금산에 눈부시게 하얀 소금이 솔솔 내리는 날, '김백치'는 다른 배추들과 함께 김치가 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백김치가 되고 싶은 김백치는 여행하는 기분으로 기차를 타고 김치 공장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김치 공장의 시스템은 구조적이라 고추들의 지휘에 따라 여러 종류의 김치로 만들어지게 된다.

김백치는 울긋불긋한 매콤 김치 될 뻔했으나 폴짝 탈출하고, 바짝 말린 우거지 시래기도 될 뻔했으나 데루르르 탈출하며, 꿋꿋하게 자기만의 길을 걷는다.

그 과정에서 알싸한 마늘도 만나고, 재빠른 고추도 만나고, 머리 자르기 싫어하는 무도 만나고, 김백치 닮은 유령과 외계인도 만난다.

이 그림책은 어른들이 읽어줄 때 구연동화하듯 생생하게 읽으면 한 편의 애니메이션처럼 아이들의 동심을 즐겁게 만들어 줄 수 있다.

백김치가 되고 싶었던 김백치가 자기만의 길을 찾아 떠나는 과정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몰라도 찾아가는 여정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다.

또 그 길에서 당황스럽거나 어려운 상황을 겪어도 그 또한 새로운 경험으로 여기고, 용감하고 씩씩하게 길을 걸으면 자기가 원하는 걸 할 수 있다고 가르쳐준다.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는 어른들에게도 따뜻한 용기를 북돋아준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르더라도 여러 길을 걷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 좋은 기회가 온다는 걸 알려준다.

그리고 그림책에 배추, 김치, 양파, 무, 고추 등의 캐릭터가 귀엽고 발랄하며 똘망똘망하게 그려져 있어서 읽는 재미가 있다.

또한 아이들에게 식탁 위 김치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떤 종류의 김치가 있는지 등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고 본다.

이 책을 몇 번 보면서 "더 멀리 가보자!"는 김백치의 목소리가 내면에 울리는 듯했다. 우리는 한 번쯤 생각만 했을 그 일을 김백치는 멋지게 해냈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며 스스로에게도 저런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낯선 상황이 두려워도 한 걸음 뗄 용기를, 이 그림책에서 배운 것 같아 마음이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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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 나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어요
베네데타 산티니 지음, 박건우 옮김 / 데이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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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우리 자신을 잘 알지 못할수록,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하는 말에 더 쉽게 휘둘리게 됩니다.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우리 자신에 대한 진실을 아는 것입니다.

우리가 직접 그들이 그 불꽃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죠.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개념을 '자기표현'이라고 부릅니다. 즉,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이미지를 우리의 행동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분명히 해 둘 점은, 우리 자신의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건강한 반응이라는 사실입니다.

pp.24~25 [탈레스]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앎이란 시간을 통해 성숙된 깊은 깨달음, 개인적인 변화와 발전을 통해 얻어지는 '실존적 앎'입니다. 무언가를 진정으로 안다는 것은 단순히 몇 가지 지식을 흡수하는 것을 넘어, 때로는 고통스럽게 자신의 기존 확신들이 무너져 내리는 경험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p.54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가 말했듯이, 탐구 없는 삶은 살 가치가 없는 삶입니다.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도달해야 할 목적지가 아니라, 그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탐구의 과정 그 자체입니다. 해답이 아니라 질문 그 자체인 것이죠. 감히 탐구를 시작할 용기를 낸 사람이라면, 누구든 자신의 삶이 헛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p.87 [플라톤]

"자네가 없는 사람을 채찍질한다고 상상해 보게. 채찍을 이리저리 휘두르겠지만, 결국 허공만 가를 뿐일세. 없는 사람을 채찍질하는 것은 허공에 채찍질하는 것과 같고, 누군가의 등 뒤에서 험담하는 것은 허공에 대고 말하는 것과 같네. 자네가 없을 때 자네를 채찍질하는 사람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네. 그는 자네에게 아무런 해도 끼칠 수 없으니까. 마치 등 뒤에서 남의 말을 할 만큼 비겁한 사람이 그러하듯이 말일세."

p.112 [아리스토텔레스]

그에 따르면, 우리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우리에게 일어나는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그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 하는 방식입니다. 만약 우리가 어떤 사건에 부여하는 의미가 바뀐다면, 그 사건에 대한 우리의 감정 또한 바뀔 것이라는 말입니다.

p.143 [세네카]

우리는 보통 도망치는 사람을 겁쟁이라고 생각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회피라는 심리적 메커니즘은 그 자체로 비난받아야 할 것이 아니라, 먼저 이해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가 왜 그토록 두려워했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p.178 [피히테]

쇼펜하우어에 따르면, 고독은 우리에게 두 가지 귀한 선물을 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완전히 우리 자신이 될 수 있는 자유이고, 두 번째는 한 사람의 진정한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척도입니다.

가치가 별 볼 일 없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피하기 위해 고독을 피할 것이고, 자신의 생각을 지탱할 수 있는 사람은 고독 또한 견뎌낼 수 있을 것이며, 마지막으로 내면의 풍요로움이 위대한 사람은 자신 안에 있는 것을 즐기기 위해 고독을 찾을 것입니다.

pp.231~232 [쇼펜하우어]

개선으로 나아가는 길은 결코 직선적이지 않습니다. 그 길은 수많은 퇴보, 혹은 더 정확히 말해 '회귀'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젊은 영혼이여, 그대의 삶을 되돌아보고 물어보라. 지금까지 무엇을 진정으로 사랑했는가, 무엇이 그대를 그토록 끌어당겼는가, 무엇이 그대를 지배했고 동시에 그대를 행복하게 만들었는가?'

pp.276~278 [니체]

베네데타 산티니, <플라톤, 나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어요> 中

+) 이 책은 심리학자인 저자가 여러 요인에 시달려 마음이 아픈 현대인들을 위해, 철학과 심리학의 다리를 연결해 위안을 건네는 교양서이다.

이 책에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부터 근대 철학자까지 총 8명의 철학자들이 등장한다. 그들에 얽힌 이야기와 주요 사상을 삽화 형식의 사연과 저자의 심리학적 풀이로 정리하고 있다.

저자는 '탈레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세네카, 피히테, 쇼펜하우어, 니체'의 철학을 바탕으로 우리가 겪고 있는 내적 혼란과 고통에 한 걸음 다가선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마음, 사랑의 진정한 정의, 상실의 고통과 죽음의 의미, 걱정과 불안의 연속성, 분노와 부조리함의 원인, 고독을 수용하는 방법, 자기 자신에 대한 올바른 이해 등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각각의 철학자에 얽힌 사연을 싣고, 그 철학자의 주요 사상이 현대인의 심리적 불안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어서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다.

철학 사상을 어려워하고 낯설어 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깊이가 느껴지는 심리학 책인데 흥미롭게 구성해서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불안, 고독, 타인, 자아, 사랑, 죽음 등의 말들이 곁에 맴돌아 지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심리학적 불안의 뿌리는 물론 자기 내면을 천천히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될 듯하다.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읽은 책이기에 이 책을 어떤 갈래로 설명해야 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 책은 교양 철학서, 교양 심리학서, 인문교양서, 인문 에세이, 심리학 에세이 등에 모두 어울린다고 느낀다.

심리학 서적은 문제만큼 해결책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 책은 문제가 진짜 문제는 맞는지, 해결법이 정말 필요한 건지, 내적 불안을 어떻게 수용해야 하는지 등을 지혜롭게 알려주고 있어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철학과 심리학의 다리를 이어 현대인이 겪는 심리적 방황에 위로와 응원의 길을 터주는 이런 책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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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개인이 되자 - 내향인의 번아웃 해결책
진민영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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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살아야 할 이유가 분명한 사람은 자신의 필요가 분명한 사람이다. 그리고 이 필요는 타인의 삶에 기여함으로써 만들어진다.

나로 인해 누군가의 삶이 변했거나 타인의 하루에 행복을 더했다면, 단 한 사람에게라도 나는 꼭 필요한 존재가 된다. 이는 자신을 지탱하는 가장 확실한 이유가 된다.

자존감 결여의 가장 큰 원인은 스스로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p.25

자신을 위해 사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스스로의 삶을 오직 자기 자신으로 채우는 것이 스스로를 위해 사는 올바른 방법은 아니다. 자신을 위해 사는 방법은 역설적이게도 타인을 위해 사는 것이다.

'나'로 채울 수 있는 마음의 여유에는 한계가 있다. 그 이상은 타인과 사회, 세상을 위한 자리들이다.

봉사와 기여는 자기 자신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만든다.

자신을 존중할 수가 없다면 스스로를 존중하고 싶은 이유가 왜 없는지 물어야 한다.

pp.28~30

몸에 지닌 물건이 잡다하면 걸을 때 불편하고, 무거운 가방은 짐스럽게 여겨진다. 몸이 힘들면 분노의 허들도 낮아진다. 사소한 일에도 기분이 상하고 별것 아닌 일에도 견디지 못하는 뾰족한 사람이 된다.

몸이 가볍고 손도 자유로우면 무엇 하나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 날에도 관용을 베풀 수 있는 넉넉한 사람이 된다.

pp.71~72

인간의 몸만큼 삶의 활력을 투명하게 증명하는 존재가 없다. 활력 없는 삶은 가진 체력, 지구력, 탄력, 신체의 물리적 능력치를 좀처럼 쓸 기회가 없는, 즉 움직임이 부재한 삶이다. 에너지가 쌓이기만 하고 발산되지 않으면 건강한 인풋이 들어올 자리가 없어진다.

p.86

좋아하는 것을 감탄만 하는 것은 쓸쓸하다. 어설퍼도 괜찮으니 거침없이 미숙한 생산자가 되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객석이 아닌 무대에 올라보면 또 다른 세상이 보인다. 물질 소비만 했던 사람에게 경험 소비는 완벽한 신세계다.

pp.89~90

제발 스스로에게 관대하지 말자. 나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아야 한다. 과할 정도로 엄격하게 휴식과 충전을 의무화하자. 함께의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 혼자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한없이 시간을 내주자. 동시에, 내게 가장 잘 어울리는 함께의 형태도 공부하자.

p.110

새해가 되면 완벽히 다른 사람이 되겠다는 가혹한 결심을 하기보다, 작년 한 해 수고할 만큼 수고한 자신의 등을 토닥토닥 말없이 두드리며 새해에는 조금 더 천천히 느슨히 걸어보자는 말을 건네는 건 어떨까.

장대한 버킷 리스트 대신 더하고 싶은 열 가지와 줄이고 싶은 열 가지 리스트를 만들어보라. 소심하고 하찮은 변화도 촘촘하게 쌓이면 성장과 성취로 이어진다.

p.119

불안은 형체가 없지만 불안을 자극하는 것들은 분명한 형체가 있다.

불안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은 내 안에서 나오지 않는다.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내가 선택하고 조성한 환경, 공간, 시간에서 나온다.

pp.147~149

진민영, <행복한 개인이 되자> 中

+) 이 책은 행복한 개인이 되기 위해 무엇을 더 할 수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덜 해야 하는지 일상의 방향을 잡아주는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내향인의 번아웃 해결책'을 부제로 선택했다. 이는 내향인의 관점과 번아웃을 경험한 이들의 시선 모두를 집중하게 만드는 말이다.

어떤 이유에서건 번아웃을 경험하며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그들이 그 상황을 무사히 지나가기 위해 어떤 방법들을 시도하면 좋은지 설명해 준다.

또 인간관계에서 내향인으로서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언급하고, 사람 사이에서 애쓰는 내향인들에게 위로의 목소리와 함께 생활의 길잡이가 되어준다.

자존감이 낮아 사는 게 무의미할 때, 자신감이 떨어져 힘들 때, 열심히 살면서도 공허하고 허무할 때, 상처를 주고받는 관계에 지칠 때, 적성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릴 때, 이유가 있어도 혹은 없어도 불안할 때 등의 순간에 저자는 주목한다.

저자는 어떤 단상에서도 본인이 겪으며 느꼈던 감정들을 떠올리고 그때의 선택과 결과를 생각한다. 그리고 상황별로 솔직한 모습과 감정을 표현하며 독자들이 미리 알아두면 좋을 삶의 지혜를 전달한다.

저자의 삶에서 '균형'이란 객관적인 만큼 가치 있는 일이라는 걸 책을 볼수록 느낄 수 있다. 어떤 일과 관계에서도 저자는 우리가 스스로 균형을 잘 잡아야 흔들리는 시간이 적다는 것을 강조한다.

어려움을 먼저 겪은 인생 선배로서 인간관계와, 자기 자신의 정체성, 일상에서의 불안, 자신감과 자존감에 대한 고민 등을 진지하게 살펴보며 위안과 위로는 물론 지혜로운 조언을 덧붙이는 책이다.

문장 하나하나에서 저자의 확고한 입장과 단호한 생각이 느껴진다. 이는 몸소 체험한 시행착오의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본다.

번아웃을 겪으며 지친 사람들, 내향인으로서 사회생활하는 게 힘든 사람들, 불안을 넘어 평온한 일상을 찾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작지만 단단하고 알찬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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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툭, 말을 걸었다
이해일 지음 / 좋은땅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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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요즘은 음악도, 영화도, 책도 모두 클라우드 속에 있다. 기억이 아니라 '저장 용량'을 걱정하는 시대. 내가 직접 고르고 다듬던 취향의 흔적은 희미해지고, 이제는 알고리즘이 대신 내 마음을 예측한다.

그럴 때면 문득, 예전의 불편함이 그리워진다. 좋아하는 해외 가수의 음반을 찾아 서울의 거리들을 돌아다니며 느꼈던 그 설렘, 낡은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 비디오 가게의 진열대를 헤매던 시간. 그렇게 손끝으로 겪은 수고와 기다림이야말로, 내가 무언가를 진심으로 아꼈다는 증표였던 시절이다.

pp.38~39

어쩌면 우리가 불편해하는 건 그 사람이 이상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성격이 괴팍해서가 아니라, 그가 놓인 역할과 상황 속에서 다른 면이 드러났기 때문일지도 몰라.

사람은 누구나 맡은 역할에 따라, 마주한 순간에 따라 다른 얼굴을 꺼내 보이니까. 그러니 이렇게 생각해 본다. 다른 모습으로, 다른 자리에서 만났더라면 지금 느끼는 감정은 조금 더 따뜻했을지도 모른다고. 그 사람 역시, 누군가에게는 참 다정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고.

p.47

친절하면 가볍게 여겨지고, 권위를 세우면 멀어지는 세상에서 위치가 올라갈수록 그 균형을 맞춘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된다. 리더십이란 결국 관계를 다루는 일이었고, 그 관계는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섬세했다.

p.67

나이가 든다는 건 감정의 강도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그 감정을 다루는 법을 조금 더 익혀 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나는, '어리니까'도 아니고 '어른이라서'도 아니라 그저 사람들이 기대하는 그 나잇값을 나도 모르게 따라가려 부단히 애쓰고 있는 것 같다.

p.123

젊음은 어느 순간 나이가 들었다고 저절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더는 젊다고 믿지 않을 때 비로소 사라지는 것인지도, 서른여섯의 오늘은, 지나가 버린 계절이 아니라 아직 내 곁에서 천천히 머무는 봄 같은 시간이었다.

p.143

내가 지금까지 '원인'이라고 여겨 온 것들이 사실은 결과를 향해 가는 하나의 경로는 아니었을까.

어쩌면 삶은 선택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는 게 아니라, 결국 비슷한 지점을 향해 흘러가는 강물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아직 오지 않은 결과에 매달리기보다, 지금 내 앞에 놓인 길 위에서 순간순간 진심을 다해 살아가려 한다.

p.171

어쩌면 나는, 상대의 사정보다 내가 배운 방식에 더 익숙했고, 그 익숙함 안에서 '옳음'을 만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물론 도리는 중요하다. 사람 사이에 배려와 존중을 나누는 좋은 틀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도리가 진짜 의미를 가지려면, 각자의 처지와 맥락도 함께 헤아릴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p.203

이해일, <하루가 툭, 말을 걸었다> 中

+) 이 책은 일상, 사람 사이, 가족, 나이 듦, 사회생활 등과 관련된 저자의 단상을 모은 에세이집이다. 저자가 30대 때부터 꾸준히 기록해온 일기 형식의 글들로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의 일상은 하루하루가 쌓여 만들어진다. 그 과정에서 겪고 느끼는 체험과 감정을 저자는 에세이로 풀어내고 있다.

오래도록 함께 한 가구와의 추억, 선후배 혹은 친구와의 만남, 부모님 그리고 누나와의 기억, 직장인으로서의 경험, 하루와 일상 그리고 순간에 대한 단상, 사람과 사람 사이에 대한 철학 등을 감성적인 문장으로 적었다.

음악을 만들며 글을 쓴다는 저자는 글로 다 담을 수 없는 감정을 선율에 담아 이 책에 QR 코드로 실어 두었다. 이는 눈과 귀로 감정을 공유할 수 있게 독자를 배려한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에세이집이니 꼭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다. 마음이 끌리는 부분부터 먼저 읽어도 괜찮다. 결국 한 권의 책을 다 읽으면 저자가 어떤 사고와 마음을 가진 사람인지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함께 나누는 기분이 드는 글들이었다. 30대부터 써온 글이 10년을 넘겼다고 하니, 저자의 나이 대가 어느 정도 짐작이 되고 그때의 감정에 공감한 책이었다.

어쩌면 이 책을 읽는 이들은 자기만의 사연과 경험에 따라 어느 한 편의 글에 깊이 공감할 수도 있으리라 본다. 그만큼 하루와 한순간의 감정을 일기처럼 담아낸 책이기 때문이다.

차분하고 잔잔한 어조가 에세이집으로서의 역할을 잘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간혹 운문 형식의 글도 보이는데, 시든 산문이든 저자의 마음을 진솔하게 엮은 책이라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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