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 나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어요
베네데타 산티니 지음, 박건우 옮김 / 데이원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우리 자신을 잘 알지 못할수록,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하는 말에 더 쉽게 휘둘리게 됩니다.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우리 자신에 대한 진실을 아는 것입니다.

우리가 직접 그들이 그 불꽃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죠.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개념을 '자기표현'이라고 부릅니다. 즉,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이미지를 우리의 행동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분명히 해 둘 점은, 우리 자신의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건강한 반응이라는 사실입니다.

pp.24~25 [탈레스]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앎이란 시간을 통해 성숙된 깊은 깨달음, 개인적인 변화와 발전을 통해 얻어지는 '실존적 앎'입니다. 무언가를 진정으로 안다는 것은 단순히 몇 가지 지식을 흡수하는 것을 넘어, 때로는 고통스럽게 자신의 기존 확신들이 무너져 내리는 경험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p.54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가 말했듯이, 탐구 없는 삶은 살 가치가 없는 삶입니다.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도달해야 할 목적지가 아니라, 그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탐구의 과정 그 자체입니다. 해답이 아니라 질문 그 자체인 것이죠. 감히 탐구를 시작할 용기를 낸 사람이라면, 누구든 자신의 삶이 헛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p.87 [플라톤]

"자네가 없는 사람을 채찍질한다고 상상해 보게. 채찍을 이리저리 휘두르겠지만, 결국 허공만 가를 뿐일세. 없는 사람을 채찍질하는 것은 허공에 채찍질하는 것과 같고, 누군가의 등 뒤에서 험담하는 것은 허공에 대고 말하는 것과 같네. 자네가 없을 때 자네를 채찍질하는 사람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네. 그는 자네에게 아무런 해도 끼칠 수 없으니까. 마치 등 뒤에서 남의 말을 할 만큼 비겁한 사람이 그러하듯이 말일세."

p.112 [아리스토텔레스]

그에 따르면, 우리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우리에게 일어나는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그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 하는 방식입니다. 만약 우리가 어떤 사건에 부여하는 의미가 바뀐다면, 그 사건에 대한 우리의 감정 또한 바뀔 것이라는 말입니다.

p.143 [세네카]

우리는 보통 도망치는 사람을 겁쟁이라고 생각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회피라는 심리적 메커니즘은 그 자체로 비난받아야 할 것이 아니라, 먼저 이해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가 왜 그토록 두려워했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p.178 [피히테]

쇼펜하우어에 따르면, 고독은 우리에게 두 가지 귀한 선물을 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완전히 우리 자신이 될 수 있는 자유이고, 두 번째는 한 사람의 진정한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척도입니다.

가치가 별 볼 일 없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피하기 위해 고독을 피할 것이고, 자신의 생각을 지탱할 수 있는 사람은 고독 또한 견뎌낼 수 있을 것이며, 마지막으로 내면의 풍요로움이 위대한 사람은 자신 안에 있는 것을 즐기기 위해 고독을 찾을 것입니다.

pp.231~232 [쇼펜하우어]

개선으로 나아가는 길은 결코 직선적이지 않습니다. 그 길은 수많은 퇴보, 혹은 더 정확히 말해 '회귀'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젊은 영혼이여, 그대의 삶을 되돌아보고 물어보라. 지금까지 무엇을 진정으로 사랑했는가, 무엇이 그대를 그토록 끌어당겼는가, 무엇이 그대를 지배했고 동시에 그대를 행복하게 만들었는가?'

pp.276~278 [니체]

베네데타 산티니, <플라톤, 나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어요> 中

+) 이 책은 심리학자인 저자가 여러 요인에 시달려 마음이 아픈 현대인들을 위해, 철학과 심리학의 다리를 연결해 위안을 건네는 교양서이다.

이 책에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부터 근대 철학자까지 총 8명의 철학자들이 등장한다. 그들에 얽힌 이야기와 주요 사상을 삽화 형식의 사연과 저자의 심리학적 풀이로 정리하고 있다.

저자는 '탈레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세네카, 피히테, 쇼펜하우어, 니체'의 철학을 바탕으로 우리가 겪고 있는 내적 혼란과 고통에 한 걸음 다가선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마음, 사랑의 진정한 정의, 상실의 고통과 죽음의 의미, 걱정과 불안의 연속성, 분노와 부조리함의 원인, 고독을 수용하는 방법, 자기 자신에 대한 올바른 이해 등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각각의 철학자에 얽힌 사연을 싣고, 그 철학자의 주요 사상이 현대인의 심리적 불안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어서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다.

철학 사상을 어려워하고 낯설어 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깊이가 느껴지는 심리학 책인데 흥미롭게 구성해서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불안, 고독, 타인, 자아, 사랑, 죽음 등의 말들이 곁에 맴돌아 지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심리학적 불안의 뿌리는 물론 자기 내면을 천천히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될 듯하다.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읽은 책이기에 이 책을 어떤 갈래로 설명해야 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 책은 교양 철학서, 교양 심리학서, 인문교양서, 인문 에세이, 심리학 에세이 등에 모두 어울린다고 느낀다.

심리학 서적은 문제만큼 해결책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 책은 문제가 진짜 문제는 맞는지, 해결법이 정말 필요한 건지, 내적 불안을 어떻게 수용해야 하는지 등을 지혜롭게 알려주고 있어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철학과 심리학의 다리를 이어 현대인이 겪는 심리적 방황에 위로와 응원의 길을 터주는 이런 책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