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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김치 김백치 ㅣ 웅진 우리그림책 146
심보영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11월
평점 :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다 왔다!"
"차례차례 내리 생강!"
드디어 배추들이 김치 공장에 도착했어요.
♪ 소금산의 소금으로 ♬
"어디 가는 거야?"
"몰라."
♩ 백김치가 될 거야 ♬
"뭐라고?"
"이제 백김치 끝!"
고추들의 분주한 발소리가 가득한 이곳은 김치 공장.
싱싱하고 튼튼한 배추를 골라 김치로 만드는 곳이에요.
김백치도 이제 훌륭한 매콤 김치가 될 거예요.
"아....... 앗!"
엇, 김백치는 또 어딜 가는 걸까요?
쿨......
폴짝
뾰로롱!
너의 우주를 응원해!
심보영 그림책, <백김치 김백치> 中
+) 이 책은 유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그림책이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큼 예쁘고 화사한 색감의 그림들이 가득해서 우선 손이 가는 책이다.
소금산에 눈부시게 하얀 소금이 솔솔 내리는 날, '김백치'는 다른 배추들과 함께 김치가 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백김치가 되고 싶은 김백치는 여행하는 기분으로 기차를 타고 김치 공장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김치 공장의 시스템은 구조적이라 고추들의 지휘에 따라 여러 종류의 김치로 만들어지게 된다.
김백치는 울긋불긋한 매콤 김치 될 뻔했으나 폴짝 탈출하고, 바짝 말린 우거지 시래기도 될 뻔했으나 데루르르 탈출하며, 꿋꿋하게 자기만의 길을 걷는다.
그 과정에서 알싸한 마늘도 만나고, 재빠른 고추도 만나고, 머리 자르기 싫어하는 무도 만나고, 김백치 닮은 유령과 외계인도 만난다.
이 그림책은 어른들이 읽어줄 때 구연동화하듯 생생하게 읽으면 한 편의 애니메이션처럼 아이들의 동심을 즐겁게 만들어 줄 수 있다.
백김치가 되고 싶었던 김백치가 자기만의 길을 찾아 떠나는 과정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몰라도 찾아가는 여정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다.
또 그 길에서 당황스럽거나 어려운 상황을 겪어도 그 또한 새로운 경험으로 여기고, 용감하고 씩씩하게 길을 걸으면 자기가 원하는 걸 할 수 있다고 가르쳐준다.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는 어른들에게도 따뜻한 용기를 북돋아준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르더라도 여러 길을 걷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 좋은 기회가 온다는 걸 알려준다.
그리고 그림책에 배추, 김치, 양파, 무, 고추 등의 캐릭터가 귀엽고 발랄하며 똘망똘망하게 그려져 있어서 읽는 재미가 있다.
또한 아이들에게 식탁 위 김치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떤 종류의 김치가 있는지 등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고 본다.
이 책을 몇 번 보면서 "더 멀리 가보자!"는 김백치의 목소리가 내면에 울리는 듯했다. 우리는 한 번쯤 생각만 했을 그 일을 김백치는 멋지게 해냈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며 스스로에게도 저런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낯선 상황이 두려워도 한 걸음 뗄 용기를, 이 그림책에서 배운 것 같아 마음이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