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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랑새 ㅣ 네버랜드 클래식 48
 모리스 마테를링크 지음, 허버트 포즈 그림, 김주경 옮김 / 시공주니어 / 2015년 6월
 평점 :  
     
 
        
            
            
            
            
            
            
            
틸틸  :  그럼요, 할머니. 저는 감춰져 있는 것만 아니면 뭐든 잘 볼 수 있어요.
 요술쟁이 할머니  :  무엇이든 새로운 눈으로 본다는 게 중요해! 인간이란 참 묘한 존재들이란다. 요술쟁이들이 죽은 뒤로 인간은 제대로 보질 못해. 게다가 자기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의심조차 안 하지.
17%
 요술쟁이 할머니  :  그분들은 너희 추억 속에 살아 있으니 돌아가셨다고 할 수는 없지. 인간들은 이 비밀을 몰라. 뭐, 원래 인간은 아는 게 별로 없긴 하지만. 너희는 다이아몬드 덕분에 중요한 진실을 알게 될 거야. 죽은 사람들도 우리가 추억하는 동안은 세상에 있을 때처럼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는 걸 말이다. 
28%
 할아버지  :  그러게. 하기야 우리가 살아 있을 때도 그랬지. 살아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어리석어서 저세상 일에 대해서는 전혀 이야기를 하지 않거든.
 틸틸  :  할아버지, 할머니는 늘 주세요?
 할아버지  :  그래, 꽤 많은 시간을 자면서 보낸단다. 살아 있는 사람들이 우리를 생각해주면 그제야 깨어나지. 그러니까 그때만을 기다리며 잠을 자는 거란다. 얘들아, 삶을 다 끝낸 뒤에 잠을 자는 건 참 좋은 일이더구나. 하지만 가끔씩 깨어나는 것도 유쾌한 일이지.....
 할아버지  :  뭐라고? 아니, 그게 무슨 말이냐? 세상 사람들은 정말 멍청해!
 틸틸  :  할아버지, 이곳은 지낼 만하세요?
 할아버지  :  물론이지. 썩 괜찮은 곳이야. 괜찮고말고! 사람들이 기도만 좀 더 해준다면......
31%
 행복  :  틸틸! 너희 집은 문이랑 창문이 터질 정도로 행복으로 가득 차 있어! 우리는 늘 웃고 노래하지. 우리가 샘솟듯이 만들어 내는 즐거움 때문에 벽까지 춤추고 지붕까지 들썩거릴 정도라니까! 단지 네가 그걸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는 거지...... 앞으로는 우리에게 좀 더 관심을 기울여 주면 좋겠어! 그러다 보면 더 고귀하고 고상한 행복들을 만나게 될 거야. 이제 집에 돌아가면 행복들을 훨씬 쉽게 알아볼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언젠가는 네 미소로 그들을 격려하고, 상냥하게 감사의 말을 전할 줄도 알게 될 거야. 그들은 네 삶이 보다 경쾌하고 즐거워지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줄 테니까. 
 행복  :  그럼. 어떤 집에서든, 인간들이 보려고만 하면 일요일처럼 즐거운 행복을 날마다 볼 수 있어. 
70%
 모성애  :  물론이지. 난 더 이상 늙지 않으니까. 게다가 여기서 지내는 하루하루는 내게 힘과 젊음과 행복을 가져다준단다. 너희의 미소가 나를 한 살씩 젊어지게 해. 집에서는 그런 것이 보이지 않지만 여기에서는 똑똑히 보이단다. 그게 진실이야.
 틸틸  :  (놀라서 모성애를 잠시 바라보다 껴안고 입을 맞춘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옷은 뭐로 만든 거예요? 비단과 은? 아니면 진주예요?
 모성애  :  아니! 이것들은 너희가 주는 입맞춤과 눈길과 손길이란다. 아이들이 엄마에게 입을 맞출 때마다 달빛이나 햇빛이 옷에 더해지는 거야.
73%
 틸틸  :  아, 난 정말 행복해! 행복해, 행복해!
 미틸  :  나도! 나도 정말 행복해!
 아빠  :  내버려 둬.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어..... 뭐, 행복해지는 놀이라도 하는 모양이지.
97%
모리스 메테르링크, <파랑새> 中
+) 가난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틸틸과 미틸 남매에게 어느 날 요술쟁이 할머니가 찾아온다. 이 책은 요술쟁이 할머니의 부탁으로 파랑새를 찾아 떠나는 이들의 여정을 희곡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1900년도 초에 발표된 작품인데 환상적인 스토리가 요즘 작품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무엇보다 환상적이고 동화적인 이야기임에도 현실과의 연계성이 강해 더 흥미롭다. 
이 책을 읽으면 행복은 어디에나 있다는 것, 우리가 그 행복을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는 것, 또 그 행복을 누릴수록 우리 주변의 모든 존재들도 행복해진다는 것 등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파랑새를 찾는 과정에서 이들이 보게 되는 인간의 여러 모습은 우리를 반성하게 하고 인생을 새롭게 보는 관점을 선물하는 역할을 한다. 
이미 우리에게 가족이 된 반려견과 반려묘가 이 작품에서 의인화되어 친밀하게 등장하고, 우리랑 함께하는 존재들이 요정으로 나타나고, 인간 내면의 감정과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도 우화적으로 묘사한다. 
청소년들은 물론 어른들이 읽어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묘사하는 철학적인 내용들이 이해하기 쉽게 잘 형상화되어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읽을 수 있다. 
함께하는 이들을 사랑하는 마음, 떠난 이들을 추억하는 자세, 행복을 누리며 즐겁게 사는 태도, 그리고 현재에 감사하는 마음 등을 발견할 수 있는 따뜻한 책이었다. 
환상적이고 동화적인 내용의 희곡이니 연극으로 보아도 좋겠지만, 책으로 읽으니 인물이 처한 상황과 그들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어서 신비롭고 감동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