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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너도 이 시간을 기억하겠지 - 사춘기 아들과의 일상 대화
 오수아.최루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9월
 평점 :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엄마, 나 나갈게."
 "으잉? 15분인데?"
 "진아가 지금 나온다고 톡이 왔어!"
 현관 앞에서 거울을 보며 머리카락을 이리 뒤적 저리 뒤적이더니, '오늘 쫌 괜찮은데?'라며 혼잣말을 한다. 거울에서 씨익 웃어 보이기까지. 그 모습을 쳐다보는 나는 정말 아무런 감정이 없는데, 그저 사춘기려니 하고 있는데,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게 이런 건가?
 "엄마, 사랑해~ 나는 엄마밖에 없어! 다녀올게~"
pp.26~27
 썸 이야기 다섯 편을 볼 때, 아들의 감정 공유는 정체성 발달의 신호이며, '내 감정을 말해도 안전하다'는 경험은 평생의 관계 태도를 결정한다. 엄마의 반응 방식인 유머, 수용, 그리고 가이드의 세 박자 감정은 사춘기의 특징을 수용하되, 중심은 아이에게 두는 방식으로 자율성과 책임을 함께 키워 준다.
 관계적 정서 조절에서도 정서적 공감과 행동조절의 루틴은 유쾌한 반응 속에서도 공부 얘기, 자기관리 얘기가 자연스럽게 묻어나고 있다. 이는 전형적인 안정 애착의 예시다. 이처럼 사춘기에도 부모와 감정 공유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애착관계가 잘 형성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pp.32~33
 "나의 감정이 기울어짐을 느꼈다."
 "다른 날 같았으면, '오냐, 오냐' 했을 일."
 엄마가 의도적으로 기대와 감정을 조절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이처럼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고 조절하는 태도는 자녀와의 긍정적 관계 유지에 필수적이다. 
pp.60~61
 어버이날 편지를 쓴 것은 '애착 강화'와 '관계 유지를 위한 노력'의 하나로 볼 수 있다. 특히 "편지를 안 쓰는 건 아닌 것 같아서"라는 문장은 아들이 부모와의 정서적 연결을 의식하며 노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내적 애착체계가 건강히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이다. 
p.114
 뭘 하든 네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해. 그래야 행복과 감사를 발견하는 날들이 많아지는 법이야. 세상은 진짜 공평해. 내가 열심히 한 만큼만 뭐든 주어지는 법이거든. 
 민근아, 네가 매일 선택하는 순간순간이 네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는 거야.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매일 너에게 물어봐.
p.194
오수아, 최루비, <언젠가 너도 이 시간을 기억하겠지> 中
+) 이 책은 저자의 아들이 중학생이었을 때 아들과 함께하며 나눈 이야기와 편지들을 에피소드로 엮어 만든 것이다. 임상심리사가 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분석한 글도 각 대화의 말미에 실려 있다. 
중학생 아들과 이토록 쿨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니. 읽는 내내 본받고 싶은 엄마라는 생각을 했다. 저자는 아들에게 잔소리를 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의 감정을 조절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런 말이 있다. 엄마는 수십 번 참았다가 한두 마디 하는 건데, 아들은 이제 막 무언가를 하려고 할 때 엄마가 잔소리를 해서 하기 싫어진다고.
이 책 속 모자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엄마는 유머 있게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아들은 엄마의 진심을 위트 있게 받아들인다.
이들이 이런 모습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임상심리사의 분석처럼 부모 자식 간 정서 공유가 자연스럽고 서로를 향한 신뢰가 크며 애착 관계가 잘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건강한 관계이기 때문에 모자 사이 소소한 갈등에도 이내 다시 원래의 쿨한 모자 사이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이다. 건강한 관계는 내면이 긍정적이고 건강한 사람이 만든다고 생각한다. 
저자도 분명 어른이고 엄마로서 잔소리를 하고 싶을 때가 많을 텐데, 편지를 쓰거나 그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감당하는 모습에서 내면이 건강한 사람이라고 느낀다.
또 그런 엄마의 모습을 아들이 오해하지 않고 진심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보면 아들 역시 내면이 맑고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예상된다.
관계라는 건 어느 한 쪽만 잘해서는 형성할 수 없다. 서로를 위해 마음을 쓰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와 아들의 모습에서 배울 점이 많았다. 
사춘기 아이들을 둔 부모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이들의 모습을 통해 건강한 부모 자식 관계가 무엇인지 알 수 있고, 그런 부분을 실제 자기에게 적용한다면 유쾌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