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땅콩 호텔 - 제2회 문학동네초승달문학상 대상 초승달문고 56
임고을 지음, 김규아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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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어제 아침 손님들은 모두 땅콩 호텔을 떠났어요.

땅콩 섬에서 가장 유명한 땅콩산 국립공원이 내일부터 일 년 동안 문을 닫기 때문이에요. 그동안 땅콩산에 관광객이 너무 많이 찾아왔대요. 학교에 방학이 있는 것처럼 산도 가끔 쉬어야 한대요.

p.9

'친절한 너츠가 할 일'

ㅡ 언제나 손님이 있다고 생각하고 친절할 것!

"손님이 없는데 어떻게 있다고 생각해? 진짜로 있다면 나도 최선을 다해 친절할 거야."

p.14

"잘 웃지 않는다고 친절하지 않다고 하다니, 너무해! 목소리가 작다고 불친절하다니, 그것도 너무해!

손님이라고 아무 말이나 해도 되는 건 아니야!"

너츠는 그간 담아 두었던 말을 폭포처럼 쏟아 내기 시작했어요.

"알고 보면 나도 친절하다고! 마음이 표현 안 되는 것뿐이라고!"

pp.69~70

"그래도 올라가 보겠습니다. 저는 다음 기회를 기다리고 싶지 않습니다.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이제 그만하려고요. 호수가 보이지 않아도 거기 호수가 있긴 하잖아요?"

p.76

임고을, <친절한 땅콩 호텔> 中

+) 친절한 땅콩 호텔은 주인공 '너츠'의 가족들이 운영하는 곳이다. 어느 날 가족들이 여행을 떠나면서 너츠가 호텔 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평소에도 목소리가 작고 내성적인 성격인 너츠가 손님들에게 불친절하다고 걱정한 가족들은 여행을 떠나면서도 너츠에게 신신당부를 한다.

언제나 손님이 있다고 생각하고 친절할 것. 하지만 너츠는 생각한다. 내성적이라 소극적인 자세로 임했다고 해서 손님들에게 불친절했던 것은 아니라고.

이 부분을 읽으면서 소극적인 성향의 내향인이라면 깊이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부끄러워서 잘 웃지 못하고 목소리도 작은 내향인들, 쑥스러워서 적극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는 내향인들.

내성적인 사람이라고 해서 진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단지 표현의 차이일 뿐이다. 내성적인 사람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해 표현했을 터인데, 받아들이는 사람들 입장에서 표현이 다르게 와닿을 수도 있다.

성격에 있어서 좋고 나쁘다는 이분법적인 판단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내성적인 성향의 사람이 있다면 외향적인 성향의 사람도 있으니까. 그렇게 모두 어울려 사는 것이 하나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너츠의 가족 기준에서는 너츠가 불친절해 보일 수 있으나 너츠는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너츠가 '폴짝' 씨를 만나서 호텔 직원으로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너츠와 폴짝 씨는 둘 다 비슷한 성향의 존재들처럼 보인다. 혼자 있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들이 서로 의지하며 함께 산을 오르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모습에서 따뜻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내성적인 아이들이나 외향적인 아이들 모두에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의 성격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듯하다.

더불어 이 책은 어떤 일을 맡았을 때 최선을 다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가르쳐 주고, 혼자 있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누군가와 함께하는 순간의 행복도 보여준다.

다르다는 말이 틀리다는 말이 아니듯, 혼자라는 말도 함께한다는 말과 반대되는 뜻이 아니다. 다르지만 함께하며 스스로를 알아가는 시간도 소중하다는 걸 제시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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