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남긴 365일
유이하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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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인간은 잔인해서 자신과 다른 부류를 보면 거부한다. 내가 신경 쓰지 않아도 상대방은 내게 호기심 어린 시선을 보낸다. 색깔이 안 보인다니 섬뜩해. 저 녀석은 정상이 아니야. 나쁜 짓을 하지도 않았는데 수많은 거절을 경험한 나는 친구 사귀는 법을 알지 못했고, 언제부턴가 비뚤어져서는 친구 같은 건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p.18

나는 타인과 얼마나 거리를 둬야 하는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이런 말을 하면 상대방이 싫어한다는 생각도 못 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내게 했던 불쾌한 말들을 그대로 돌려줘도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p.24

아라타는 허둥지둥 노트를 돌려주면서 유품이면 유품이라고 말을 하라며 내 팔을 툭 쳤다.

"소중한 거잖아!"

"그런가?"

"당연하지. 넌 그런 쪽으로는 둔해 빠졌다니까."

"그냥 평범한 노트잖아."

"앞으로 가에데 선배가 쓴 글씨를 못 보는데?"

p.67

아라타가 노트를 거머쥐고 싱글벙글 웃으며 다음 페이지를 넘기려고 하기에 허둥지둥 말렸다.

"안 볼 거야?"

"안 봐. 미리 보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거든."

늘 그랬다. 바로 코앞의 미래도 알려고 하지 않았다.

p.90

지독한 놈이다. 원래대로라면 훨씬 더 슬퍼하는 게 맞다. 하루하루 당연하게 숨을 쉬던 사람이 죽었다. 당연히 슬퍼하고, 당연히 울어야 한다.

"감정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뿐이야."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슬픔이 복받치는 타이밍은 저마다 다르니까."

pp.104~105

"사람의 뇌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억에도 용량이 정해져 있다."

p.138

"유고가 혼자 남는다고. 삶의 기쁨도 모르고 어른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네 걱정만 했어. 자신이 죽고 나면 자기 존재를 잃어버릴 정도로 즐거운 기억만 잔뜩 만들고 행복해지길 바란다고 했어."

p.313

실은 줄곧 좋아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같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그 감정에 너무 익숙해져서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이다. 네가 없는 내 인생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네가 누구와 사귀든 결국엔 내게로 돌아올 거라고, 우리는 그렇게 나이를 먹어갈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랬기에 굳이 말로 하지 않았다.

p.338

유이하, <네가 남긴 365일> 中

+) 이 소설에는 무채병에 걸려 세상을 흑과 백으로만 보던 '유고'라는 소년이 등장한다. 유고에게는 두 살 위 소녀 '가에데'라는 유쾌하고 발랄한 친구가 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둘이 꼭 붙어 다니던 소꿉친구였는데, 어느 날 가에데가 병에 걸려 죽으면서 이 작품은 시작된다.

그리고 가에데가 죽은 다음날부터 유고에게 갑자기 세상의 빛깔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빛을 볼 수 있다는 건 희망적이었지만, 유고는 자신도 결국 1년 뒤에는 죽는다는 절망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절망에 대해 깊이 인지하지 않던 유고에게, 가에데가 남긴 365개의 '건강해지면 하고 싶은 일' 리스트가 전달된다.

처음에는 친구의 소원인 듯하여 별생각 없이 하나 둘 실천해간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유고는 친구도 사귀게 되고 감정의 변화도 경험하며 삶의 소중함도 느끼는 아이로 변해간다.

이 소설은 우정과 사랑을 아프지만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병에 걸린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가 슬프게 느껴지지만, 365개의 버킷리스트를 행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아름다운 생의 장면들을 만날 수 있다. 그렇기에 슬프고 아프지만 따뜻한 감동을 주는 우정과 사랑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로 혼자만 지내서 친구들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유고를 보며 연민을 느꼈다. 그 상처가 자기의 본래 감정도 외면하게 만든 듯하여 마음이 아팠지만, 누구보다 그런 모습을 이해해 주는 단 한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한 명이라도 곁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해주고 수용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무척 행복한 일이다. 그게 우정이든 사랑이든 중요하지 않다. 그런 존재가 있음으로써 삶을 사는데 큰 버팀목이 된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결국 유고는 사랑의 색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때쯤 유고의 주변에는 친구들이라는 수많은 빛깔도 존재한다. 인생의 다양한 색이 유고에게도 나타난 것이다.

엉뚱하지만 재미있는 365개의 버킷리스트를 실천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생의 즐거움을 볼 수 있다. 지루한 일상을 환기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그런 일들을 통해 스스로의 새로운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공감하며 반겼다.

청소년 로맨스 소설이자, 자아를 확인해가는 청소년 소설이라고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친한 친구로 이어지는 과정이 어떤 건지 보여주는 소설이기도 하다. 감성 소설을 읽어보고 싶은 이들에게 권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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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빌려줍니다 내인생의책 그림책 133
팡쑤쩐 지음, 하오뤄원 그림, 이수안 옮김 / 내인생의책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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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고릴라는 종종 혼자서 생각했어요.

'아! 심심해. 너무 외로워. 난 친구가 하나도 없어.'

어느 날, 고릴라는 큰 나무에서 나뭇잎 하나를 따서,

이렇게 적었어요.

"친구를 빌려줍니다. 한 시간에 천 원."

그다음부터 고릴라는 매번 '보'만 냈고, 미미는 매번 '가위'만 냈어요.

그래서 고릴라는 계속 발을 밟혔죠.

하지만, 친구가 생겼다는 게 너무 기뻐서,

마음속으로는 모래가 너무 빨리 떨어지지 않기를 바랐어요.

고릴라는 얌전히 옆에 엎드려 지켜봤어요.

아무 말 하지 않아도,

고릴라는 지금이 정말 행복하다고 느꼈어요!

과자 몇 조각을 챙겨 큰 나무 아래에서 미미를 기다렸어요.

오랫동안, 정말 오래 기다렸지만 미미는 오지 않았어요.

팡쑤쩐 지음, 하오뤄원 그림, <친구를 빌려줍니다> 中

+) 이 그림책에는 친구 사귀는 방법을 모르는 고릴라가 등장한다. 고릴라는 친구가 하나도 없어서 늘 외로워하다가, 돈을 받고 자기 자신을 친구로 빌려주는 방법을 생각해낸다. 그렇게 하면 친구를 사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고릴라가 제시한 가격의 1/10만큼의 돈밖에 없는 '미미'는 고릴라에게 적은 돈으로도 괜찮은지 먼저 묻는다. 그리고 그들은 모래시계의 모래가 쏟아지는 시간만큼 함께 놀기 시작했다.

가위바위보 놀이도 하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도 하고, 이야기하며 수다 떠는 놀이도 한다. 고릴라는 미미와 함께하는 순간마다 정말 즐겁고 행복해한다.

하지만 고릴라의 마음과 달리 미미와 갑자기 헤어져 큰 상처를 받는다. 그래서 고릴라는 이제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 위해 무료로 친구를 빌려주는 방법을 떠올린다.

이 책 속 고릴라를 지켜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애초부터 친구를 사귀는 일에 돈이 필요한 게 아닌데, 고릴라는 무언가를 주고받아야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착각한다.

물론 친구 사이에는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친구에게 선물함으로써 스스로가 더 행복해지는 일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사이, 그게 친구인데 고릴라가 그걸 깨달을 때쯤 미미와 헤어지게 된다.

사실 고릴라가 모르는 점이 또 있다. 고릴라와 친구가 되고 싶어서 망설이며 지켜보는 친구들이 주변에 너무 많다는 점이다.

이 그림책 속 그림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혼자 있는 고릴라를 숨어서 보는 생쥐, 고릴라와 미미가 신나게 노는 걸 몰래 보는 사자와 얼룩말, 타조, 코뿔소 등을 발견할 수 있다.

이들 또한 친구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그 방법을 잘 모르는 순수한 부끄러움쟁이들이다. 미미가 떠나고 고릴라가 혼자되었을 때에도 이들은 고릴라 뒤에서 항상 함께 있다.

친구 사귀는 것이 어렵지만 조금만 주변을 둘러보며 용기를 낸다면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걸 가르쳐 주는 책이었다. 그리고 친구의 소중함과 친구와 함께 하는 시간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었다.

글과 더불어 정겨운 그림으로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책이기에, 여러 번 읽어도 새로운 재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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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학교 가는 길
유영미 지음 / 읽고쓰기연구소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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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얘들아, 어떤 심리학 박사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사춘기는 정말 어려운 거래."

"왜요?"

"인테리어 공사할 때, 보통 짐 다 꺼내고 싹 새로 하잖아? 그런데 사춘기는 뇌 속에 있는 모든 짐을 그대로 둔 채 새로운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거랑 같대."

"헉, 그럼 완전히 난장판이겠네요?"

"응, 기존 뇌를 그냥 둔 채로 어른 뇌가 돼야 하니까 뒤죽박죽이 될 수밖에 없지. 그래서 너희들이 힘든 거야."

pp.32~33

그러나 부모는 그렇지 않다. 평생의 문제이다. 이 사실을 깨달은 부모는 현명한 선택을 한다. 지금의 문제해결을 교사에게 미루거나 교사를 탓하지 않는다. 자녀 문제를 교사에게 미루거나 탓하는 부모는 아직도 그 문제를 직면하지도 받아들이지도 못한 것이다.

자녀의 문제를 직면하고 수용한 현명한 부모들의 결론은 'How'로 시작되고, 그 과정은 많은 노력과 시도로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답을 찾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간다.

(반면에 'How'가 아닌 'Why'만 반복하는 부모도 있다. 그 결과는 앞의 내용과 반대다.)

p.42

"3학년이 되면 매일 6교시를 하나요?"

"아주 좋은 질문이네."

3학년 부장님의 칭찬에 질문한 학생은 얼굴이 발그레해졌다.

"매주 화요일에는 6교시가 있어. 그런데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어. 6교시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정말 멋진 친구들만 할 수 있는 거야."

"왜요?"

"6교시를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친구들만 3학년이 되는 거거든. 6교시는 절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p.70

나도 한국 남자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뭔가 좋은 말을 해줘야 할 것 같은 사명감이 들었다. (이것도 애국심인가?) "음, 한국 남자들도 괜찮은 분들이 있긴 있어요."

두 분은 크고 동그란 눈을 더 크게 뜨며 나를 바라봤다.

"정확하진 않지만 어딘가에 있대요. 어딘가에." 어색하게 덧붙이는 내 모습에 두 분은 깔깔대며 웃었다.

"맞아요. 어딘가에 있을 거예요."

"어딘가에. 어딘가에."

그 뒤로 '어딘가에'는 우리의 유행어가 되었다.

pp.120~121

나는 가수 박진영 씨가 수능 끝난 고3들에게 쓴 편지를 아이들에게 읽어주었다.

  1. 스무 살에 경험하는 합격/불합격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

  2. 7~8년 뒤 그 모든 것이 뒤바뀔 수도 있다는 것

  3. 두 가지 세계(합격/불합격) 모두에 굴하지 않고, 소신과 꿈을 지키며 노력한 사람은 그 경계선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

p.132

꿈을 이루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내 마음속 열망을 끌어내는 것이다. 그래서 기회가 될 때마다 '다 방법이 있지'라는 제목의 그림책을 만들어 본다.

A4 용지를 반으로 나누어 왼쪽에는 이렇게 적는다.

"내 꿈은 ( )

그런데 사람들이 무시해."

그리고 오른쪽에는 이렇게 적는다.

"다 방법이 있지!

( ) 하면 되지!"

pp.212~213

유영미, <다시, 학교 가는 길> 中

+) 이 책은 암 수술을 마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 생활하는 초등학교 선생님의 학교생활 기록기이다. 저자가 머무는 학교는 60%가량이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로 구성되어 외국인 선생님들도 함께하는 곳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초등학교 아이들의 생생한 모습에 반가웠고 저자를 비롯한 센스 있는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학교생활 모습에 즐거웠다.

학생들과 수업할 때 한 명이라도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선생님, 평기 기준에 맞춰 평가해야 할 때 모두에게 공정한 평가가 되도록 애쓰는 선생님,

아이들과 행복하고 유익한 수업을 만들기 위해 창의적으로 수업하는 선생님, 오해와 편견으로 대한 학생에게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선생님, 수업 외 행정에도 바쁘지만 위트 있는 농담을 즐기며 긍정적으로 사는 선생님 등.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이 흔들리지만 선생님과 친구들이 함께하며 극복해가는 학생, 친구의 튀는 행동으로 학급 분위기가 어수선해질 때 선생님과 함께하며 눈치껏 학급을 바로잡는 학생,

선생님의 진심 어린 조언에 조금씩 마음을 열고 변화하는 학생, 선생님의 새로운 수업에 친구들과 같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 등.

이렇듯 이 책에는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정겨운 모습과 초등 학생들의 순수하고 진실한 모습이 가득 담겨 있다. 안타깝고 속상한 장면에서는 '에고, 어쩌나.'를 연발했고, 흐뭇한 미소와 웃음이 유발되는 장면에서는 신나며 즐거워했다.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일상과 고민, 그리고 다문화 아이들을 대할 때의 마음가짐, 각 가정과 보폭을 맞춰 걷는 학교의 교육 방향, 등 학생 눈높이에 맞는 재밌고 의미 있는 대화법 등등 고민하고, 느끼고, 배울 점이 많은 책이었다.

힘든 학교생활에서 어떻게 하면 활력을 찾을 수 있는지 고민하는 선생님들께 권하고 싶다. 일상을 지루하지 않게 보내는 생활방식에 공감하며 긍정적으로 사는 법을 배울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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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일의 다시 만난 심리학 나의 두 번째 교과서 시즌 2
김경일 지음, EBS 제작팀 기획 / 영진.com(영진닷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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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일반적으로 성격은 '기질'과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되는데요. 여기서 기질은 타고나서 쉽게 변하지 않는 부분을 뜻합니다.

반면에 성품은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부분이며, 시간과 경험, 관계 속에서 충분히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는 특성, 즉, 성격이 우리가 가지고 태어난 '기본값'이라면, 성품은 살아가면서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결과값'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개념을 구분해서 이해하면, 나 자신이나 타인의 행동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부분은 받아들이고, 어떤 부분은 노력으로 바꿔갈 수 있을지에 대한 실마리도 얻을 수 있습니다.

p.12

불안해질수록 루틴을 만들어 보고, 긴장 상태가 심하다고 느껴질 땐 작은 준비를 여러 번 반복하는 식으로 조절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는 어떤 근거로 자신감을 갖기도 하고, 반대로 불안해 하기도 할까요? 그건 바로 '내가 설정한 기준이 얼마나 높고 낮은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결국, 기준이 낮을수록 덜 불안하고, 기준이 높을수록 더 불안해진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건 일의 난이도나 내가 상대해야 하는 사람의 능력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pp.45~47

우울감을 해소하고 싶다면 '강도'보다 '빈도'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씀드립니다. 나를 살짝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작은 이벤트나 경험을 자주 만드는 것, 그게 훨씬 효과적이에요. 그리고 그 작은 경험들을 기록해 두는 겁니다. 기록이 없으면, 아무리 부자라도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를 금방 잊게 되고, 다시 우울해질 수 있기 때문이죠. 우울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살짝 빠져나와야 하는' 감정입니다.

p.62

사회성은 성격이 아니라 에너지의 양입니다.

중년이라면, 이제는 나의 사회성의 용량을 정확히 알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만 사회적으로 번아웃이 되는 일을 막고, 외로움을 스스로 초래하는 상황도 피할 수 있습니다.

p.90

치알디니 교수가 주목한 것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그는 습관이 형성되려면 반드시 'If-When-Then'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데요, 즉, '만약 (이때)~를 하면, 그다음에 ~를 한다.'라는 식으로 조건과 행동이 연결될 때 비로소 습관이 굳어진다는 겁니다.

p.143

싫은 사람 정말 안 보고 살고 싶죠.

그런데 그에 앞서, 먼저 이 생각을 할 필요가 있어요. 싫다는 감정은 최종결과일 뿐, 근본적으로는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나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가능한 한 자주 만나지 않고, 가까워지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pp.185~186

외국의 한 언어학자는 이때 한국 가족 사이에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감정이 생긴다고 말했는데, 그 단어가 바로 '지긋지긋하다'입니다. 이 단어가 한국 가족 관계를 상징하는 말로 연구자들 사이에서 이견이 없다고 하죠.

또 많은 사람들이 왜 가족에게만 참지 못하고 화를 내는지 궁금해하는데, 그건 결국, '나 자신에게 화를 내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가족은 '타인'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가족이라고 해서 늘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는 생각은 비합리적 신념이죠.

pp.217~219

김경일, <김경일의 다시 만난 심리학> 中

+) 이 책은 우리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 자신을 잘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자기 자신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관계의 핵심이라고 이야기한다.

심리학자인 그는 기질과 성품을 구분해 설명한다. 우리 자신의 기질이 무엇인지 파악하며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과 성격이 좋아하는 방법 등을 언급한다.

그리고 불안이 왜 생겨나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말해준다. 불안을 억누르기 보다 적당한 긴장으로 이용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우울감 역시 스스로가 몰입할 수 있는 소소한 행위들로 살짝 빠져나오는 방법을 권한다. 이때의 소소한 일상은 잠시라도 기분 좋게 집중할 수 있는 일로, 추후에도 기억할 수 있도록 기록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또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나 대인 관계에 고민이 있는 사람에게는 자기가 갖고 있는 사회적 에너지의 양을 먼저 파악할 것을 추천한다. 그 용량에 맞게 행동하면 사회적 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 외 인생에서 성공이란 무엇인지, 가족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한국만의 문화에 적응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나쁜 사람에게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야 하는지, 현명하게 나이 들어가는 법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논의한다.

저자의 단호한 문장들이 신뢰감을 주고, 주장에 맞는 근거를 이해하기 쉬운 사례로 제시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었다.

우리가 느끼는 많은 감정들은 스스로에 대해 잘 모르는 지점에서 생겨나는 것이니, 계속해서 스스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이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지만 타인과 잘 지내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분석과 단정적인 표현들로 구성된 만큼 수용하기 쉽다고 느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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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영어 표현 100 - 헷갈리는 영어회화 표현
전정국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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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35) What, Which

왕초보나 초급 단계 학습자분들이 가끔 헷갈려 하시는 WhatWhich, 어떻게 다를까요?

What은 말하는 예시에 대한 정보가 없거나 막연할 때 써요.

ex)

What is your name?

이름이 뭐예요?

What do you want?

뭘 원하니?

What are you eating?

뭐 먹어?

Which는 말하는 예시에 대한 정보를 제시하고 그중 선택을 하게 할 때 씁니다.

ex)

Which do you prefer, summer or winter?

어느 걸 선호하니, 여름 아니면 겨울?

Which is your car, the red car or the gray car?

어느 게 네 차니? 빨간 차 아니면 회색 차?

Which one is yours, this one that one?

어느 게 너의 것이니? 이것 아니면 저것?






<빈칸 채우기>

  1. __________ color do you like better?

어느 색을 더 좋아하니?

2. __________ is going on?

무슨 일이지?

3. __________ team do you think will win?

어느 팀이 우승할 거라고 생각해?

4. __________ do you know?

네가 아는 게 뭐니?

pp.92~93

전정국, <알쏭달쏭 영어표현 100> 中

+) 이 책은 영어 강사인 저자가 수년간 학생들에게 영어 강의를 해오면서 학생들이나 선생님들도 헷갈리는 영어 표현들이 많다는 걸 발견하고, 그런 표현들을 모아 정확하게 정리한 것이다.

'위치와 장소, 활동, 동작, 시간, 질문과 대답, 정도, 조동사, 동사와 동사구, 명사, 접속사와 전치사'로 소주제를 정해 총 100개의 헷갈리는 영어 표현들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각각의 표현이 어떤 표현과 헷갈리는지 보여주며 그 차이점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서로 다른 표현의 예시는 물론 학습자의 복습을 위한 빈칸 채우기 문제도 수록되어 있다.

또 저자의 강의 영상을 담은 QR코드가 각 장마다 있어서, 알쏭달쏭 한 영어 표현들이 어떻게 다른지 유튜브 해설 강의도 참고할 수 있다.

표현의 차이를 설명할 때는 영어 문법적 부분은 물론이고, 그 표현을 사용하는 상황, 영어권 문화, 나이와 세대, 과거와 현재, 문어체와 구어체 등의 기준을 적용하여 차이점을 이해하기 쉽게 가르쳐 준다.

책의 구성이 독자들이 살펴보기 편하도록 핵심적인 정보를 정리하고 있어서 공부하기에 부담이 적다. 더불어 다양한 사진도 함께 담아서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목차를 보고 어떤 표현들이 헷갈리는지 먼저 찾아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개인적으로 헷갈리는 영어 표현이 정말 많은데, 이 책을 곁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참고하며 공부하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영어도 하나의 언어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구분하기가 어렵다는 저자의 말에 위안을 받았고, 그렇기에 사용 빈도로 구분해야지 옳고 그름으로 구분하기는 어렵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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