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보는 나, 착각하는 너 - 나보다 타인이 더 신경 쓰이는 사람들 심리학 3부작
박진영 지음 / 시공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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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페 디엠(현재에 충실해라)'은 과학적으로 근거 있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행복을 고된 노력 끝에 오는 그 무엇으로 생각한 나머지 순간의 기쁨을 저버린 채 오직 커다란 한 건의 성취만을 바라보며 살면 절대로 행복할 수 없다. 지금 이 순간과 앞으로의 시간들을 좀 더 즐겁게 보내려고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결국 행복한 인생은 일상의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보내는 것에 달려 있다. 이러한 결과는 행복하게 사는 데에는 곁에 있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맛있는 것도 먹고 종종 운동도 하는 것만 한 게 없다는 걸 보여준다.

pp.99~101

 

행복의 중요한 비결 중 하나는 좋은 인간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을 가장 행복하게 보내는 방법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다. 이는 내향적인 사람이든 외향적인 사람이든 마찬가지다. 연인과 (물론 친구들과도) 진지하고 깊은 관계를 만들어갈수록 행복해지고,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 때 더 행복해진다.

p.113

 

어떤 행동의 원인을 다혈질, 게으름같이 성격을 포함한 내적 특성에서 찾는 것을 '내적 귀인'이라 하고, '차가 막혀서' 같은 환경적, 외적 요소에서 찾는 것을 '외적 귀인'이라고 한다. (중략) 중요한 것은 우리는 스스로의 잘못에 대해서는 주로 외적 귀인을 하는 반면 타인의 잘못에 대해서는 주로 내적 귀인을 한다는 사실이다.

p.165

 

 

박진영, <눈치보는 나, 착각하는 너> 中

 

 

+)  이 책은 나를 바라보는 눈과 상대를 바라보는 눈, 그리고 나와 상대 사이의 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사람이 둘 이상 모이면 그것은 곧 집단이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사람들이 사회적 관계 속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설명한다. 단순히 자신의 생각만 나열한 것이 아니라 사회심리학자들의 여러 연구를 근거로 들어 비교적 신뢰감이 생기도록 작성했다.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소속욕구'이다. 그것을 출발점으로 집단 속의 '나'와 내 앞에 선 '타인'의 행동 패턴과 심리를 분석한다. 심리학 이론만 나열한 책이 아니기에 (저자의 말대로) 대중에 한걸음 다가온 책이라고 생각한다. 직장생활에서나, 연애를 할 때나,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편안함 혹은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례와 실험 분석 자료를 통해 설명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흔히 하는 '착각'은 대부분 나를 기준으로, 나의 생각을 기준으로 만들어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거나, 큰 실수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들에 우리는 스스로 매우 큰 실수라고 착각하며 마음을 쓰지 않을까? 이 책은 그런 생각의 틈새를 파고든다.

 

그렇기에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이 책을 읽으면서 단순히 위로나 위안을 얻으려고만 하지는 말길 바란다. 물론 집단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위로나 위안도 되겠지만, 나는 이 책이 주는 논리성과 풍부한 지적 자료들에도 매력을 느끼길 권한다. 가볍게 읽을 수 없는 여러 개의 소논문을 저자의 친절하고 쉬운 설명으로 배불리 읽은 기분이 들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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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문학동네 시인선 32
박준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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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나는 통영에 가서야 뱃사람들은 바닷길을 외울 때 앞이 아니라 배가 지나온 뒤의 광경을 기억한다는 사실, 그리고 당신의 무릎이 아주 차갑다는 사실을 새로 알게 되었다

 

비린 것을 먹지 못하는 당신 손을 잡고 시장을 세 바퀴나 돌다보면 살 만해지는 삶을 견디지 못하는 내 습관이나 황도를 백도라고 말하는 당신의 착각도 조금 누그러들었다

 

우리는 매번 끝을 보고서야 서로의 편을 들어주었고 끝물 과일들은 가난을 위로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입술부터 팔꿈치까지 과즙을 뚝뚝 흘리며 물복숭아를 먹는 당신, 나는 그 축농(膿) 같은 장면을 넘기면서 우리가 같이 보낸 절기들을 줄줄 외워보았다

 

 

 박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中

 

 

+) 꽤 오랜만에 따뜻한 군고구마 같은 시집 한 권을 읽었다. 요즘 젊은 시인들에게서 보아 온 모호한 주체가 등장하는 시가 아니라 아니라 비교적 서정적 주체가 분명하게 등장하는 시가 한 아름 담겨있는 시집이다. 읽으면서 달달하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했으며 때로는 애처로울만치 화자의 감정에 빠져들기도 했다.

 

이 시집에는 결코 낡지 않은 서정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시인은 오랫동안 내면에 간직해온 감정을 차분하게 형상화하는데 그것은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읽는 이로 하여금 오래된 사진을 보며 떠오르는 어떤 추억 같은 것들을 연상하게 만드는 푸근한 온돌방 같은 것이다. 그 느낌은 우리에게 동일성의 끈을 건내주는데, 마치 나도 이런 추억들이 내 안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아서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요즘 젊은 시인들의 난감한 시를 볼 때마다 불안하기도 했었는데, 그것은 그런 시를 애써 독파해보고자 하는 나의 헛된 욕망 때문이었다. 읽을 수 있는 만큼, 수용할 수 있는 만큼 수용하면 되는데 어쩐지 뒤떨어지고 동떨어지는 것 같은 불안 때문에 시집을 붙들고 끙끙 대곤 했다. 그러나 이번 박준의 시집을 읽으면서 불안해할 필요가 없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내가 받아들이고 되새길 수 있는 만큼만 시를 이해하자. 그것이 시읽기의 출발점이 아닐까.

 

꽤 오랜만에 사랑을, 서정을, 죽음을, 인간의 근원적 정서를, 낡지 않게 만드는 시인을 만났다. 오래된 서정을 신선하고 반갑게 만드는 젊은 시인을 만난 것 같아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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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울지 않는 연애는 없다 - 사람에 상처 입은 나를 위한 심리학
박진진.김현철 지음 / 애플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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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남자들은 여자들에게만큼은 친절이 몸에 베인 사람들이다. 여자가 타인과 공감을 잘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면, 남자는 사람들을 잘 배려하고 그 안에서 최대한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p.21

 

사랑을 할 때는 단 한 번도 사랑해보지 않은 것처럼, 그리고 단 한 번의 배신도 당하지 않은 것처럼 그렇게 믿고 사랑해야 한다. 그가 내 마음에 꼭 들 만큼 사랑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람의 사랑 방식이 나와 맞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람의 사랑마저 의심해서는 안된다. 사랑하는 사람과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과 마음의 교감이다. 그 교감은 때로는 작은 눈빛 하나로 혹은 작은 몸짓이나 가벼운 대화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p.95

 

 오래 사랑을 한 사람들은 변치 않은 사랑을 한 것이 아니라 계절의 변화와 같은 사랑의 변화에 잘 맞춘 사람들이다. 위기가 오면 그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권태기가 찾아오면 이젠 더 이상 사랑이 없다며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권태기를 인정하고 서로 어떻게 하면 권태기를 극복할 수 있는지를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해결점을 찾는 연인들이다.

 

 아무 일도 없이 헤어지고 싶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현재 내가 그 이유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을 뿐, 결코 아무 일도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무언가 대단하고 내세울 만한 이유가 있어야 사랑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애써 보지 않으려고 덮어두었던, 그리고 마음 속에 묻어두었던 무언가가 원언이 되어서 사랑을 끝내고 싶을 수도 있다. 헤어짐에 대한 막연한 생각보다는 지금 헤어지고 싶은 생각이 진짜 헤어질 만한 이유가 되는지 스스로에게 한번 진지하게 물어보고 판단하는 것이 후회없이 사랑을 마무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pp.103~104

 

자기를 희생함으로써 마음이 편해지는 그녀들의 가장 큰 특징은 정작 화를 내야 할 상황에서도 되레 미안해한다. 이들은 어려서부터 분노나 적개심과 같은 감정을 품는 것 자체를 천벌받을 일처럼 두렵게만 느껴왔을 확률이 높다. 마음의 기준인 양심이 너무 비대한 탓이다.

p.262

 

연애가 무거운 것은 인생이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연애와 자신의 인생을 따로 분리하지 않는다. 그것은 하나로 융합되어 그녀들의 일상 속에 스며 있다. 반면 남자들은 연애를 하더라도 연애를 다른 것과 분리시키기 때문에 연애로 인해 골치 아픈 일이 있다 해도 다른 일에 방해받지 않는다.

p.267

 

 

김현철, 박진진, <아무도 울지 않는 연애는 없다> 中

 

 

+) 이 책은 연애에 관련하여 정신과 전문의와 연애심리학자가 만나 같이 집필한 책이다. 연애에 관련한 사람들의 반응이나, 연애를 할 때 고민들, 그리고 연애를 하면서 몰랐던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때 어떤 생각이 드는지 잘 서술하고 있다. 또한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나 떠오르는 생각들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들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이 책은 단순한 연애전략지침서가 아니다. 연애에 관련하여 연애를 시작하기 전, 연애 중, 연애를 끝낸 후의 사람들의 태도에 대해 설명한다. 상처가 있다면 그 상처를 다독이는 방법들과,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 혹은 상대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들을 바로 잡아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를 돌아보게 되었는데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고, 반감이 생기는 부분도 있었다.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하는 책의 대부분은 공감과 반감 사이에 있지 않나 싶다. '대부분'이 100%는 아니므로 반감이 생기는 부분도 있었고, 깊이 공감 또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다. 이 책은 사랑을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 혹은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 사랑을 끝낸 사람들 그 누가 읽어도 좋다. 사랑에 대한 자세, 연애에 대한 태도를 돌아보고 나 자신의 깊은 곳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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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 상처받지 않고 사람을 움직이는 관계의 심리학
양창순 지음 / 센추리원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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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진심이라고 말하려면 적어도 두 가지가 전제되어야 한다. 첫째는 나만큼 상대방도 소중하다는 인식, 둘째는 그러나 나와 상대방이 다를 수 있고 내 마음과 상대방 마음이 같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수용의 자세다.

 공감의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진심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처럼 진심을 갖기 위해서도 전제되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관심이다. 내가 관심을 갖는가 아닌가, 갖는다면 무엇에 관심을 갖는가에 따라 세상은 달라진다.

p.34

 

이 세상에 내가 어떻게 하든 간에 나의 모든 것을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부모조차도....... 그러니 인정받고 싶으면 인정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p.78

 

" 이 세상에서 분규를 일으키는 것은 간교함이나 사악함보다는 오히려 오해와 태만이다."

- 괴테

p.103

 

-적절한 분노 표현법

1. 왜 화가 났는지, 상대방에게 무엇을 원하는지만 간결하게 이야기하라.

2. 불필요한 에너지를 방출하지 마라.

3. 가학적이고 공격적인 충동을 절제하라.

4. 상대방에게 자기 입장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를 주라.

5. 분노는 화가 난 후 23시간 57분 후에 표현하라.

p.244

 

자연을 이기는 법은 일단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듯 마음의 고통도 마찬가지다. 서두르고 지름길만 바라면 안 되는 것이 바로 마음의 치유다.

p.306

 

 

양창순,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中

 

 

+) 이 책은 인간관계, 대인관계에서 고민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해주는 책이다. 저자가 정신과 의사인만큼 상담 사례가 충분히 제시되고 있어서 공감하기도 쉽고, 소통의 문제에 빠진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저자의 목소리도 이해하기 쉽다.

 

나는 종종 사람 사이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관계'라고 말한다.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느냐에 따라서 우리는 상대방과의 관계에 친밀감을 느끼기도 하고 불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상대방만의 문제가 아니라 나란 사람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심리학 이론들이 심심찮게 등장하는 것을 보았다. 처음에는 가볍게 읽었는데 읽으면서 내게도 해당되는 것들이 제법 있어서 깜짝 놀랐다. 내가 이런 면이 있구나,하고 생각하게 되면서 그간 나를 만나온 사람들에게 미안함과 안쓰러운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관계에서 조심해야 할 것은 사람을 틀 지우는 행위이다. 나를 틀 안에 가둬놓고 스스로를 단정한다거나, 상대방을 이런 사람이라고 인식한 채 편견을 갖는다거나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사람을 두려운 존재로 만들기 때문이다. 나 혹은 타인에게 어떤 성격이 보인다고 해도 그건 일부일 수 있다. 전부가 아니라 일부일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 책은 한 번 가볍게 읽기보다 가끔 답답할 때 꺼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구체적인 해결책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사례를 통해 우리가 대부분 고민하고 걱정하는 인관관계의 면모들이 타인에게도 무수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즉,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그 '관계'가 문제라는 것에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적어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럴 수 있다는 토닥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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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세상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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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부리는 진저리를 치면서 뒤쪽으로 그 물건을 집어던졌다. 나중에야 그는 그런 것들이 찌그러진 콜라 깡통이나 잇자국이 남은 담배꽁초가 담겨 있는 소주병처럼 도시에서 버려진 것들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것들은 무엇이든 제각기 슬픔이나 아쉬움 같은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는데, 그게 딱부리를 더욱 낯설고 무섭게 했는지도 모른다.

p.47

 

성으로 들어가는 문 앞에 서 있는데 뒷전에서 컬컬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얘야, 가지 마라. 그럴듯하지만 이건 꾸민 거란다. 뒤를 돌아보니 김서방네 할아버지가 서 있다. 여긴 웬일이세요? 내가 물었더니 할아버지가 말한다. 사람들이 그 길로 가다가 모두 망쳐버렸다. 지름길인 줄 알고 갔지만 호되게 값을 치를 게다. 온 세상의 산 것들과 물건들이 너와 그물처럼 연결되어 있다는 걸 잊지 마라.  

p.251

 

 

황석영, <낯익은 세상> 中

 

 

+) 이 책에는 꽃섬이라 불리는 쓰레기장에서 재활용할 물건들을 골라 팔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딱부리라 불리는 소년은 어머니와 함께 포장마차를 하며 산동네에서 살다가, 꽃섬으로 이사를 오게 된다. 그에게 꽃섬은 냄새나고 지저분한 곳이며, 그곳 사람들의 관계가 서로 이익에 얽혀 있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

 

꽃섬에는 폐품을 주우며 살아가는 사람들 외에, 또 다른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들을 사람이라 호칭해야 할지 정령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딱부리는 친구를 통해 그들과의 만남을 지속해간다. 그들에 따르면 살아있는 사람들은 욕심때문에 일을 망쳐버리게 되고, 그 욕심때문에 스스로를 파멸로 몰고간다고 말한다.

 

약간은 환상적이면서 샤머니즘적 성격을 갖고 있는 이 작품은 한 순간에 모든 것이 불길 속으로 사라지는 장면까지 도입하여 욕심의 대가가 어떤 것인지 잘 드러낸다. 그 허망하고 허탈한 심정이 이 작품 속에서, 스스로를 제법 성장한 어른이라 여기는 어린 아이의 눈을 통해 드러나는 것이다. 꽃섬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 사람이 존재하는 그 어디에서도 가능한 일들이 벌어진다. 황석영 작가의 몇몇 작품들과 비슷한 색깔을 간직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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