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승의 하루 - 모든 순간이 행복해
동자승 이찬 지음, 이지수 옮김 / 마음서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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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사람은 어디서든 환대받는 법이지.

p.44

부모의 마음이 그렇단다. 자식이 아무리 멀리 있든 노심초사하며 이제나 저제나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리지.

p.65

ㅡ장군은 무예의 고수시고 수많은 적군을 물리쳤는데 왜 부인 앞에선 꼼짝을 못 하는 거죠?

ㅡ 그건 말이다. 부인에게 져주는게 장군의 기쁨인 것 같구나.

ㅡ 무슨 말이에요?

ㅡ 천하의 장군도 어쩔 수 없는 상대가 있는 거지. 말로 설명하기 어렵구나.

p.127

이찬, <동자승의 하루> 중에서

+) 이 책은 중국의 웹툰 <동자승 이찬>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동자승인 이찬이 스승인 사부님과 대화를 나누며 깨닫게 된 것들을 일화 형식으로 담고 있다. 웹툰이기 때문에 만화 그림과 함께 지혜로운 이야기가 짧막하게 실려 있다. 마치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기도 하고, 종교를 떠나서 인생에서 한번쯤은 생각해 볼 내용들을 쉽게 풀어냈다. 편한 마음으로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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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초판본, 양장)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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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줄 알았지. 스토너는 대학을 커다란 저수지처럼 생각하고 있을 걸. 도서관이나 유곽처럼 말이야.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자신을 완성해줄 물건들을 고를 수 있는 곳, 모두가 같은 벌집의 작은 일벌들처럼 힘을 합쳐 일하는 곳. 진실, 선함, 아름다움, 이런 것들이 모퉁이 너머 바로 다음 복도에 있다는 것이지. 아직 읽지 못한 바로 다음 책, 아니면 우리는 반드시 그 서가에 이를 것이고, 그러면..... 그러면....."

p.48

"그러니까 신의 섭리인지 사회인지 운명인지, 하여튼 그것이 우리를 위해 이 누옥을 지어준 거야. 우리가 폭풍을 피할 수 있게. 대학은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걸세. 세상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학생들이나 이타적인 지식추구나 그밖에 사람들이 말하는 이런저런 이유를 내놓고 평범한 사람들, 그러니까 세상에서 잘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을 몇명 받아들이는 건 사실이지만, 그건 그저 보호색일 뿐이지. 중세 교회가 평신도는 물론이고 심지어 신에 대해서도 신경조차 쓰지 않았던 것처럼, 우리도 살아남기 위해 가장을 하는 걸세. 우리는 살아남을 거야. 반드시 그래야 하니까"

p.53

죄책감이라는 편안한 사치품을 자신에게 허락할 수는 없었다.

p.381

존 윌리엄스, <스토너> 中

+) 이 책에는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스토너가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과 그의 인생을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담고 있다. 농부의 아들로 대학에서 농업 전공으로 입학한 그가, 영문학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전공을 바꾸고 인생의 목표를 바꾼다. 그는 영문학을 공부하며 석사,박사 과정까지 졸업하고 그 대학의 교수가 된다.

그 사이 사랑하는 여자와 가정을 이루나 불안하고 불편한 기류가 흐를 때가 많다. 중간에 스무 살쯤 어린 강사와 불륜에 빠지나 사회적 시선으로 그 관계를 끝낸다. 그리고 그가 몸담고 있는 사회, 즉 대학원에서 가치관이 다른 교수와 부딪치며 힘든 시기를 겪는다.

음, 이리 적고 보니 스토너라는 사람의 일대기를 다룬 소설이었는데, 나는 이 책을 몇 시간동안 단숨에 읽었다. 평범한 스토리와 일관된 문체였는데 묘하게 흥미로웠다. 아마도 그 일관된 문체에서 매력을 느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스토너가 대학원생일 때 친구들과 나눈 대화에서도, 교수인 스토너가 동료 혹은 제자들과 나눈 대화에서도 대학과 학문에 대한 진지하고 깊이 있는 구절들이 와 닿았다. 또한 심리 혹은 어떤 상황에 대한 묘사가 상당히 구체적이고 낭만적인 문장들이 은근히 좋았다.

평범한 듯 하지만 깊이가 있는 소설이다. 1965년 발표작이라고 하는데 요즘에 쓰여진 소설 같다.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불안하지만 설레는 마음이나, 사랑과 가족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두려움의 시선을 잘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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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으로 산다는 것 - 조선의 리더십에서 국가경영의 답을 찾다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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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은 연산군과 함께 '조'와 '종'으로 칭해지는 조선의 다른 왕들과는 달리 '군'이라는 왕자 시절의 호칭으로 여전히 남아 있다. 그의 묘도 '릉'이라고 칭해지는 다른 왕들의 무덤과는 달리 '광해군 묘'로 지칭되고 있다. '묘'라는 이름에 걸맞는 쓸쓸한 모습으로 현재에도 거의 찾는 이 없이 방치된 상태로 남아있다. 연산군이야 검증된 폭군이므로 그리 억울할 것도 없겠지만 광해군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그가 수행했던 강력한 전란 복구 정책이라든가 실리적인 외교를 통하여 조선이 불바다가 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했던 국제감각은 오늘날에도 재평가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

p.156

그러나 숙종의 본 모습은 적장자라는 정통성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재위하면서 왕권을 본격적으로 행사한 '강한 왕'이었다.

숙종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방 등의 각 분야에서 다양한 업적을 펼치며 왕조의 안정을 구축해나갔다. 송시열과 같은 거물 정치인을 제거한 대담한 정치력, 성리학 이념에 의한 역사 바로 세우기, 경제와 국방 현안에도 소홀하지 않는 실용 중시 능력 등은 왜란과 호란의 상처를 딛고 조선 사회가 본격적으로 증흥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 놓았다.

p.277

사도세자의 추승과 관련하여 1793년 6월 정조는 그와 좌의정 체제공만이 알고 있던 비밀 서류인 '금등'을 공개한 것도 주목된다.

결국 금등은 '진심이 담겨 있는 비밀 서류'를 뜻하는 용어로, 이때에는 영조가 사도세자의 처벌을 후회한다는 내용을 작성하여 비장해둔 서류를 의미했다. 공개되어서는 안될 서류를 정조가 공개한 것은 영조와 사도세자 두 사람 모두에게 허물이 없음을 알리기 위함이었다.

p.344

대원군이 민치록의 딸을 왕비로 맞아들인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명문가 집안의 후예로서 안동 김씨의 위세를 누를 수는 있지만 집안이 단촐하여 횡포를 부릴 국구(임금의 장인)가 없다는 점, 대원군의 부인이 민치구의 딸로서 왕비와는 자매가 되는 관계였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p.479

신병주, <왕으로 산다는 것> 中

+) 이 책은 조선의 왕들이 행했던 정책과 가족사 등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태조부터 순종까지 조선의 27명 왕 대부분을 순서대로 제시하며, 그들이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가족사, 그들이 시행했던 정책, 그리고 그 시기 중요한 사건들을 이야기한다.

대부분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나 가끔 후대의 재평가가 요구되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저자의 생각도 서술한다. 이 책은 어렵지 않게 쓰여져서 조선의 왕들에 대해 쭉 살펴보고 싶다면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기존에 알고 있던 내용들에 새로운 사실들이 더해져서, 역사적 인식의 깊이가 조금은 깊어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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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기원 - 지금 이 길이 가장 좋은 길이 되기를
보경 지음, 진동선 사진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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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망을 버려라. 원망으로써 원망은 갚아지지 않는다. 원망을 버리는 길만이 그 원망을 갚는 길이요, 영원한 진리다."

- 법정 스님

p.6

자신에게 맞는 길은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 법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오늘에 이르기까지 행복하게 살았다.

"이 길이 그대에게 가장 좋은 길이 되기를...."

p.17

그러나 불교에서는 그 원을 이루기 위해 구체적으로 변화를 일으키는 방식이 있다. '관세음보살' 같은 부처님이나 보살님들의 명호를 부르는 것, 그리고 '진언'을 반복하여 외우는 방법이다. 이것을 '만트라'라고 한다. '모든 소원을 이뤄주는 놀라운 힘을 가진 말'이라는 뜻이다.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반복해 외워야 한다. 그러면 변화가 일어난다. 스스로 가진 힘을 신뢰해야 한다.

p.42

중국 당제의 임제 선사는 "일 없는 사람이 가장 귀하다."고 하셨다. 마음에 일이 없다면 번뇌도 없다. 번뇌가 깊은 사람은 우선 마음에 일이 많다. 이런 이는 일로 인하여 화살 한 번, 다시 그에 따른 번민으로 다시 한 번 화살을 맞는다.

p.140

삶의 기적이란 무엇인가. 상대가 응하지 않는다면 내가 하면 된다. 세상이 나를 배반한다 해도 나는 믿음으로써 보답하면 된다. 상대가 오기를, 행운이 오기를 기다리기만 하는 사람은 지혜롭지 못하다. 내가 가면 된다.

p.165

자비에는 적이 없다.

p.195

홀로 행하고 게으르지 말며,

비난과 칭찬에도 흔들리지 말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숫타니파타

p.228

보경 스님, <행복한 기원> 中

+) 이 책은 도심 한 가운데 있는 포교당 주지인 보경 스님의 법문과 수필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일기처럼 써내려간 스님의 생각들도 있고, 스님께서 말과 글로 해주신 법문도 있고, 독서를 사랑하셔서 그간 읽은 책들을 서평처럼 논한 글들도 있다. 저자의 필력에서 그가 상당히 성실한 사람같다는 생각을 했다.

읽으면서 법문이 귀에 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단순히 에세이라고 하기에는 중간 중간 조금 어려울 수도 있는 내용들도 있어서 천천히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어떤 글이든 저자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려면 천천히 곱씹어 보는 것 도 좋다. 부처님의 말씀과 성현들의 지혜를 풀어낼 때는 그분들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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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 감자의 무한 공감 웹툰 자신만만 리얼 직장 분투기
감자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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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회사는 왜 가 족같은 회사일까. 그건 이런 이유다.

가족구성원이 임원. 근무 때 없음 모든 일은 나에게로. / 회사의 부조리에 이야기 X. 벙어리로 지내야 함. / 사실상 가족이 아닌데 가족같이 대함. 일을 막 시킴. 그냥 다 시킴. 월급은 안 가족.

그래서 가족 회사를 경험한 결과 최악이었음 최악이지 최상은 아니었기에 절대 피하게 된 것이 원칙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가족회사였다고 한다. (망할!!)

p.35

나는 회사를 짧은 주기로 많이 옮겨 다녔다. 그렇기 때문에 그만두면 주변인들이 이렇게 말한다.

- 취업이 힘들다던데. / 또? 또 그만둬? / 니가 그럴 줄 알았다. / 끈기가 없어 / 맨탈이 약하네.

타인은 이렇게 말한다.

- 열심히 안했으니 지금 상황이 당연하지! 어디서 불만이야?

현재의 상황을 힘들어하는 내가 문제인가?

현재의 상황이 문제인가? 하루하루가 고비같다.

p.84

고구마는 일 못하는 직원이 아니다. 오히려 나같은 경우에 문서업무에서 고구마가 방패막이 되어주고 있다.

나는 너무 걱정이 된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고구마가 일어서지 못할까 걱정된다.

p.104

감자, <감자> 中

+) 이 책은 직장인이라면 공감하며 때로는 웃고 때로는 씁쓸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웹툰이라 그림까지 같이 보게 되면 내용이 쏙쏙 들어온다. 읽으면서 웃기도 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했다. 회사원 감자와 신입사원 고구마의 이야기를 통해 직장생활을 오래 한 사람은 오래한 사람답게, 사회 초년생은 초년생답게 와닿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풉, 하고 빵빵 터지는 장면들이 있어서 재미있게 읽은 웹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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