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질병없이 살기로 했다 - 독소를 청소하면 왜 병과 비만은 사라지는가?
하비 다이아몬드 지음, 강신원 옮김 / 사이몬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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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 하나가 12개 암세포로 되는 데에는 1년이 걸린다. 이와 같은 속도로 볼 때, 연필 심지만한 크기로 변하려면 6년이 걸린다. 결국 눈으로 암세포를 발견하려면 10년이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야만 1cm의 콩알 크기만큼 성장한다. 그래서 암이란 생활습관병이라고 내가 주장하는 것이다.

p.125

질병진행의 7가지 단계

무기력증 / 독혈증 / 과민증상 / 염증 / 궤양 / 경화증 / 암

p.134

고열은 사실 우리 몸의 방어작용이다. 가령 몸속에 독소가 지나치게 많이 축적될 경우, 우리 몸은 즉각 신진대사 기능에 명령을 내린다. 가능한 열을 높이 올려서 몸속의 독소를 몸 밖으로 뱉어배라는 명령 말이다. 이 모든 것은 몸의 체온조절기능을 맡은 뇌 속의 시상하부에 의해 완벽하게 통제된다.

p.145

몸에 열이 난다고 해서 절대 두려워하지 마시라. 고열은 인체의 치료기능 중에서 가장 명확하고 기본적인 기능이라는 점을 확신하기 바란다.

고열이 난다고 해서 약을 먹으면 절대 안 된다. 아주 가벼운 음식(과일이나 과일주스 정도)이나 물을 마시면 된다. 조용히 누워서 휴식을 취하면 된다. 일체의 간섭도 없이 몸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만 하면 된다는 말이다.

p.151~152

당신이 알아야 할 것은 독소가 몸에 쌓인다는 사실과, 그것이 제거되지 못하면 통증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과 결국 질병에 걸리게 되며 나중에는 세포가 미쳐버린다는 사실과, 그러나 이 전 과정에 우리의 위대한 림프시스템이 작동해서 몸 안의 독소를 녹여서 몸 밖으로 내보낸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알아야 할 것은 그 정도면 충분하다.

p.204

몸의 독소를 제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특정기간 동안 살아있는 음식(채소와 과일)만 먹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모노다이어트라 부른다. 모노다이어트를 아주 현명하게만 실천하면 세상의 모든 방법보다 림프시스템을 잘 청소할 수 있고 림프시스템에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다.

p.434

그러나 모노다이어트를 하면 안 되는 사람도 있다. 림프주머니가 크게 부어올라 완전히 비워내야 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인 경우와, 현재 암이 너무도 깊이 진행중인 사람이다. 설사 모노다이어트로 인해 효과를 보아온 사람이더라도 이렇게 급성인 경우는 제한해야 한다.

p.439

여기에서 소개하는 세 가지 모노다이어트 (1. 하루 종일 주스만 먹기, 2. 3일 동안 주스와 과일과 스무디만 먹기. 3. 일주일 동안 살아 있는 음식만 먹기)는 명령이나 법칙이 아니라 하나의 보기에 불과하다. 하나씩 직접 실천해보고 좋아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해서 선택하면 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불로 요리하지 않은 음식'만을 선택하는 것이다.

p.458

하비 다이아몬드, <나는 질병없이 살기로 했다> 中

+) 이 책의 저자는 비만으로 온갖 질환에 시달리다가 '자연치유법'에 몸을 맡기면서 건강을 되찾게 된 사람이다. 그의 다이어트 성공은 그를 건강하게 만들었다. 그 뒤 그는 자연치유의 방법을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이 책 역시 인간이 암에 걸리기까지 7단계의 증상을 소개하며, 우리가 그것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어쩌면 그동안 '아프다'고 생각해서 '약을 먹는 행위'가 사실 우리의 오해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몸이 독소를 배출하는 과정을 아프다고 착각하고 더 독한 약으로 그것을 억제한 것이다.

저자는 우리 몸에서 림프시스템의 역할을 특히 강조했다. 우리 몸에서 생겨난 독소를 배출하는 과정에서 그것의 역할이 주도적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모노다이어트 방법은 그간 우리가 들어서 알고 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신선한 제철 과일과 채소를 먹고, 또 그것들을 주스로 갈아서 먹으면 된다. 먹는 기간 등은 본인에게 알맞은 것을 찾도록 권해준다. 간헐적 단식과는 좀 다른 개념인데, 저자는 되도록 동물성 식품보다 식물성 식품을 추천한다.

이 책을 읽고 무조건 따라하기 보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식사법을 조절하고, 우리 몸의 독소 배출 과정을 이해하며 몸이 원하는 쉼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병원에 가거나 약을 먹기 보다 몸이 독소를 내보낼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 몸을 돕는 것이 우선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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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쉬웠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박광수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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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두는 것.

때론 들춰내거나 다시 돌아볼 필요도 없이 그냥 두는 것이 더 바람직할 때가 많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랬다.

애써 증명하기 위해 다시 들춰내어서 진심이 밝혀진 경우도 드물지만, 끝끝내 진심은 온데간데없고 모두에게 상처로 남는 것을허다하게 보아왔다.

그러니 그냥 두는 것.

그것이 맞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랬다.

p.21

내가 손에 든

바람개비가 돌기 위해서는 언덕을 서서 바람을 기다리거나,

혹은 바람이 부는 곳을 찾아가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내가 앞으로 힘차게 달리거나이다.

p.35

코끼리는 코가 아무리 길어도 짐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부모도 자식이 아무리 많아도 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했다.

p.57

어느 드라마에 나온 여배우가 말했다.

"항상 옳지 않아도 돼. 나빠도 돼. 남한테 칭찬받으려고 사는 게 아니니까."

p.67

당신이 옳다면 화낼 필요가 없고,

당신이 틀렸다면 화낼 자격이 없다.

간디의 말이다.

p.173

우리는 미리 알 필요도 없는 것들에 집착하며 살아가지.

살다 보면 알고 싶지 않아도

결국 저절로 알게 되어 있는 것들.

비와 눈을 맞으면서도 계속 앞으로 나아갈 자신만 있다면

내일의 날씨 따위는 중요하지 않아.

p.203

박광수, <살면서 쉬웠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中

+) 이 책은 만화가인 저자가 쓴 에세이집이다. <광수생각>을 읽으며 젊은 시절을 보낸 나로서는 반가운 책이었다. 저자의 단상이 담겨 있어서 부담없이 읽기에 좋다. 인생을 살면서 본인이 깨닫고 느낀 것들을 단상으로 적어둔 것 같다. 그리고 간혹 보이는 그의 만화에 친근감이 들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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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원칙 - 시대를 초월한 가르침, 세종에게 묻다
박영규 지음 / 미래의창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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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은 세자가 신분을 불문하고 백성들과 자유롭게 접촉할 수 있도록 했으며, 그 과정에서 세자가 백성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게 했다. 악역을 자처한 태종의 결단과 희생, 배려 덕분에 세종은 깨끗한 정치적 유산을 물려받았으며, 그 토대 위에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여 마침내 성군이 되었다. 태종은 세종이라는 찬란한 연꽃을 피워낸 깊은 연못이었다.

p.40

세종은 좋은 질문자였다. 그는 폭넓은 독서를 통해 전문지식과 논리적 사고력, 사안의 핵심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지녔다.

p.83

세상에 완전한 사람은 없고 완벽하게 능력을 갖춘 사람도 없습니다. 그들을 뽑아서 적재적소에 잘 배치해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임금이 인사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사람이란 한 가지 허물이 없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 허물을 가지고 책망을 한다면 비록 유능한 사람이라도 당해내지 못합니다. 단점을 버리고 장점을 취하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인사의 원칙입니다. 이 원칙에 따라 인재를 쓰면 탐욕스런 사람과 청렴한 사람 모두를 인재로 골라 쓸 수 있습니다.

- 강희맹, <사숙재집>

p.180

김점은 아뢰기를, "온갖 정사를 전하께서 친히 통찰하시는 것이 당연하옵고 신하에게 맡기시는 것은 부당하옵니다."하니, 허조는 "그렇지 않습니다. 어진 이를 구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인재를 얻으면 편안해야 하며, 맡겼으면 의심을 말고, 의심이 있으면 맡기지 말아야 합니다. 전하께서 대신을 선택하여 육조의 장을 삼으신 이상, 책임을 지워 성취토록 하실 것이 마땅하며, 몸소 자잘한 일에 관여하여 신하의 할 일까지 하시려고 해서는 아니 됩니다."하였다.

- <세종실록> 1419. 1. 11.

허조의 주장에는 바람직한 군왕의 인재관과 리더십 유형이 잘 제시되어 있다. 실제로 세종은 인재를 그렇게 뽑아 썼으며, 그런 원칙으로 국정을 운영했다.

"리더가 무위해야 일을 맡은 사람이 책임감을 가진다."

- <장자>

p.183~185

세종은 17만여 명의 백성을 상대로 대규모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공법 도입에 따른 찬반 의견을 구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세종18년 상정소를 설치하여 세목과 세율을 정하도록 했다. 상정소는 새로운 법전, 법규를 제정하거나 정책,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설치하는 임시기구다.

p.283

임금은 "백성들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새로운 문자를 만들어 글을 몰라 억울하게 소송에서 패하는 백성이 없도록" 배우고 사용하기 쉬운 문자를 만들었다. 훈민정음 서문에서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 것은 이런 사정을 두고 한 말이다.

p.295

박영규, <세종의 원칙> 中

+) 이 책은 세종대왕이 얼마나 훌륭한 자질을 지닌 리더였는지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몇 가지 원칙을 기준으로 세종과 관련된 일화를 풀어낸다. 세종은 익히 알려진대로 다방면에서 뛰어난 사람이었다. 도덕, 인문, 음악, 과학, 예술 등등. 어렸을 때부터 독서를 좋아하던 그는 왕이 되어서도 신하들을 긴장하게 할 만큼 뛰어난 지식을 갖고 있었다.

그런 부분들이 그가 훌륭한 왕이 되도록 밑바탕이 되어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인품이 또 한 편의 디딤돌이 되었을 것이라 믿는다. 신하의 말에 귀를 귀울이고, 자신의 실수를 깔끔하게 인정하며, 모든 일에서 항상 백성을 우선시하고, 원칙을 지키되 쉽게 흔들리지 않는 줏대를 지키는 것. 기존 왕들에서 볼 수 없었덛 신하를 배려하는 파격적인 행보도 신하들의 존경을 받는 근거가 되었을 것이다.

세종은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올곧음으로 왕권을 지킨 사람이다. 이 책은 세종의 그런 면모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더불어 세종이 그리 할 수 있도록 아버지 태종이 감당했던 부분들도 제시하고 있어서 감동적인 부분도 접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어렵지 않게 역사 현장을 접할 수 있고 리더로서의 자세를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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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식당 - 상처를 치유하는
이서원 지음 / 가디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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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존재합니다.

희노애락,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즐거운 감정들은 모두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감정들입니다. 이에 비해 우아함, 근사함 같은 감정들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있으면 살아가는 것이 더 풍요로워지고 멋있어지는 감정입니다.

그래서 사는 데 도움이 되는 자극에는 좋은 감정이 들고, 방해가 되는 자극에는 싫은 감정이 들지요. 좋고 싫은 것이 머리로 올라가면 생각으로 의미가 덧입혀져 덩치가 커지면서 여러 감정으로 내려옵니다. 내려온 감정은 잠시 내 마음속에서 머뭅니다.

감정을 조절하거나 관리하려면 처음 올라오는 것이 무엇인지, 머리에서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그 결과 어떤 것이 내려와 어떻게 표현되는지 알아차려야 합니다.

p.6~8

두려움은 '위험에 대처하라는 감정'이지 '위험에 무너지라는 감정'이 아닙니다. 그래서 마음이 무너지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음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나를 잡아주어야 합니다. 내가 나를 잡아주는 부적 같은 한 마디가 '일어나도 괜찮아!'라는 말입니다. 최악을 감수하는 말이지요.

p.52

우울해지는 사람은 열심히 살려던 사람입니다. 잘하려고 애쓰던 사람이지요. 그래서 우울은 성실하고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이 경험합니다. 그러니 내가 무슨 잘못이 있거나 어디가 잘못되어서 우울해지는 게 아니랍니다. 내가 더 잘하려다 생긴 게 우울이라는 걸 알아차리시면 내가 나에게 조금의 위로를 줄 수 있습니다.

우울하다는 것은 내 속에 움직일 에너지가 점점 적어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흐린 날은 흐린 날에 맞추어 살고, 맑은 날은 맑은 날에 맞추어 살면 한평생이 흘러갑니다. 지금 이대로의 나도 괜찮다고 생각하세요. 정말 괜찮거든요.

p.94~96

우울은 나에게 그리고 세상에 너무 잘하려고 하다 보니 생기는 병입니다. 나에게 적당히 하고 세상에 대충하려고 하면 우울이 좀체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울할 때도 '대충 살자.', '대충 살아도 된다.'는 마음을 내야 합니다.

우울이 깨끗하게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너무 철저한 마음입니다. 빨리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도 너무 완벽한 마음입니다.

p.104

내가 미워하는 그 사람을 모든 사람이 미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미움의 이유가 그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있을 수도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 사람도 있음을 기억하면 그렇게 밉던 사람이 조금 달리 보일 수 있습니다.

p.112

감정을 지켜보는 일을 하다 보면 우리에게 생기는 것이 일가견입니다. '아하! 이런 욕구로 이런 감정이 올라오는구나!', '아하! 감정은 이런 행동으로 표현되는구나!', '아하! 감정이 이렇게 사라지는구나!'

온전히 일어나고 움직이다가 사라지는 것을 알아차리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지켜보는 연습입니다. 이렇게 지켜보는 연습이 일상이 된 사람은 감정이 생길 때 이것이 실체가 없는 줄 압니다.

욕구는 감정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기도 합니다. 이 욕구만 충족되면 감정은 사라지기 때문이지요. 욕구는 또한 메신저이기도 합니다. 이런 걸 채워달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지요.

p.202~203

이서원, <감정식당> 中

+) 저자는 상처받고 마음 아파하는 사람들을 상담하며 분노 조절, 관리 등의 일을 조언해주는 상담가이다. 이 책에서는 열 가지 감정이 일어나는 순간을 찾고, 그때의 관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발상의 전환이 되는 조언도 있고, 그간 들어왔던 조언도 있다. 각각의 감정에 먼저 일어나는 욕구부터 설명하고, 그 감정들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들여다본다.

'감정식당'이라는 제목처럼 저자는 우리에게 발생하는 감정들은 우리가 살면서 필요한 것들이고 도움이 되는 것들이니 잘 요리해보자고 제안한다. 없어져야 할 감정은 없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배웠고, 어떤 감정이든 우리 자신을 위해 필요한 감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니 그 감정에 지나치게 흔들리지 말고 저자의 말처럼 들여다보고 알아차리는 연습을 통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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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 브라더스 -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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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무슨 원리니, 무얼 바꾸니, 무얼 믿느니 하는 법칙과 기술로 가득한 자기 개발서다. 자기 개발서를 읽는 건 자기를 주도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냥 읽고 있으면 면죄부가 생기는 느낌. 자본주의 사회의 성경이 바로 이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자기 개발서대로 살진 않는다. 그건 성경 말씀대로 살진 않지만 천국에 간다고 믿으며 성경을 읽는 사람들의 심리와 비슷한거다.

p.32

아버지가 부자이거나 물려받은 재산이 없다면 성인이 되고 자기 꿈을 꾸며 살기엔 너무나 힘든 세상이다. 그래, 루저의 푸념이다. 하지만 루저가 너무 많다. 나도, 옆의 김부장도, 어딘가로 사라져버린 석의 아버지도 모두 루저다.

주변의 많은 사람이 다 지면서 살고 있다. 어쩌면 그게 삶의 숭고함일지도 모르겠다. 그러자 갑자기 만화가 그리고 싶어졌다.

p.148

일에도 삶에도 마감이 필요하다. 마감.

반드시 작가만 마감이 필요한 게 아니다. 직장인에겐 퇴직해야 할 때가 있고, 자영업자에겐 영업을 접을 때가 있고, 연인에게는 이별의 때가 있고, 군인에게는 제대가 있다. 그게 마감이다. 인생의 어느 순간에 스스로 묶어야 하는 매듭 같은 거.

p.310

10년이 넘게 이야기를 써오며 배우고 또 배우는 것이 있다면 바로 '진실을 이야기에 담는 기술'이다. 진실과 상관없이 기발한 이야기는 많지만 그것은 나를 감동시키지 못한다. 다른 기술들은 금세 배울 수 있지만, 진실을 담는 기술은 배웠음에도 숙달되지 않는 '늘 새로운 도구'다. 이 새로움이 내 삶을 돌아보게 한다.

p.526 [작가의 말]

김호연, <망원동 브라더스> 中

+) 얼마 전에 읽은 저자의 소설이 재미있어서 다른 작품을 찾아 읽었다. 비슷한 구성의 책인데, 이것이 먼저 쓰이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은 세계문학상 수상 작품이다. 저자는 소설도 쓰고 시나리오도 쓰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지난 번에 읽은 책도 그렇고 이 책도 마찬가지로 영화화하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중반부에 같은 이야기의 반복처럼 살짝 지루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역시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다. 어쩌다보니 좁은 옥탑방에 모인 네 남자의 인생이야기가 찌질한 듯 하면서도 애처롭고, 안타까운 듯 하면서도 재미있다.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은, 그런 인생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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