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식당 - 상처를 치유하는
이서원 지음 / 가디언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감정은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존재합니다.

희노애락,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즐거운 감정들은 모두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감정들입니다. 이에 비해 우아함, 근사함 같은 감정들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있으면 살아가는 것이 더 풍요로워지고 멋있어지는 감정입니다.

그래서 사는 데 도움이 되는 자극에는 좋은 감정이 들고, 방해가 되는 자극에는 싫은 감정이 들지요. 좋고 싫은 것이 머리로 올라가면 생각으로 의미가 덧입혀져 덩치가 커지면서 여러 감정으로 내려옵니다. 내려온 감정은 잠시 내 마음속에서 머뭅니다.

감정을 조절하거나 관리하려면 처음 올라오는 것이 무엇인지, 머리에서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그 결과 어떤 것이 내려와 어떻게 표현되는지 알아차려야 합니다.

p.6~8

두려움은 '위험에 대처하라는 감정'이지 '위험에 무너지라는 감정'이 아닙니다. 그래서 마음이 무너지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음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나를 잡아주어야 합니다. 내가 나를 잡아주는 부적 같은 한 마디가 '일어나도 괜찮아!'라는 말입니다. 최악을 감수하는 말이지요.

p.52

우울해지는 사람은 열심히 살려던 사람입니다. 잘하려고 애쓰던 사람이지요. 그래서 우울은 성실하고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이 경험합니다. 그러니 내가 무슨 잘못이 있거나 어디가 잘못되어서 우울해지는 게 아니랍니다. 내가 더 잘하려다 생긴 게 우울이라는 걸 알아차리시면 내가 나에게 조금의 위로를 줄 수 있습니다.

우울하다는 것은 내 속에 움직일 에너지가 점점 적어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흐린 날은 흐린 날에 맞추어 살고, 맑은 날은 맑은 날에 맞추어 살면 한평생이 흘러갑니다. 지금 이대로의 나도 괜찮다고 생각하세요. 정말 괜찮거든요.

p.94~96

우울은 나에게 그리고 세상에 너무 잘하려고 하다 보니 생기는 병입니다. 나에게 적당히 하고 세상에 대충하려고 하면 우울이 좀체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울할 때도 '대충 살자.', '대충 살아도 된다.'는 마음을 내야 합니다.

우울이 깨끗하게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너무 철저한 마음입니다. 빨리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도 너무 완벽한 마음입니다.

p.104

내가 미워하는 그 사람을 모든 사람이 미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미움의 이유가 그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있을 수도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 사람도 있음을 기억하면 그렇게 밉던 사람이 조금 달리 보일 수 있습니다.

p.112

감정을 지켜보는 일을 하다 보면 우리에게 생기는 것이 일가견입니다. '아하! 이런 욕구로 이런 감정이 올라오는구나!', '아하! 감정은 이런 행동으로 표현되는구나!', '아하! 감정이 이렇게 사라지는구나!'

온전히 일어나고 움직이다가 사라지는 것을 알아차리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지켜보는 연습입니다. 이렇게 지켜보는 연습이 일상이 된 사람은 감정이 생길 때 이것이 실체가 없는 줄 압니다.

욕구는 감정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기도 합니다. 이 욕구만 충족되면 감정은 사라지기 때문이지요. 욕구는 또한 메신저이기도 합니다. 이런 걸 채워달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지요.

p.202~203

이서원, <감정식당> 中

+) 저자는 상처받고 마음 아파하는 사람들을 상담하며 분노 조절, 관리 등의 일을 조언해주는 상담가이다. 이 책에서는 열 가지 감정이 일어나는 순간을 찾고, 그때의 관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발상의 전환이 되는 조언도 있고, 그간 들어왔던 조언도 있다. 각각의 감정에 먼저 일어나는 욕구부터 설명하고, 그 감정들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들여다본다.

'감정식당'이라는 제목처럼 저자는 우리에게 발생하는 감정들은 우리가 살면서 필요한 것들이고 도움이 되는 것들이니 잘 요리해보자고 제안한다. 없어져야 할 감정은 없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배웠고, 어떤 감정이든 우리 자신을 위해 필요한 감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니 그 감정에 지나치게 흔들리지 말고 저자의 말처럼 들여다보고 알아차리는 연습을 통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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