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 원칙 - 시대를 초월한 가르침, 세종에게 묻다
박영규 지음 / 미래의창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태종은 세자가 신분을 불문하고 백성들과 자유롭게 접촉할 수 있도록 했으며, 그 과정에서 세자가 백성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게 했다. 악역을 자처한 태종의 결단과 희생, 배려 덕분에 세종은 깨끗한 정치적 유산을 물려받았으며, 그 토대 위에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여 마침내 성군이 되었다. 태종은 세종이라는 찬란한 연꽃을 피워낸 깊은 연못이었다.

p.40

세종은 좋은 질문자였다. 그는 폭넓은 독서를 통해 전문지식과 논리적 사고력, 사안의 핵심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지녔다.

p.83

세상에 완전한 사람은 없고 완벽하게 능력을 갖춘 사람도 없습니다. 그들을 뽑아서 적재적소에 잘 배치해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임금이 인사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사람이란 한 가지 허물이 없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 허물을 가지고 책망을 한다면 비록 유능한 사람이라도 당해내지 못합니다. 단점을 버리고 장점을 취하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인사의 원칙입니다. 이 원칙에 따라 인재를 쓰면 탐욕스런 사람과 청렴한 사람 모두를 인재로 골라 쓸 수 있습니다.

- 강희맹, <사숙재집>

p.180

김점은 아뢰기를, "온갖 정사를 전하께서 친히 통찰하시는 것이 당연하옵고 신하에게 맡기시는 것은 부당하옵니다."하니, 허조는 "그렇지 않습니다. 어진 이를 구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인재를 얻으면 편안해야 하며, 맡겼으면 의심을 말고, 의심이 있으면 맡기지 말아야 합니다. 전하께서 대신을 선택하여 육조의 장을 삼으신 이상, 책임을 지워 성취토록 하실 것이 마땅하며, 몸소 자잘한 일에 관여하여 신하의 할 일까지 하시려고 해서는 아니 됩니다."하였다.

- <세종실록> 1419. 1. 11.

허조의 주장에는 바람직한 군왕의 인재관과 리더십 유형이 잘 제시되어 있다. 실제로 세종은 인재를 그렇게 뽑아 썼으며, 그런 원칙으로 국정을 운영했다.

"리더가 무위해야 일을 맡은 사람이 책임감을 가진다."

- <장자>

p.183~185

세종은 17만여 명의 백성을 상대로 대규모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공법 도입에 따른 찬반 의견을 구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세종18년 상정소를 설치하여 세목과 세율을 정하도록 했다. 상정소는 새로운 법전, 법규를 제정하거나 정책,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설치하는 임시기구다.

p.283

임금은 "백성들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새로운 문자를 만들어 글을 몰라 억울하게 소송에서 패하는 백성이 없도록" 배우고 사용하기 쉬운 문자를 만들었다. 훈민정음 서문에서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 것은 이런 사정을 두고 한 말이다.

p.295

박영규, <세종의 원칙> 中

+) 이 책은 세종대왕이 얼마나 훌륭한 자질을 지닌 리더였는지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몇 가지 원칙을 기준으로 세종과 관련된 일화를 풀어낸다. 세종은 익히 알려진대로 다방면에서 뛰어난 사람이었다. 도덕, 인문, 음악, 과학, 예술 등등. 어렸을 때부터 독서를 좋아하던 그는 왕이 되어서도 신하들을 긴장하게 할 만큼 뛰어난 지식을 갖고 있었다.

그런 부분들이 그가 훌륭한 왕이 되도록 밑바탕이 되어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인품이 또 한 편의 디딤돌이 되었을 것이라 믿는다. 신하의 말에 귀를 귀울이고, 자신의 실수를 깔끔하게 인정하며, 모든 일에서 항상 백성을 우선시하고, 원칙을 지키되 쉽게 흔들리지 않는 줏대를 지키는 것. 기존 왕들에서 볼 수 없었덛 신하를 배려하는 파격적인 행보도 신하들의 존경을 받는 근거가 되었을 것이다.

세종은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올곧음으로 왕권을 지킨 사람이다. 이 책은 세종의 그런 면모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더불어 세종이 그리 할 수 있도록 아버지 태종이 감당했던 부분들도 제시하고 있어서 감동적인 부분도 접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어렵지 않게 역사 현장을 접할 수 있고 리더로서의 자세를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