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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이야기 - 고객과의 귀맞춤
송혜은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6월
평점 :
고객은 본능적으로 문제 해결만큼 감정 해결을 원합니다. AI 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고객과 상담사 사이에 흐르는 여러 가지 감정의 변화와 고객의 호흡을 통해 전달되는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는 인간만이 느끼고 반응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이 발전할수록 상담사의 공감 능력은 고객의 감정 해결을 위한 핵심 가치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p.11
소설가 H.P. 러브크래프트는 '인간이 느끼는 강력하고 오래된 감정은 공포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하고 오래된 공포는 미지의 존재에 대한 공포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인간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정말 싫어하고 두려워합니다.
그런데 그거 아세요? 콜센터 상담사는 전화를 받는 매 순간 이런 불확실성을 안고 업무를 한다는 것을요. 어떤 고객일지도 모르고, 고객이 무슨 말을 할지도 모른 채 상담을 시작합니다. 그것도 고객이 눈에 보이지 않는 상태로 말이죠.
p.12
- 올바른 경청 : 고객의 말이 끝나면 반박자 쉬고 응대하기, 고개를 끄덕이는 등 신체 언어를 활용하여 고객과 호흡 맞추기
- 공감이 느껴지는 음성 연출 : "아~" 같은 감탄사 활용하기, 어미가 너무 짧거나 가라앉지 않도록 연출하기
- 맥락에 맞는 호응어 사용 : 고객이 자신의 상황을 말하거나 니즈를 밝힐 때 자연스럽게 호응어 사용하기
p.30
서비스는 무형입니다. 그리고 실시간으로 이루어지지요. 그렇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부분까지 신경 써야 온전한 서비스를 할 수 있습니다.
상담을 잘하려면 스크립트에는 없는 디테일을 잘 활용해야 하는데, 이런 디테일은 상담을 하면서만 습득할 수 있습니다. 오로지 상담사가 직접 경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p.41
긍정 정서가 유발된 사람은 상대가 사람이든 사물이든 간에 그 대상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더 높은 수준의 호감을 표시한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세상을 더 긍정적으로 보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상담사가 고객과의 상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상담사가 먼저 긍정 정서를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단 웃자! 뇌가 착각하도록!
- 상담이 시작되면 웃으면서 첫인사하기 / 말과 표정 일치시키기
pp.46~47
불안정하고 화나는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감정을 억누르거나 급하게 전환하려고 하는 대신 몇 초간이라도 아무 생각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보세요. 그러고 나서 긍정의 도구를 이용하여 기분을 천천히 전환해 보는 겁니다. 긍정의 도구란 특별한 무언가가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 의미가 담긴 인형이나 소품 등 행복한 기억을 떠올릴 수 있게 형상화한 것이라면 무엇이라도 좋습니다.
p.72
상담사의 리추얼 (리추얼 : 모든 과정을 몸이 알아서 자동으로 하도록 만드는 것)
자기 자동화 - 업무 시작 리추얼, 업무 종료 리추얼 / 상담 공간 정리 / 주의 잔류물 - 주변 정리를 통한 집중력 향상 / 의자병 예방하기 - 꾸준한 스트레칭과 몸 움직이기
pp.85~91
- 리더십의 시작은 공감입니다.
- 상담사들이 당신의 말과 행동에 실망하여 '말해봐야 소용없다'라고 느끼게 만들지 마세요.
- 리더의 자리는 결코 가벼운 자리가 아닙니다. 자기 주관을 가지고 상담사를 이끌기 위해서는 계속 공부해서 트렌드를 이해하고, 업무를 정확히 숙지해야 하며 꾸준히 상담사들과 소통해야 합니다.
- 상담사는 리더와 단 한 번의 대화만으로도 바로 리더의 수준을 파악합니다. 그리고 나의 리더로 인정하고 진심으로 소통할지, 인정하지 않고 가면을 쓸지 결정합니다. 편안하게 느껴지는 리더와 만만하게 느껴지는 리더는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pp.118~124
상담사에게 무조건 친절하게 대해 달라는 뜻이 아닙니다. 불필요한 감정 소비를 만드는 잘못된 갑질을 하지 말아 달라는 것입니다.
일부 고객으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고객들의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에 봄눈 녹듯 마음이 풀어지고 다시 힘을 내는 것이 우리 상담사들의 일상입니다.
pp.178~180
송혜은, <콜센터 이야기> 中
+) 이 책의 저자는 오랜 기간 콜센터 상담사로 재직하고 지금은 콜센터의 중간관리자로 근무하고 있다. 중간 관리자는 콜센터의 통화 품질과 운영, 그리고 상담사의 교육을 담당한다. 그러니까 저자는 상담사의 일도, 중간 관리자의 일도 모두 경험한 사람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선배 상담사로서 후배 상담사에게 해주는 진심 어린 조언과, 중간 관리자가 콜센터에서 얼마나 중요한 리더인지 그 위치를 정확히 설명하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고객과 경영자에게 전하는 진지하고 소박한 바람을 담고 있다.
이 책의 제목만 보고 읽기고 결심한 건 콜센터 내 상담사들은 어떤 마음으로 스스로를 지키는지가 궁금해서였다. 상대방이 누구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통화를 해야 하는 상황은 정말 두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그들이 스스로의 마음을 어떻게 지켜내는지가 궁금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우선 상담사의 입장과 상황에 공감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상담사에게 필요한 자질,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 상담사로서 더 전문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요소, 상담사의 마음과 멘탈 관리 방법 등을 마음을 담아 상세하게 설명한다.
이 부분은 굳이 상담사라는 직업에만 해당하는 조언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공감의 힘과 긍정 정서의 힘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자기 분야에서 발전하기 위한 루틴 혹은 리추얼을 찾아 실천하고, 불안하고 부정적인 마음을 다스리는 노력 등이 그것이다.
또한 중간 관리자인 리더에게 전하는 저자의 말도 그 위치의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이라고 느꼈다. 리더가 어정쩡하면 그 밑의 직원들은 진심으로 일할 수가 없다.
그 자리에 있는 만큼 책임감과 리더로서의 노력이 필요한데,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노력을 덜하는 리더에게 쓴소리를 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용감하고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친절한 리더가 되는 것과 만만한 리더로 보이는 것의 차이를 확실하게 알게 해준 책이다. 무능한 리더는 직원들 간의 협업도 방해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콜센터 중간 관리자가 콜센터의 분위기와 상담사의 마인드를 바꿀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즉, 리더의 역할은 그만큼 두세 배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콜센터 상담사를 대하는 고객의 태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고객의 말 한두 마디가 그분들께 힘이 된다는 표현에 깊이 공감했다.
그러면서 기억이 났다. 한번은 어떤 상담사님과 통화하고 전화를 끊을 때, 그분이 "고객님,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이리 말하길래, 나도 똑같이 "네, 상담사님두요." 이리 대답했었다. 그랬더니 정말 그분이 너무 놀라면서. "어머. 와... 진짜 감사해요. 고객님." 이러시는 거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상담사님이 왜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정말 이해가 잘 되었다. 저자의 말처럼 불필요한 감정 소비를 만드는 잘못된 갑질을 하지 말고, '감사하다'라는 말 한마디가 그분들께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말이다.
모든 콜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의 리더라면, 하루라도 상담사의 자리에 앉아서 직접 체험해 보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그들의 업무가 두려움과의 싸움이며 감정 소비가 심한 일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그래야 그들에게 정당한 대우를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콜센터 상담사의 마음을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그들의 마음은 물론 그들의 입장과 상황, 더불어 중간 관리자의 자세와 고객의 태도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해준 책이었다.
어떤 조직의 중간 관리자라면, 그리고 상담사처럼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