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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피어오르기 위한 전쟁 - 날 막아서는 건 늘 나였다
스티븐 프레스필드 지음, 송은혜 옮김 / 인간희극 / 2025년 5월
평점 :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로써 오늘의 작업은 종료되었다. 몇 페이지를 썼냐고? 상관없다. 글이 괜찮냐고? 그런 건 생각도 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주어진 작업 시간에 전념했고,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오늘, 정해진 작업 시간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 저항을 이겨냈다는 것만이 중요하다.
p.18
할 일 미루기는 저항의 가장 흔한 방식이다. 그만큼 가장 합리화하기 쉬운 형태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삶을 바꿀 수 있다. 우리는 단 한 순간도, 운명을 바꿀 수 있는 힘을 잃은 적이 없다.
지금 당장, 우리는 자리에 앉아 우리의 일을 시작할 수 있다.
pp.44~45
오래전 소크라테스가 말했듯, 진정한 자유란 결국 자기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범위 안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스스로를 다스릴 수 없는 사람은 결국 자신을 대신 다스릴 주인을 찾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p.68
나는 오래된 스미스 코로나 타자기를 꺼냈다. 그건 무의미하고, 아무런 결실도 없으며, 그 무엇보다도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 같았다. 그래도 나는 두 시간을 버티고 앉아 쓰레기 같은 글을 쏟아냈다. 그리고 바로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렸다. 그걸로 충분했다. 나는 타자기를 치우고 부엌으로 갔다. 싱크대엔 열흘 치 설거지가 쌓여 있었다. 이상하게도 나에게는 에너지가 남아 있었고, 나는 설거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중요한 건, 오랜 시간 도망만 치던 내가 마침내 책상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pp.80~81
저항이 아마추어를 무너뜨리는 방식은 아주 고전적이다. 바로 그의 열정을 그 자신에게 되돌리는 것이다. 저항은 지나치게 야심차고 비현실적인 일정을 세우게 부추긴다. 우리는 그 열정을 끝까지 유지할 수 없다.
하지만 프로는 다르다. 그는 만족의 지연을 이해한다.
프로는 인내심으로 자신을 무장한다.
p.112
"할 수 있는 일이 있거든, 혹은 할 수 있다고 꿈꾸는 일이 있거든, 지금 당장 시작하라. 대담함 안에는 천재성과 마법, 그리고 힘이 있다. 지금 시작하라."
ㅡ 괴테
p.170
스티븐 프레스필드, <더 피어오르기 위한 전쟁> 中
+) 이 책의 원제는 [the WAR of ART]이다. 이 제목이 시사하는 바처럼, 저자는 이 책에서 예술가들이 자기합리화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전략을 제안한다.
저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언급하는 '저항'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부정적인 힘을 말한다. 저항을 견디며 실천하는 힘이 중요함을 언급한다.
흔히 작가는 엉덩이의 힘으로 만들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는 꾸준하게 그리고 일관되게 글을 쓰는 습관이 작가에게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일인지 보여주는 말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끈기와 의지가 우리의 인생에도 일어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우리 스스로 선택하고 실천하기만 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일례로 저자는 자기만의 영역 즉 공간을 설정해 매일 똑같은 시간을 글쓰기에 투자한다. 물론 그런 노력이 중요한 것이지 그 노력의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다.
즉, 저자는 몇 시간 동안 쓴 글에서 아무것도 건질 수 없어도 괜찮다고 말한다. 자신의 발목을 붙잡는 온갖 제약과 저항을 뿌리치고 스스로의 시간을 확보해 지켰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는 굳이 예술가의 삶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꿈꾸던 어떤 일을 행하기까지 우리는 수많은 저항과 합리화와 싸운다. 질 때가 더 많은 그 싸움에서 어떻게 승리할 수 있는지, 왜 승리해야 하는지 이 책은 가르쳐 준다.
책을 읽으면서 한참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수없이 많은 전쟁에서 핑계와 변명과 합리화로 미리 항복한 스스로에게 실망과 부끄러움을 가르쳐 준 책이었다.
더불어 꿈을 위해, 어떤 소망을 이루기 위해, 일관되게 노력하는 시간의 가치는 결과물 따위랑 상관없이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발휘하는 가치 있는 일이라는 걸 알게 해준 책이었다.
왜 한결같이 노력해야 하는지를 사실적으로 시니컬하게 보여준 책이라고 느꼈다. 무슨 일에서든 중도 포기를 했던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진심 어린 반성과 새로운 다짐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