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정은 오늘도
김양미 지음 / 학이사(이상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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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사장님, 제가 알아서 할게요. 주방일 처음도 아니고."

"뭘 알아야 제대로 할 거 아녀!"

"그럼, 사장님이 하는 거 보여주시면 고대로 따라 할게요."

"내가 다 할 거면 뭐 하러 돈 주고 사람을 써?"

p.31 [오순정은 오늘도]

어렸을 때부터 아빠 껌딱지였던 하나가 요즘 들어서는 눈 한번 제대로 맞춰주려 하지 않았다. 주말이면 같이 도서관에 가서 책도 빌려오고 하루에도 몇 번씩 문자를 보내, 뭐 하냐고 살갑게 묻던 아이였는데 말이다. 오랜 시간 사귀어왔던 여자에게서 이유도 모른 채 실연을 당한 기분이었다.

p.55 [김종만은 오늘도]

"어딜 가든 사람 사는 거 다 똑같아. 돈 떨어지면 거기서 벌어 쓰면 되고. 꿈이 왜 꿈으로 끝나는지 아냐? 사람들은 안 될 이유만 찾거든. 너처럼 생각이 많으면 계산기 두드리다 인생 끝나는 거야. 나처럼 단순하게 살아야 죽을 때 후회 안 한다."

p.95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잖아. 내 인생이 달린 문젠데."

"복잡할 건 또 뭐야. 어차피 뭘 선택하든 후회하게 돼 있어. 돈까스를 먹고 싶을 땐 그거만 생각해. 먹기 싫은 김밥 꾸역꾸역 먹지 말고."

"아무리 봐도 넌 사기꾼이 딱인데."

"뭔 소리야?"

"이상하게 설득이 된단 말야."

p.97

"하나야."

"왜?"

"언젠가, 라는 순간은 영원히 오지 않아."

마음 먹었을 때, 하고 싶을 때 언제든, 그게 맞는 거라고 했다.

p.114 [김하나는 오늘도]

살아생전, 할아버지는 늘 이렇게 말했다. 돈 없는 놈보다 의리 없는 놈이 진짜 거지새끼다. 자기보다 약한 사람 괴롭히는 건 쌍놈이나 하는 짓이다. 담배꽁초 길에다 버리고 침 찍찍 뱉어대는 그런 것들은 고추를 떼버려야 된다. 술 마시고 아무데나 오줌 싸갈기는 놈은 똥개나 매한가지다. 자기집 방바닥에다 안 하는 짓은 집 밖에서도 하면 못 쓴다.

p.123 [자전거의 기울기 23.5°]

김양미, <오순정은 오늘도> 中

+) 이 책은 가족들 각각의 시선을 담은 단편 연작소설 네 편과, 그 외 세 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폭력적인 아버지와 달리 아이들에게만큼은 좋은 아빠인 김종만과 결혼한 오순정, 그녀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오리집, 곱창집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된 삶을 이어간다.

짝사랑하는 여자에게 고백도 못 해보고 아이가 생겨 오순정과 결혼한 김종만. 문학을 사랑해서 글쓰기 수업을 신청했다고 아내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는 생활형 가장이 그이다.

다른 여자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통화하는 아빠를 보고서도, 자기 삶의 무게가 더 무거운 딸 김하나. 친구들의 괴롭힘을 보다 못한 명진이의 도움으로 무거운 짐 하나는 덜었지만 엄마 아빠의 다툼, 동생의 방황으로 복잡하다.

동네 할아버지께 자전거를 가르쳐드리며 본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가르침을 떠올리는 지훈. 오토바이를 타다 다쳤을 때에도 자신을 아껴준 할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제대로 사는 법을 자전거 타기에 적용해 본다.

오순정, 김종만, 김하나, 김지훈. 이 네 식구의 모습을 각자의 시선으로 담아낸 단편들이 코믹하면서 아프다. 요즘 말로 웃프다고 해야 할까.

가장 가까운 사이인 가족임에도 똑같은 상황에서 각자 생각하는 게 너무 다르다. 이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며 우리네 가족 관계를 돌아볼 수 있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만난 길고양이 로또, ADHD가 심한 아들을 돌보는 부모의 마음, 아이들이 성인이 되자 고된 삶을 마무리하려고 존엄사를 선택한 엄마.

이들의 모습 또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사람들의 일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고된 삶을 접을 기회를 선택하고 싶은 사람의 마음도 낯설지 않다. 존엄사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지 않을까.

이 책에는 서민의 생활, 그들의 선택, 그들이 느끼는 감정 등이 웃픈 이야기 속에 잘 녹아있다. 힘든 세상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 연민을 느끼지만 또 가끔은 미소 짓게 된다.

소설 속 인물들의 입장을 이해하면 그들의 마음과 선택에 공감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심정이 이해되고 나라면 어땠을까 생각하게 된다.

각기 다른 단편소설들이나 이 책으로 엮으며 서로 조금씩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이 부부 사이든, 부모와 자식 관계든, 청소년 성장기의 고민이든, 버려지는 동물 문제든, 존엄사에 대한 희망이든 고된 삶을 사는 이들의 마음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말 그대로 웃픈 장면이 많았지만 그만큼 마음에 와닿는 순간도 많아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 청소년 소설이라고 느낄 만큼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의 작품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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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있다 1
제인도 지음 / 반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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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동티 나려고... 아주 작정을 했구나."

수아 언니가 중얼거린다. 팔짱을 끼고 있는 내게만 들릴 정도로 작은 목소리다. 언니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다. 동티? 그게 뭘까? 처음 들어보는 말이다.

"그게 아니면? 이따위가 뭐 중요한 거라도 돼?"

"아직 상속 전이니까 조심하자는 거지. 형이 여기 있는 식기 하나, 이불 하나 함부로 쓰면 안 된다고 말했잖아. 우리 것이 되기 전까지는 주의해야 한다고."

p.128 [1권]

수아 언니도 웃으며 뒤따라 들어왔다. 그리고 신발장 위에 놓인 수납 트레이를 힐끗 봤다.

"여기 뒀구나. 잘 어울리네. 현선아, 내가 한 말 기억나지?"

"귀신 붙은 것 아니냐고 소희가 난리 피운 거? 에그, 겁쟁이"

현선 언니가 깔깔거리며 놀렸다.

p. 326 [1권]

"항시 몸에 지니고 다녀야 해."

"그러면... 이제 이상한 게 보이지 않을까요?"

"이건 잡귀를 물리치는 거지, 영안을 닫는 비책이 아니야. 계속 눈에 보이기는 할 거야."

"귀신이 항상 보인다고요?"

"아까 말했지. 숙명이라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고."

p.35 [2권]

<얘야, 나를 섬기지 않겠느냐?>

봄바람처럼 부드럽고 포근한 목소리가 말을 건넨다.

<혼자서는 힘들 텐데, 내게 오지 그러니.>

갑자기 힘이 난다. 그 말이 지친 몸과 마음에 힘을 불어넣는다.

<아... 돼...>

<소...야... 거기... 돼.>

"엄마? 엄마야?"

"엄마, 도와줘! 나 들어가기 싫어! 제발!"

pp.156~159 [2rnjs]

제인도, <누가, 있다> [1권], [2권] 中

+) 이 책은 호러, 공포 소설 그리고 오컬트 소설이라 부르기에 적합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엄마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주인공 소희에게 갑자기 사촌 형제와 자매들이 등장한다.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고모가 소희를 포함한 사촌들에게 유산을 상속했다는 것이다. 고모가 살던 시골집에서 사촌들과 함께 며칠을 보내면 공동 재산인 유산을 나눠가질 수 있다는 게 조건이다.

거기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엄마를 잃고 상심한 소희에게 새로운 가족으로 등장한 사촌들과의 동거, 유산 상속이라는 뜻밖의 행운, 그 행운의 이면에 숨겨진 엄청난 저주, 반갑지 않은 존재들, 보고 싶지 않은 존재와의 만남, 그리고 소희를 지키려는 엄마의 영혼과 무당들.

이 소설은 조상, 악귀, 무당, 내림굿, 부적, 명두, 영물, 산신 등의 무속 신앙을 중심 소재로 한국식 오컬트를 만들었다.

작품에서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초자연적이고 신기한 현상들이 신비로운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소름 끼치도록 무섭고 괴기한 현상으로 일어난다.

소설 표지를 보면서 진짜 무섭게 그렸다고 느꼈는데, 이 작품을 읽는 내내 표지를 뒷면으로 엎어두었다. 책을 읽으면서 소름이 돋는 순간이 몇 번이나 있었고 덕분에 한여름 더위를 가시게 해준 소설이었다.

외롭게 살던 소희에게 친근하게 다가온 사촌들의 모습을 보면서 계속 중얼거렸다. 가족이라는 말로 갑자기 다정하고 친절하게 다가오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하는데.

마음이 여린 소희가 어떤 선택을 할 때마다 함께 안타까워했다. 혼자만 살겠다고 이기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소희에게 저주를 떠넘기는 것을 보며 같이 속상하고 분노했다.

소설은 한 편의 영화를 보듯 흥미진진했다. 무엇이 진실일까 궁금했고 어떻게 끝이 날까 궁금했고 악귀를 모시는 무당과 신을 모시는 무당이 이렇게나 다르구나 생각했다.

어떤 선택이든 본인의 몫이지만 기본적으로 그 선택은 항시 책임이 따른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고도 생각했다. 선한 마음이 있어야 선한 존재들이 돕는다는 것도 배웠다.

소름 끼치는 순간을 느낄 때마다, 긴 분량의 장편 소설임에도 술술 읽힐 때마다, 이 작품을 영화 한 편으로 제작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오컬트 호러 소설에 관심이 생길 만큼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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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러브, 좀비 (리커버)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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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난 그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의 취향에 맞게 옷을 입었고, 머리를 바꾸었다. 내 삶의 모든 게 정현에게 맞춰져 갔다. 그래도 당시에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마치 마취약이라도 맞은 것처럼, 나는 스스로의 변화에 무뎌졌다. 누구에게 뭐라고 하소연할 수도, 정현에게 따질 수도 없었다. 그가 한 건 강요도, 협박도 아닌 한마디 말일뿐. 전부 내 선택이었으니까.

그때의 나는 늘 목의 이물감에 시달렸다. 크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었고, 잊고 있다가 침을 삼킬 때면 한두 번씩 따끔 하는 정도였다. 너무 사소해서 남에게 말하기조차 민망하지만 확실히 나의 신경을 자극하는 것. 존재하지 않지만 나에겐 느껴지는 것. 그런 걸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

9% [초대]

주연은 자신에게 가족은 무엇이었는지 생각했다. 아빠를 사랑했나? 사랑했다. 하지만 사랑하기만 하지는 않았다. 엄마를 함부로 대하고 고집불통이고 자기 이야기만 맞다고 주장하는 그가 꼴보기 싫었던 적도 많았다. 사실 싫은 기억이 더 많았다. 엄마도 마찬가지였다. 엄마를 사랑하지만, 아빠와 함께 사는 엄마를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모든 가족들이 이럴까? 증오 없이 사랑만 하는 가족 따위는 텔레비전에나 나오는 거 아닌가? 그런 건 다 가식이다. 적당한 가식이 세상을 유지시킨다는 걸 안다.

52~53% [칵테일, 러브, 좀비]

사실 언제든지 이렇게 될 것을 알고 있었다. 언제든지 아버지는 어머니를 죽일 수 있었고 언제든지 나도 아버지를 죽일 수 있었다. 매번 차마 그러지 못했을 뿐이다. 그런데 아버지가 과도로, 어머니를 죽인 과도로 내 안의 '차마'를 끊어 버렸다.

그래서 나도 아버지의 목을 잘랐다. 사실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 그동안 그가 우리에게 베푼 폭력을 생각한다면, 이 정도는 아직 한참이나 공평하지 않았다. 하지만 삶이란 것이 원래 불공평한 것 아닌가.

66%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조예은, <칵테일, 러브, 좀비> 中

+) 이 소설집은 호러 소설, 판타지 소설, 스릴러 소설 등의 다양한 주제에 올라있는 책이다. 그만큼 이 소설집을 읽으면 살짝 충격을 받는다. 괴기스러운 장면이 등장하고 잔인하게 느껴지는 장면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만히 그 장면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왜 그렇게까지 행동하는지 인물들이 처한 상황을 생각하게 된다. 왜 저럴까. 나라면 어떨까.

목구멍에 가시가 걸린 듯 불편한 느낌으로 사는 여자에게 서슴없이 자기 취향을 강요하며 여자를 변모시키는 남자, 목의 이물감처럼 좀 불편했으나 사소했기에 그의 의견을 수용하다가 어느 순간 자기 본모습을 잃은 여자.

갑자기 숲에 나타난 귀신을 보고 놀라며 궁금해하다가 그리워하는 물귀신, 자기도 귀신이 분명한데 숲귀신의 존재가 무서우면서 반가운 신기한 존재.

뱀술을 잘못 먹고 좀비가 된 아빠, 웬수라고 구시렁거리면서도 좀비 남편을 어쩌지 못하는 엄마, 그런 엄마와 좀비 아빠를 가족이라는 테두리로 감싸안으려는 여자.

엄마를 때리다가 가끔 자기도 때리는 아빠를 죽이고 싶었던 남자, 아빠가 엄마를 죽이기 전으로 돌아가 어떻게든 상황을 바꾸고 싶었던 아들, 그러나 아무리 애써도 계속 같은 결과가 지속되는 무력한 상황 속 남자.

이런 캐릭터들이 이 소설집에는 등장한다. 데이트 폭력, 환경오염, 동물 학대, 국가의 방관, 가정 폭력 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인물들은 매번 선택을 해야 한다.

우리라면 어떨까. 이 작가의 작품은 처음 접하는데 처음에는 낯선 느낌에 멍했다가, 다시 골똘히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타임리프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는 소설 구성이 공모전 취지에 맞게 추리물로서 적합했고 영화 같은 서사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네 편의 스토리가 뚜렷하기 때문에 독자들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처음에는 좀 불편했는데, 다 읽고 다시 훑어보니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들을 있는 듯 없는 듯 써 내려간 문장들이 흥미로웠던 것 같다.

호러물이나 괴기스러운 상황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는 재미있는 작품집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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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영어 회화 급상승 - 여행, 비즈니스 등 활용 가능한 100개의 질문과 답변으로 구성+QR코드 및 mp3 파일 제공
배현 지음 / 탑메이드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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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How can I get there?

하우 캔 아이 겟 데얼?

"거기까지 어떻게 가면 됩니까?"라는 뜻입니다. 상대방에게 길을 물어볼 때 자주 사용하는 표현으로 특정 장소로 이동하려고 할 때 사용합니다. 관련 표현을 잘 익혀서 적절한 상황에 사용해보시기 바랍니다.

Let me take you there.

렛 미 테익 유 데얼.

제가 데리고 가 드리겠습니다.

You can get there by cab.

유 캔 겟 데얼 바이 캡.

택시를 타면 그곳에 갈 수 있습니다.

You have to take a subway.

유 해브 투 테익 어 썹웨이.

지하철로 가셔야 돼요.

TIP → 영어에서 by는 아주 많은 뜻을 갖고 있습니다. 수동태에서 "~에 의해서"라는 의미로도 쓰이고 시간상 "~까지"로도 쓰일 수 있으며, 위에서 알 수 있듯이 "~를 타고"라는 뜻도 있습니다.

  • 관련표현

- 길을 알려주세요.

Please tell me the directions.

플리즈 텔 미 더 디렉션스.

- 우회전을 해야 합니까?

Do I have to turn right?

두 아이 해브 투 턴 롸잇?

- 쭉 가세요.

Go straight.

고우 스츄레잇.

- 코너에서 좌회전하세요.

Turn left at the corner.

턴 레프트 엣 더 코널.

  • 단어

direction 방향, 길 / turn right 우회전하다 / turn left 좌회전하다 / go stright 직진하다 / corner 코너

  • 우리나라의 좌회전 우회전이라는 말은 영어로 turn left / right이라고 말합니다. 차를 타고 가다가 안내를 해주거나 길을 알려줄 때 자주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유용한 표현이니 꼭 외워두세요.

pp.240~241

배현, <일상생활 영어 회화 급상승> 中

+) 이 책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대화를 10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총 100개의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으로 구성한 영어회화 책이다.

우선 '소개, 시간/번호, 쇼핑/금액, 단위, 만남, 일상, 음식, 부탁/요정, 직장, 학습'의 소주제와 관련된 일상생활 영어회화를 대표적인 질문과 예상 답변으로 담아낸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표현들을 추가적으로 제시하고 주요 단어를 정리하며, 해당 영어 회화문에서 유의해야 할 점들을 TIP 등으로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핵심 문장을 살린 대화문을 실어 현실적으로 영어회화에 활용할 수 있도록 단어와 핵심 설명과 함께 수록했다.

이 책을 읽을 때 꼭 처음부터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독자 본인이 필요한 소주제를 찾아 영어 사용 목적에 따라 먼저 읽어보며 공부해도 된다.

영어 회화문을 처음 공부하는 초보자를 위해 영어 발음을 한국어로 같이 기록하고 있어 어려움이 없다. 또 QR코드를 활용하거나, 반석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MP3 파일을 무료로 다운로드해 원어민이 녹음한 음원을 들을 수 있어서 말하기 듣기 공부 모두 가능하다.

특히 영어 회화 핵심 문장을 원어민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문화에서, 어떤 맥락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가르쳐 주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된다.

영어 회화 공부는 막연히 듣고 말하기보다 특정한 상황과 맥락을 정해 공부한다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영어 회화 초보자들을 위해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꼭 필요한 영어 문장을 우선적으로 가르쳐 준다고 느낀다.

단어 설명도 있고, 음원을 들을 수 있어서 공부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유익한 책이었다.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초 영어회화를 쉽게 배우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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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오븐을 켤게요 - 빵과 베이킹, 그리고 을지로 이야기
문현준 지음 / 이소노미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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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



티라미수는 이탈리아어로 '나를 끌어올리다'라는 의미가 있다. 한마디로 기운 나게 해준다는 뜻이다. 비록 만드는 과정은 번거롭지만 잘 만든 티라미수는 말 그대로 사람의 에너지와 기분을 끌어올리는 달콤한 맛이다.

p.43

도대체 어떻게 해야 시간이 지나도 바삭한 모카번을 만들 수 있을까? 이것이 그때 내가 가진 가장 큰 고민이었다.

결국 무엇을 하더라도 이전보다 명확하게 나아진 결과를 얻지는 못해서, 인터넷 영상에서 나오는 바삭하게 부서지는 쿠키와 그 아래 보드라운 빵결의 모카번은 도대체 어떻게 만드는 것인지 계속 궁금할 뿐이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모카번 베이킹은 그 후 다소 싱겁게 끝을 맞이했다. 동네의 유명한 빵집에서 일부러 모카번을 사서 먹어본 날이었을 거다.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유명한 빵집이니 참고삼아 보려고 했는데, 그 모카번 역시 시간이 지나자 눅눅해졌던 것이다.

'아, 모카번은 원래 눅눅해지는 거구나.' 나는 그제서야 그만둘 수 있었다.

pp.79~80

오히려 요리나 베이킹 등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사람들과 일정을 진행할 때 나는 좀 더 재미있다고 느끼는 편인데, 누군가가 해 본 적 없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게 꽤 큰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다. 쿠키나 빵을 만든 후 직접 만든 것을 신기해하며 사진을 찍는 것을 볼 때, 그 성취감이 내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다.

p.96

모두에게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하면 그땐 공식적으로 미안한 일이 되어버리는데, 시실 대대적으로 사과할 만큼 잘못한 일은 아니지 않냐고 내게 반문하기도 했다.

"잘 안된 일정은 그냥 다음부터 잘하겠다고 하고, 다음부턴 그러지 않도록 조심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

담담한 그녀의 설명. 그리고 미안하다고 말하면 그때부터 진짜 미안한 일이 되니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까지. 그때 그 이야기가 진정으로 나를 위하는 말인 것 같아 아직도 마음에 새겨두고 있다.

p.106

아직도 종종 생각한다. 그때 돈과 시간이 들더라도 아예 바닥 미장을 처음부터 다시 했어야 했다고. 평평하고 견고하게 맞춘 후 수평 작업과 코팅을 진행했다면 좀 더 낫지 않았겠느냐고.

이미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종종 바닥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공사했던 사람은 나중에 이런 문제가 터질 줄 미리 알고 있지 않았을까? 물론 내가 요청한 시간 안에 공사를 마무리하려면 어쩔 수 없었겠지만.'

pp.156~157

삶은 내가 바꿀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하고 그것을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가 불행의 시작이 된다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나는 기대하지 않는 법을 먼저 배웠다. 그것이 회사에서건, 삶에서건 간에.

p.214

문현준, <이제 오븐을 켤게요> 中

+) 이 책의 저자는 빵을 굽고 쿠키를 만드는 취미가 있는 사람이었다. 베이킹에 진심인 그는 빵을 만들다가 궁금한 게 생기면 여러 번 반복해 만들어보거나 베이킹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며 해결책을 찾곤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과 함께하는 베이킹 체험 활동을 계획했고, 처음에는 공유 공간을 이용해 베이킹 작업을 진행했다.

그런데 계속 달라지는 공유 주방에서 베이킹 활동을 하다 보니 저자 자신도 낯설어서 이런저런 당황스러운 일들이 발생했다. 그러자 저자는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마침 퇴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때라 저자는 용기를 내 을지로에 베이킹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덕분에 을지로 곳곳의 인상적인 먹거리 공간들을 소개하는 부분도 책에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베이킹 활동을 진행할 때 생기는 일들, 베이킹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과정, 그리고 다양한 빵과 쿠키를 만드는 경험 등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책의 후반부에는 저자가 독일 유학을 갔을 때의 경험담과 회사 생활을 하며 느낀 점들을 담아냈다.

빵을 만드는 취미가 있으면 어떨까 막연하게 생각해왔는데, 저자도 이런 생각을 하다가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베이킹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빵을 만드는 공방을 만들고 그곳에서의 행복한 시간을 타인에게도 전해주고 싶은 저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베이킹에 대한 구체적인 레시피를 담지 않았지만 베이킹이나 요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한 번쯤 시도해 봐도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글이었다.

글을 읽는 내내 책에서 기분 좋은 빵 냄새가 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베이킹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나, 베이킹 활동에 참여하고 싶은데 걱정되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반갑고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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