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딕슨카의 몇몇 작품들처럼 초반에 너무 일을 크게 벌려 놓으면 종장에 엔간한 마무리로는 용두사미를 면하기 어렵다. 이 작품은 극도의 긴장과 호기심을 유발하는 힘 있는 발단은 아니었지만, 무리 없는 매끄러운 진행으로 서서히 흥미를 고조시켜 나가다가 마지막에 깔끔한 결말을 보여주는 구성이 아주 좋았다. 여류작가 특유의 섬세한 심리묘사를 보인 것은 크리스티와 유사한 점이나, 단편적 단서들을 하나하나 제시하다가 마지막 크라이막스에 한번에 추론을 완성시키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추론을 조금씩 보완해가는 모습은 분명 크리스티는 물론이고 딕슨카나 퀸과도 다른 점이다. 이러한 점은 반다인과 유사한 점이기도 하지만 세이어즈의 경우는 좀더 부드럽고 자연스럽다는 느낌이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트릭은 크리스티의 헬렌의 얼굴을 읽은 탓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는데, 크리스티의 경우나 이 작품이나 트릭 자체의 우수함보다는 작가의 구성력에 의해 빛을 발한다고 생각된다. 작중의 수로공사에 대한 이야기들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가 의아해했었는데, 이것이 메인 트릭을 밝혀내는 중요한 암시가 되는 장면에서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은 작품의 큰 줄거리와는 그다지 관련이 없으나 작품의 완성도를 향상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그동안 추리소설에서 문학성이라든가 고상함이 무엇을 의미하는 알지 못했는데, 이 작품을 통해서 조금은 알 것도 같다. 미스터리 애호가나 초심자 모두에게 권할 만한 고급추리소설이다.
정말 놀랍고 슬픈 일이다. 이 책이 추리소설 부문 181위라니...알라딘 판매순위시스템에 뭔가 오류가 있는게 아닐까....ㅡ.ㅡ? 모사의 해설조차 없는 책들이 대부분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는데, 번역의 매끄러움이나 역자의 전문성 해설의 충실함 제본상태 가격 등 모든 면에서 모사의 홈즈전집보다 우월하다는 것이 매니아들의 중론인데 판매량에서 이렇게나 심하게 고전하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역시 시기적으로 늦게 나온 것과 홍보가 부족했다는 것이 패인일까? 홈즈를 새로 구입하려는 사람이라면 모사의 책보다는 이 책을 권한다. 국내 제일의 홈즈연구가 정태원이라는 이름 석자 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황가의 책을 볼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도대체! 어째서!! 왜!! 해설이 없는 것이오???이게 싸구려 문고본이오? 껍데기만 잘 만들면 다요? 소외되었던 장르문학의 명작들을 많이 번역해준건 고마운 일이나, 이왕 내는거 제발 좀 신경좀 써 주시오.1분중 0분께서 이 리뷰를 추천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