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의 다이아나
유즈키 아사코 지음, 김난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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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스 룩스, 피르피르르. 어느 누구도 이 다이아나를 옭아맬 수 없어. 내게 명령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오직 나 하나뿐……. 나만이 내가 나아갈 길을 가리킬 수 있어…….”

바람이 부는 것도 아닌데 수면이 살랑살랑 흔들리며 레이스 같은 잔물결이 호수 전체로 퍼져 나갔습니다. 그리고 변화가 천천히 숲과 다이아나를 감쌌습니다. 호수가 달을 고스란히 삼킨 것처럼 빛나면서 숲 전체를 환하게 비추기 시작한 것이죠. 가슴 속에 딱딱한 돌처럼 응어리져 있던 것이 천천히 사라져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닫혀 있던 목이 열리고 숲의 신선하고 시원한 공기가 폐로 흘러들어가는 것도 느낄 수 있었죠. 손발에 피가 힘차게 돌기 시작했습니다. 크게 소리 내어 노래라도 부르고 싶은 기분입니다. 그래요. 맞아요. 옛날에 다이아나는 이렇게 언제든 춤출 수 있는 신나고 즐거운 기분으로 살았었죠. 슬프고 괴로운 것은 줄곧 고급한 감정이라고 믿고 있었어요. 다이아나는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저주를 풀었어! 나 혼자 힘으로!” - P.289 -

 

책의 저자인 유즈키 아사코는 나에겐 아주 생소한 이름의 작가였다. 사실 일본문학을 많이 읽는 편이긴 하지만(한국문학에 비하면 월등히 많이) 매번 읽는 사람들의 작품들만 읽는 편이니 내가 읽는 몇몇의 작가를 제외하면 그다지 많이 알고 있는 편은 아니다. 거기다 요즘은 인문 쪽으로 많이 읽기 시작하면서 소설은 읽을 시간이 없어 읽지 못하고 있고 이 작가의 책이 우리나라엔 <서점의 다이아나>뿐이니 일본원서를 찾아보지 않는 이상 유즈키 아사코는 만날 수 없는 작가였다. 그래도 그녀의 다른 작품은 만난 적이 있었던 게 일드 <런치의 앗코짱>의 원작 작가란다. 이 두 작품으로만 이 작가를 알게 됐지만 뭔가 느낌이 오긴 한다. 런치의 앗코짱도 소심하지만 성실한 사와다가 자신의 상사인 아츠코를 만나면서 삶에 긍정정인 영향을 받게 되고 변화하는 이야기인데(그 계기가 점심 도시락이다.) 서점의 다이아나도 책을 계기로 만난 다이아나와 아야코가 서로에게 영향을 받고 서로 변화하는 이야기이다.

 

다이아나는 학기 초마다 있는 자기소개 시간을 너무 싫었다. 일단 자신의 이름이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한 일본 아이의 이름이 아니라 다이아나인 것도 싫고 이것을 한자로 하면 큰 구멍이란 뜻을 가진게 더 싫었다. 다른 엄마와는 다르게 술집에서 일하느라 굉장히 화려한 외향을 가진 엄마도 창피했고 그런 엄마가 하라고 해서 이제는 거칠어져버린 금발의 머리도 너무 싫었다. 화려하고 날카로운 눈매를 가져 세보이지만 사실은 소심하며 혼자 책 읽기를 좋아하는 다이아나였다. 아야코는 도자기 인형처럼 예쁘고 수수하고 단정한 아이였다. 출판사에서 일하는 아빠와 사람들에게 요리를 가르치는 엄마가 있었고 이 둘은 다이아나가 부러워하는 교양 넘치는 부모님이었다. 하지만 아야코는 마음대로 뭔가를 해본 적이 없었다. 늘 엄마가 만들어준 음식을 먹어야했고 가야할 중학교는 정해져 있으며 화려하고 반짝거리는 유행하는 뭔가를 가져본 적도 없었다. 이렇게 서로 다른 환경에 있는 두 소녀는 새학기 자기소개 후 다이아나의 이름을 비웃는 아이들 앞에 아야코가 앞에서 다이아나는 빨간머리 앤의 친구이름이고 자신은 그 이름이 부럽다고 이야기 하면서 친해지게 된다. 서로의 집을 오가며 둘은 베스트프랜드가 되지만 점점 나이가 들면서 서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 달라지고 아야코가 다이아나가 자신에게 뭔가 말하지 않는 것이 생겼다는 섭섭함을 느끼면서 사이가 멀어진다.

 

서로 멀어진 채 다이아나는 불량한 학생들이 많은 고등학교를 다니며 자신의 친부를 찾기 위해 노력을 하고 나중엔 원하는 대로 서점에 취업을 한다. 광고판을 잘 만드는 사람으로 유명해지기도 하고 서점 블로그에서 서평도 쓰며 여전히 책을 열심히 읽는다. 엄마와는 예전보다 점 더 싸우게 됐고 결국은 독립했으며 엄마와는 멀어진 외할머니를 찾아가 엄마 외의 다른 가족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친부를 만나지 못했다. 아야코는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명문대에 입학을 했다. 하지만 늘 보호받는 존재였던 아야코는 난생 처음 혼자 세상에 나가게 됐고 거절도 잘 못해 술 먹는 클럽에 갔다가 선배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당하고도 아야코는 이 선배와 사귀게 된다. 사귀었으니 강간은 아니라는 위안을 하며 말이다. 이 클럽엔 여전히 나가고 있고 옷은 선배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입는다. 당연히 외박이나 늦게 귀가 하는 일이 잦아졌고 부모님과 트러블이 생겼다.

 

그래서 이 둘은 어떻게 될까? 그 해답은 맨 위에 써 놓은 책속의 책처럼 다이아나와 아야코는 저주를 풀어버린다. 다이아나는 친부를 찾았고 그의 모습을 보고 실망을 했지만 그래도 당당히 고개를 들고 당신이 말한 행운이 가득한 아이 다이아나라고 말한다. 아야코 또한 그 클럽에서 나와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그 클럽을 고발했고 부모님과도 가까워졌다. 이 둘이 서로 다시 만나게 된 건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우리 모두에겐 보이지 않는 각각의 저주가 있다. 마녀의 저주가 아닌 나를 내 모습 그대로 살지 못하게 하는 그런 저주 말이다. 이미 어른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조금씩 마음이 성장해가다보면 나도 언젠간 이 둘처럼 저주를 풀 수 있지 않을까? 중간에 절교를 해 멀어지는 일이 있었지만 그를 통해 둘은 성장을 했고 여전히 영향력을 발하는 모습을 보며 다이아나와 아야코와 같은 친구사이가 참 부러워졌다. 두 소녀의 성장기, 뭔가 가슴을 따뜻하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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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글쓰기 - 공지영, 정유정, 정이현 외 11명 대표작가 창작코멘터리
이명랑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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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초기 습작의 공통점 중 하나가 다들 뭔가 특별한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는 거예요. 특별한 인물에 특별한 사건. 이렇다보니까 그 소설의 내용이 아까 이야기한 것처럼 <세상에 이런 일이>에 등장할만한 이른바 엽기 발랄한 이야기들을 새로운 소설인 걸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P.58

 

 

한동안 글이 너무나 쓰고 싶었다. 그냥 책 읽고 쓰는 글도 제대로 못 쓰는 주제에 소설이 너무나 쓰고 싶었던 것이다. 내가 고등학생이 되었을 무렵부터 아마추어들이 자신의 소설을 연재할 수 있는 사이트들이 많이 생겨났고 그러다 출판하는 경우가 많아서 더 그랬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난 얼마 되지 않아 포기했다. 소설을 쓰기엔 내 창의력을 찾아보려야 찾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내 삶을 바탕으로 소설을 쓰기엔 세상에 나처럼 재미없이 사는 삶이 있을까 싶었다. 너무 재미가 없어 주인공인 내가 아니면 읽고 싶어 할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작가의 글쓰기>의 저자인 이명랑은 작가이다. 부끄럽게도 나는 한국소설을 즐겨 읽지 않아 저자의 책들은 잘 모르지만 소설을 쓰고자 하는 열망에 사로잡힌 작가지망생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했다. 많은 작가지망생들을 만나 설문지를 만들고 저자가 만날 작가들과의 인터뷰에 사용할 질문지를 만들었다. 정말 이 책은 작가지망생들의 질문이고 그들이 궁금해 하고 알고 싶어 하는 이론이 아닌 소설 창작의 디테일에 대한 질문들이 담겨있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작가지망생들이 소설을 쓰면서 보다 효율적으로 소설쓰기에 진입할 수 있도록 공간-인물-사건의 순서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다. 소설의 공간에 대해서는 이명랑의 <삼오식당>, 이동하의 <장난감 도시>, 정유정의 <28>, 명지현의 <교군의 맛>, 이평재의 <눈물의 왕>이 있고 소설의 인물에는 구효서의 <랩소디 인 베를린>, 방현석의 <그들이 내 이름을 부를 때>, 심윤경의 <사랑이 달리다>에 대한 인터뷰가 실려 있다. 마지막으로 소설의 사건에는 공지영의 <도가니>, 김다은의 <금지된 정원>, 정이현의 <너는 모른다>가 있다.

 

나에게 가장 인상 깊은 이야기는 정유정 작가의 인터뷰였다. 소설을 구상할 때 공간을 구성하는데 만약 배경이 의정부시라면 의정부시의 지도를 꺼내 붙여놓는단다. 그리고 어디에 어떤 건물이 있는지 파악을 하고 그 공간에 인물들을 배치한다. 배치하고 나면 각 인물들에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직업을 부여한다. 각 인물들을 생각할 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욕망을 가장 크게 생각하며 대립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는 적은 주인공처럼 매력적이어야 하고 강해야 한단다.

 

그 외에 다른 인터뷰 모두 현장조사를 어떻게 했는지, 어떻게 그 인물을 만들어내게 했는지 등이 나와 있고 각 책마다 이건 어떻게 썼고 이런 행동은 어떤 것이고 하는 식으로 작가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들어 있어 더 주의 깊게 읽게 된다. 여기에 소개된 책을 읽고 읽는다면 더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아까 이야기했다시피 이 책은 작가지망생을 위한 책이다. 거창하게 작가지망생이 아니어도 뭔가 이야기를 창작하고 싶은 사람들이 읽어본다면 큰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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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귀 1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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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은 죽음으로 포위되었다. P.13

 

예전에 굉장히 무섭게 보던 애니메이션이 있었다. <고스트 헌트>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이었는데 그게 어찌나 무섭던지 밤엔 절대 보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각종 심령현상을 조사하는 내용이었는데 관람등급도 19세 이상이었다. 나중에 이게 오노 후유미라는 일본 작가의 책이 원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애니메이션이 완결이 아닌 것 같아 찾아서 읽고 싶었지만 아무리 찾아도 이 책은 구해서 읽을 수 없었다. 그 외에 <마성의 아이>로 시작하는 십이국기 시리즈는 700만 부 이상 판매를 하면서 인기작가로 확고한 입지를 다졌고 시귀는 원고지 3500매의 방대한 분량임에도 발간 즉시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고 일본 호러 소설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단다.

 

그런 호러 소설의 대가의 책 시귀는 다시 살아난 시체를 말한다. 좀비처럼 이성을 잃고 움직이는 그런 존재와는 조금은 다른 듯하다. 한 권마다 500페이지가 넘으며 총 5권으로 되어 있어 이것을 언제 읽나 싶지만 읽다보면 푹 빠져들고 만다. 그 중에서도 1권은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소토바의 특징을 묘사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이 마을은 전나무 숲으로 둘러 쌓여 있다. 이 전나무 숲은 망자의 나라로 전나무들은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이기도 하다. 이 동네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화장을 하거나 무덤을 따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나무 숲에 묻었다. 그리고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그 자리에 전나무를 심었고 또 묻을 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전나무를 베어 내서 만드는 것이었다. 또 시골 동네이니 외부에 대해선 배타적이다. 외부인들을 보면 저 사람이 내 아이를 헤치고 말거라는 믿음을 가진 여자가 있는가 하면 동네사람들은 모여서 얼마 전 새로 지어진(외부인이 지은) 저택을 바라보며 쑥덕인다. 여기에서 외부에 대해 우호적인 사람들은 젊은 몇몇의 사람들뿐이다. 지루한 시골이 아닌 도시에 나가 살길 원하는 젊은이들 말이다.

 

소토바 무라는 6개의 촌락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에서도 제일 떨어진 산 속에 야마이리에 살고 있던 노인들이 모두 죽은 채로 발견이 되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사실 그것보다 야마이리에 사는 노인의 친척 중 한 젊은이가 죽으면서 그 사실을 알리기 위해 갔다가 발견을 한 것이지만 그것을 시작으로 마을엔 죽음이 감돌기 시작한다. 여름감기를 앓는 것처럼 나른하고 기운도 없고 또 빈혈처럼 창백해져 있다가 3~4일쯤 지나면 죽고 마는 것이다. 2권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이것을 의사인 토시오와 절의 작은주지인 세이신이 조사를 하기 시작하지만 아직 1권에서는 야마이리의 노인들, 그 노인들의 친척인 젊은이 슈지, 슈지의 어머니만 죽고 의문점을 가지게 되고 미스테리한 저택에 대해 사람들은 끊임없이 이야기하며 1권은 끝이 난다. 그래도 1권의 주요 내용은 이 마을이 얼마나 고립되어 있고 폐쇄적인지에 대한 것이다. 이렇게 1권은 앞으로 진행 될 내용에 대해 궁금증들만 유발시킨다. 아직 2권까지만 읽었지만 1권의 첫 프롤로그에서 118일 소토바 산에서 불이 난 것으로 시작을 하고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죽기 시작한 것이 8월이니 1~5권이 그 기간에 벌어진 일들이며 마지막엔 죽음의 안식처인 전나무 숲이 불이 나며 한 남자가 관을 차에 싣고 그 마을을 떠났는데 그러면 시귀가 함께 마을을 떠나는 것인지 옮겨가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아직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하지 않았고 시귀는 등장하지 않았다. 앞으로 어떤 공포를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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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의 아이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박하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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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죽으면 부패하고 냄새도 나. 아름답던, 사랑스럽던 얼굴도 어디론가 가버려. 살인이 큰 죄인건, 그 누구에게도 다른 사람을 그런 모습으로 바꿔놓을 권리가 없기 때문이야. 그리고 보통 상상력을 가진 인간이라면 사람이 죽으면 어떤 모습이 되는지 마음으로 이해해. 그러니까 엔간한 일 아니면 남을 죽이지 못해.

그런데 요새 그런 상상력이 없는 인간이 늘고 있어. 무시무시하게 늘어났어. 그것도 확실히 소년들 중에 많이. 그렇지만 그들도 눈이 있고, 코가 있고, 감수성이 있거든. 실제로 사람을 죽이면, 그제야 그게 어떤 일인지 몸으로 이해해. P.279

 

미야베 미유키, 일명 미미여사님의 작품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출간된 건 2015년이지만 원래 <도쿄<워터프런트) 살인 만경>이란 제목으로 19904월 출간된 장편소설이란다. 미미여사님의 데뷔가 1987<우리 이웃의 범죄> 였으니 여사님의 초기작인 셈이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여사님의 대표작으로 알고 있는 화차나 모방범과는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그 두 소설이 인간군상이 등장하는 르포식 추리소설인데다 사회파 추리소설의 대표라 불리는 그녀이니 등장인물들이 약간은 무겁게 느껴지는데 이 소설에선 그 정도의 무거움이 덜하다. 그런 면에서 화차 같은 소설을 좋아했던 사람들은 이 소설을 보고 조금은 실망스럽게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초기작이며 우리가 알고 있는 미미여사님의 작품에 점점 다가가고 있는 점이라는 걸 생각한다면 어떤 인간군상을 보여주는 그녀의 특유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

 

책의 주인공인 형사의 아이, 준은 부모님이 이혼을 하고 아버지와 함께 도쿄 시타마치로 이사를 왔다. 여기에 마음씨 좋은 가정부 하나 할머니가 가사 일을 봐주시고 금새 신고라는 소년과 친해졌다. 어느 날 그 둘에게 준은 동네에 떠도는 한 소문을 듣게 되는데 강변에 있는 한 단독주택에서 젊은 여자가 들어가서 다신 나오지 않게 되었다며 그 여자는 암매장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신고를 통해 그 주택의 주인이 굉장히 유명한 화가인 시노다 도고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준은 그 주택을 조심히 조사하기 시작한다. 한편, 마을 하천에 토막 난 시체가 떠내려 오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준의 아버지 미치오가 수사를 하게 되고 이것이 준이 조사하고 있던 시노다 도고의 사건과 맞물리게 되며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소설은 상상력이 없는, 남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청소년 범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상상력 없는 아이가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한 사람에 대해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고 범인이라고 지목을 하고, 상상력 없는 아이들이 여자를 갖고 놀고 죽이고 그 여자의 친구들까지 죽이며, 또 상상력 없는 아이가 자신을 좋아한다며 따라다니는 여자를 불량배를 만났단 이유로 혼자 두고 도망을 친다. 이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의 고통을 상상하지 못한 채 저지르는 일들이 얼마나 참혹한지 또 어리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지 않는 소년법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마지막까지 자신들의 죄를 뉘우치지 않고 무엇이 잘못 됐는지도 모르며 여전히 소년법의 보호를 받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허탈해지기도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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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언니 부자특강 - 평범한 월급쟁이 부자되는 공식
유수진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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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으로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힐링은 자기기만에 불과하다. 숱한 자기계발서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청춘을 보냈던 시대와 지금의 청춘들이 사는 시대가 전혀 다른데 자신들처럼만 하면 성공한다고 말한다. 왜 열정 없이 사느냐고, 왜 헌신적으로 일하지 않느냐고, 왜 꿈을 찾아 떠나지 않느냐고 질책한다. - 본문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꼽자면 그 중 하나가 <더 지니어스>이다. 수많은 혐 시리즈들을 낳았던 시즌 2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는 좋아하질 않고 거의 보지도 않았지만 말이다. 시즌 3에선 일반인들이 많이 등장해 더 흥미진진했었는데 그때 유수진씨를 알게 되었다. 연봉 6억의 자산관리사고 늘 시크하게 한쪽 입꼬리를 올린 채 웃던 약간 시니컬해보이던 그녀였다. 아쉽게 별 다른 활약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탈락했지만 말이다. 그러다 그녀를 다시 보게 된 게 <강용석의 고소한 19>에서 돈과 관련된 조언을 하러 나왔을 때였다. 안 그래도 그녀의 책이 나왔다는 얘길 듣고 볼까말까 고민을 했는데 그 프로로 인해 그녀의 책을 읽게 되었다. 사실 그 전에 다른 여자 분이 쓴 여자를 위한 경제서적을 읽고 많은 실망을 했었다. 그분이 아나운서여서 그랬나 싶지만 옷은 거의 사지 않고(협찬으로 해결하고) 살이 찌면 옷을 사야하니 늘 관리하라고 하고 어학연수를 가서 자신을 일을 열심히 해서 어학연수에 들어갔던 돈을 다시 벌어왔다는 식의 이야기가 있었는데 솔직히 그 얘기들은 맘에 와 닿지도 않았다. 살찌면 옷 값이 들어가니 살찌지 말라니.. 맞는 말이긴 한데 좀 우습지 않은가? 이런 실망감을 가지고 유수진씨의 책을 읽는 건 나로썬 책값을 날릴 각오를 하고 읽는 나름의 순교자의 자세를 가지게 만드는 것이었다.

 

 

지금은 연봉 6억을 받고 자산관리사, 재테크 컨설팅 컴퍼니 루비스톤의 대표인 그녀이지만 그녀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꿈이 교수였고 공부만 하던 그녀가 아버지의 연대보증으로 한 순간 집안이 폭삭 내려앉으면서 일을 하게 되었다. 식약처 인턴 연구원 월급 80만원으로는 몇 억이나 하는 빚들의 이자도 갚기 힘들었고 그게 삼성생명 전략채널본부 VIP 자산관리조직 Wealth Life Tech에 입사한 계기가 되었다. 입사 후 하루 5시간 이상 자본 적도 없고 1년에 10일은 과로로 입원할 만큼 열심히 일을 했단다. 결국 3년 만에 집안의 빚을 다 갚고 자신만의 회사를 차릴 정도로 열심히 했던 그녀이니 뭔가 좀 믿음이 가지 않는가?

 

책은 모두 4개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파트1은 여러 사례들을 이야기하며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끔 한다. 누군가를 예를 들어 그 사람은 이랬다고 한다는 식이라 많은 자기계발서에서 볼 수 있는 양식이기도 하다. 본격적으로 부자가 되는 법은 파트2에서부터 나온다. 고소한 19에서도 얘길 했지만 돈 굴리는 맛을 알 정도의 종잣돈은 1억이란다. 그래도 뭔가 해보고 싶다면 최소한 3천만원이 필요하다고 그녀는 말했다. 파트2는 이런 종잣돈을 만들기 위해 먼저 자신의 상황을 파악하고 통장을 분리하고 지출 습관을 바로잡으며 저축 습관을 들이는 법이 나온다. 여기서 나의 자산 현황표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예시도 나오니깐 한번 만들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금융 문맹에서 탈출하는 것인데 친절하게 꼭 봐야하는 타큐와 책들을 추천하니깐 그 추천 목록을 보는 것이 좋다. 파트3은 투자에 대한 이야기다. 이건 앞의 파트와는 다르게 좀 더 많은 공부와 집중해서 읽는 것이 필요하다. 엄마들 시대엔 적금을 들어놔도 그냥 목돈이 되었지만 지금은 그래선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채권은 뭐고 펀드는 어떤 건지 현대 시대에서 부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쉽게 나온다. 파트4는 그녀의 회서 루비스톤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로드맵을 그리는 것에 대해 나온다. 파트1에서 3까지의 모든 것을 합쳐 놓은 것으로 여러 예시를 통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나온다.

 

저자는 남자보다는 여자가 부자가 되기 더 쉽다고 얘길 한다. 그동안 많은 경제 관련 서적을 읽었지만 뭔가 시도해보겠다고 느낀 건 이 책이 처음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도 뭔가 하나를 시작하긴 했다. 52주 프로젝트인데 한주에 천원씩(첫 주는 천원, 둘째 주는 이천원) 올려가며 저축을 하는 것이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52주만 하면 백 만원이 넘는 돈이 저금이 된단다. 책을 읽고 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실천을 하는 것이다. 부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2~30대 여성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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